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는 좀처럼 누구러지지 않고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온 몸은 또 왜 가려운지, 머리속만도 아니다. 여기 긁적이고 나면 또 저기가 가렵다. 땀띤지 트러블인지 울긋불긋 가관이다. 그냥 지치고 예민한 것인가. 온 지구가 들 끓고 있다. 이런때,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우리집보다 더 기온이 높은 곳도 많을탠데, 그분들은 어찌 지내고 있을까. 어딘가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거기에 해당사항이 없는 독거노인들, 궁핍한 사람들은 어찌 참고 지낼까. 막대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먹을수 있다면 다행일까. 시원한 식혜 한컵 들킬수 있다면 그래도 만족스러울까. 모여앉자 수다라도 떨며 지낸다면 이 여름이 덜 곤혹스러울까. 늙어간다는것도 쉽지가 않다. 지난해에 비해 더 지친다. 더 견디기가 힘이 든다. 나만 그런것은 아니겠지. 유독 더 심하게 격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면력력이란게 있으니까. 부디 잘 감당하게 하여주십시요. 추하게 엉거붙지않게 잘 견디다가 유유히 떠나간다면 더이상 무슨 유익을 바라겠습니까. 오늘은 큰아이가 개학하는 날이다. 아들이 있으니까 내가 있어야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식혜한병 사들고 보려가볼까 싶다. 내 활력이 아이들에게 있으니까. 그래 내가 사는 동력이 거기 있으니까.
32도를 오르내린다. 32도로 오르는 순간이 참 애매하다. 가스불을 켜는것도 아니다. 뭐 다른 작동이 있는 것도 아닌데, 보일라 실내등에 순간적으로 32도가 나타나곤 해서 당황케한다. 만일 옥상집이라도 됬다면 어땠을까 앗찔하지 않을수 없다. 이 건물에도 4층이 옥상집인데, 괜찮은가. 마주쳤을때 묻지는 못했다. 뭐 에어콘이 있을수도 있고,,,50대 부부가 살고있으니 잘 견디겠지. 겨우 9세대가 살고 있는데고 다 알고 지내는 것은 아니다. 인사를 나누는 정도도 4세대, 젊은 사람들도 있고, 어린애도 있는듯 싶지만 인사를 건낸적은 없다.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젊은이, 차를 대는 젊은이들을 목격하지만 그냥 지나친다. 나는 물끄러미 보면서도 굳이 말을 걸지는 않았다. 내가 제일 연장자 일듯 싶다. 처음 이사를 들어왔을때도 내가 나이가 많았다. 교체도 있었다. 아니, 나만 빼고 다들 세로 온것 아닌가 싶다. 최근에도 누군가 이사를 들어온듯 하다. 가격이 저렴하니까 어떤점에서는 축복일수도 있겠지?
더 나빠지지 않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것이다. 사실 여기서 더 물러날 곳은 없다. 그럼에도 물러나야 하면 물러날수밖에 없는게 인생아닌가. 자다가 깨면 또 잠들기가 어려운게 더위 탓만일까. 뭐가 그리 두려운데? 누구나 다 죽는다.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까지 거기 계신다. 어쩌면 벌써부터 기다리고 계실것이다. 예전에, 아이들을 대리고 내려갈때, 어머니는 도착시간 한시간도 더 전부터, 광주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기가 바쁘게, 내가 내릴 버스정류장에 나오셨던 것을 미루어볼때, 어머니는 어쩌면 벌써부터 나를 기다리고 계실터였다. 두려움없이 가볍게 떠나면 된다. 무서울게 뭔가. 내가 생각하는 곳이 아닐수는 있겠지만 누구나 다 가는 곳이라는 점만은 변함이 없지않는가. 주님,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게 하여주시고, 곧 떠나게도 하여주십시요. 감사하며 떠나면 더 좋겠습니다. 어떤 미련도 다 버리고요. 염려가 무슨 소용입니까.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다 알아서 잘 살게도 하여주실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