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나와 살았지만 2년전 겨울에 오랜만에 한국에 나가보고 참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몇 년 사이에 몰라볼 정도로 바뀌어서 동네마다 빼곡히 아파트가 들어서고 잘 닦여진 길들과 주변 환경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건물의 화장실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예전에는 그리 깔끔하단 인상을 받지 못했던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들은 그냥 사람이 살아도 되겠다 싶었고 한강 시민공원에서 갔던 간이 화장실 에서는 따뜻한 물과 따뜻한 히터까지 나와 저를 감동 시키더군요..
그런 환경들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들 이었거든요..
그러고 나서 필리핀으로 왔을 때..
처음에는 번화한 지역에서 살다 보니 그다지 어려움을 느끼질 못했는데..
마카티에 있는 글로리에따와 SM사이의 그 전자상가 같이 생긴 그런 곳에서 아이폰 케이스를 사겠다고 돌아 다니다가 일행 중 하나가 갑자기 화장실을 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머지는 그럼 스토어에서 기다리겠다고 하고는 구경을 하는데 그 친구가 다시 뛰어 와서 하는 말이.. 자기가 SM을 갔다 오겠다는 겁니다.. 급하니 나중에 얘기한다고 하면서 막 뛰어 가는데 나머지는 멍 해져서 무슨 일인가 하고 기다렸죠..
거의 20분도 넘게 걸린 뒤에 돌아와서는 여기 화장실에 변기 커버가 없더라.. 그래서 SM 까지 갔는데 화장실이 너무 멀리 있어서 한참 걸렸다는 그런 얘기… 변기 커버가 없으면 안되나? 저는 단순히 그렇게 생각했는데 시트 커버라고 해야 하나요.. 변기 뚜껑과 변기 사이의 중간에 앉는 커버… 그게 없다는 거죠…
사실, 한국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쇼핑 센터나 음식점들은 대부분 이런 경우다 드물기 때문에 저희 뿐만 아니라 의외로 이런 사정을 모르는 분들도 많이 있더군요..
필리핀에는 아직도 오래된 건물이나 특히 관공서의 경우 오래된 곳들이 많아서 이런 식으로 유지 되는 곳들이 많이 있다 보니 관공서에 갈 때는 나가기 전에 집에서 꼭 화장실을 가라는 말을 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로선 이해가 안가는 것 중에 하나는 필리핀 사람들의 경우에 그런 화장실 문화가 몸에 배어 있어서인지 시트커버가 있는 화장실을 쓸 때도 그 커버를 올리고 사용하더군요.. 닿는 면이 작아 위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하는데 저 같으면 도저히 앉을 엄두가 안나겠다 싶은데 말이죠..
제가 있는 사무실에 여직원이 10여명이 되는데 여자 화장실이라고 해서 가봤더니만 똑같이 시트커버가 없어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갖은 눈치를 받아가며 꿋꿋하게 옆 같이 붙어 있지만 엄연히 따지면 옆 사무실 화장실인 쪽으로 갑니다.. 거긴 그나마 시트커버가 있어서 말이죠..
그런데 보면 10번 중에 8번 정도는 시트 커버가 올라가 있어요.. 이걸 왜 올리고 사용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필리핀의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는 곳이 정말 많아요..
그러니 항상 휴대용 화장지를 준비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하지만 큰 쇼핑몰들의 화장실에는 물론 다 있어요..
최근에 다녀본 곳 중에서는 마카티의 그린벨트5에 있는 화장실이 정말 잘 해놨더군요.. 1층에 바나나리퍼블릭 맞은 편으로 가면 나오는데요 입구에는 편해 보이는 소파도 놓여져 있고 안쪽도 깨끗하고 화장을 고칠 수 있는 곳도 자그마하게 마련 되어 있고…
하지만 이런 곳도 한국의 화장실에 비하면야 머 그저 그런..
그러나 이런 곳도 필리핀에서는 정말 아주 극히 드문 경우라는 걸 아셔야 할 겁니다.. ^^
첫댓글 복잡하지 않고 심풀해서 보기엔 괜찮은데 연습이 필요할 듯 하군요.
연습??? 그것이 잘 안되더군요. 사진처럼 변기가 깨끗하면 그래도 사용해 보겠는데 대부분 저기에 발을 딛고 올라가서 사용하기에 지저분하여 도저히 그냥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변기커버의 두께차이 별로 큰것 같지 않아도 앉아보시면 그 두께차이가 엄청나구나 하는것을 느끼시게 됩니다. 처음에는 저도 어찌할줄몰라 당황하였으나 이제는 가능한 밖에서 화장실 안가게끔 준비하고 나갑니다.ㅎㅎㅎㅎ 3년이 지난 지금도 쉽게 적응 못하고있는 못난이 입니다. 그러나 급하면 아무런 생각없이 잘 사용하게 되더군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