미국 시민권, 도시국가인 로마 시민권서 유래
美 국회의사당 ‘캐피털 힐’은 로마 신전의 이름
미국과 로마제국은 유사한 측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의미하는‘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는 용어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에서 따온 말이다. 미국 국적을 ‘미국 시민권’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도시국가였던 로마의 시민권 개념에서 유래한 것이다. 미국 의회의사당을 뜻하는 ‘캐피털 힐(Capitol Hill)’은 로마 집정관의 취임식이 열리는 신전 ‘캐피토리노(Capitolino)’에서 따온 것이다. 상원을 가리키는 ‘세너트(Senate)’는 로마의 원로원(Senatus)을 뜻한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페터 벤더는 저서 ‘제국의 부활’에서 로마와 미국이라는 두 제국은 수립과정부터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로마는 이집트, 마케도니아, 시리아 등 헬레니즘 강대국들이 경쟁으로 쇠약해지는 틈을 타 세력을 확보했고, 미국은 1,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 강대국들이 몰락한 사이에 헤게모니를 잡았다. 두 제국은 협상을 통한 평화가 아니라 전쟁을 통한 평화를 선택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컬런 머피 전 시사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 편집장은 “두 제국은 광대한 영토와 여러 인종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도 닮았다”면서 “두 제국은 모두 선과 악의 대결구도에서 자신을 ‘구세주’로 여기고, 국경 너머로 너무 뻗어나간 나머지 내부에서 여러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