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 강제추행 위헌 결정

헌법재판소 2021헌가9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3조 제1항위헌제청 2023. 2. 23. 위헌 결정  헌법재판소는 2023년 2월 23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주거침입강제추행죄 및 주거침입준강제추행죄에 대하여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제추행) 가운데 제298조의 예에 의하는 부분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위헌] 재판관 8인의 법정의견은 위 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반한다는 것이고, 재판관 이선애의 별개의견은 위 조항이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입법재량의 한계와 관련하여 입법과정상 중대한 오류가 있어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국선변호를 맡으면서 같은 법조에 규정된 주거침입강제추행치상죄에 대하여 무기징역 또는 징역 10년 이상에 처하도록 한 조항에 대하여  아무리 생각하더라도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형벌법규 체계에 편입될 수 없다는 들었다. 이에 2022. 7. 20.자로 위헌제청을 하였으나, 재판부는 즉시 결정을 하지 않고 보류를 하였다가 끝내 판결을 선고하면서 기각 결정을 하고 말았다. 그 즉시 국선변호인의 업무도 종결되었기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지도 못하고 끝난 것이다. 너무 아쉬운 재판부의 결정이었다. 아래 위헌법률심판제청서를 올린다.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서 사   건 : 2021고합796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강간등상해) 등 피고인 : 김 0 0 위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다음과 같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신청의 기초가 되는 재판 수원지방법원 2021고합796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 (강간등상해) 등  신 청 취 지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8조 제1항 중 “제3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부분의 위헌여부에 관한 심판을 제청한다. 신 청 이 유 1. 본안사건의 범죄사실중 문제가 되는 부분본안사건의 범죄사실중 문제가 되는 부분은 범죄사실 2항입니다. 2. 피고인은 2021. 9. 20. 20:58경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 있는 연무시장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는 피해자 정○○을 발견하고, 피해자가 살고 있는 수원시 장안구 창훈로 57-xx, xx아파트 1xx동까지 뒤따라 가 그곳 엘리베이터에 따라 탄 후 갑자기 피해자를 껴안은 다음 피해자의 가슴과 성기 부분을 손으로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하여 피해자를 강제추행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2. 본안사건의 적용법조중 문제가 되는 적용법조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8조 제1항, 제3조 제1항, 형법제319조 제1항, 제298조가 적용되었습니다.  3.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의 대상인 법률조항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8조 제1항 중 “제3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4. 재판의 전제성본안 사건 중 위 범죄사실에 적용된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질 것이므로, 위 법률규정의 위헌여부는 본안 소송의 전제가 됩니다. 5. 위헌 사유가. 문제의 소재위 법조항은 이른바 결합범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입니다. 위 특례법 이전의 전통적인 형사법인 형법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1)주거침입죄 : 형법 제319조(주거침입) ①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2)강제추행죄 :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3)강제추행치상죄 : 형법 제301조(강간 등 상해ㆍ치상)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위에서 보듯이 기존 형법에 강제추행죄에 대한 결과적 가중범으로 강제추행치상죄가 있고, 이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강력한 처벌조항이 있습니다. 사실 강제추행치상죄도 추행의 기수와 미수를 가리지 않고, 또 몇 곱절 비난가능성이 높고 위험한 범죄인 강간치상죄와 똑같은 형량을 규정하는 것조차 위헌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이지만,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서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상해 정도를 불문하고 결과적으로 상해를 입었다고만 인정되면 똑같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바, 실무상 정서상 법정형이 불합리함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그런데 위 특례법은 여기에 나아가 강제추행치상죄에 주거침입죄를 결합시켜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바, 과연 이러한 형량이 헌법과 형사법 체계에 부합하는지 판단을 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본건에 대해 생각해 보면, 피고인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침입하여(주거칩임) 피해자를 강제추행 하였고, 피해자가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요추염좌로 2주간의 상해를 입었다는 것입니다.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위 특례법은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법관의 재량에 의한 감경을 하더라도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밖에 없어서, 만일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용서를 받더라도 징역 5년을 선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과연 헌법상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 책임주의 원칙, 평등의 원칙에 합당한가 하는 점입니다.  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대해서는 합헌결정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주거침입을 하고 강제추행을 하는 것은 위험성이 더 높고 이를 결합하여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것은 입법자의 재량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치상의 요소가 더해지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으로 더 가중되는바, 도대체 어떠한 범죄행위가 징역 10년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지 파악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다. 원래 주거침입강제추행치상죄는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와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가 결합된 범죄에 결과적 가중범으로 치상이 붙은 것인바, 그 중심은 강제추행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강간에 비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가 훨씬 경미한 유형의 강제추행행위에 대해서도 주거침입의 기회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강간과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게 되어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나아가 강제추행의 과정에서 발생한 치상은 그 행위 유형이 매우 다양하고, 결과도 중상해에 이를 수도 있고 가벼운 타박상이나 본건과 같은 염좌 정도로 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치상이 있다는 이유로 10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국민은 자신의 행위에 합당한 형벌을 받아야 하는데, 조그마한 잘못으로 중형을 선고한다면 이는 책임주의 원칙,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법률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조그마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행위에는 책임주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함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라. 이 사건을 기존 형법에 따라 처벌하면, 주거침입죄와 강제추행치상죄가 성립할 것이고, 무기 또는 5년 이상 25년 이하의 유기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주거가 통제되지 않는 공용공간인 점은 통상적인 집 안에 무단 침입한 것과 가벌성이 약합니다. 강제추행은 통상적인 추행과 다름없습니다. 상해는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요추 염좌 및 긴장으로 정도가 매우 가볍습니다. 만일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다른 전과가 없다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정도가 적당한 형량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위 특례법이 적용되는 순간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아야 합니다.이는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책임주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는 위헌적 법률이라 하겠습니다.  6. 결론위와 같이 위 법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현명하신 판단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2. 7. 20. 피고인의 국선변호인 변호사 강동필   수원지방법원 제12형사부 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