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산호 덕분인가 바람이 한결 시원하게 느켜진다. 8월도 다 가고있는 중인데, 지금쯤엔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해지는게 맞기는 하다. 나는 체질상으로 더위를 덜 탓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여름에도 30도를 웃돌게 되면 덥다 덥다를 했고. 그러고나면 여름도 어느듯 지나가곤 했었는데, 우리집 실내온도가 32도가 된적이 있었는지 기억에 없는걸보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나이를 먹게되어서도 그렇겠지만, 도무지 적응이 안되었다. 하긴 열사병으로 죽은 사람도 있는 상황인데, 땡볕에 나다니지 않아도 되는 현실에 감사해야 겠지만 지치는 것도 사실이다. 남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왜 이상황에 남 생각을 하게되는지 모르겠다.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는 사람도 있겠고, 나처럼 헉헉대는 사람도 있겠지. 이 여름은 정말 지루하고 더디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벌써 8월도 몇일 안남았다. 늘 마찬가지겠지만 최근에는 더욱 시작인지 끝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다. 어쩌면 별 의미가 있는것도 아닌게 아닐까. 또 8월이면 어떻고 9월이면 뭐가 다르기라도 한것일까. 아무것도 다를게 없다. 그런생각이 든다. 그렇다. 나에게 여름이거나 겨울이 무슨 다름이 있겠는가. 춥거나 덥거나 차이가 있을뿐 다를게 하나도 없게 되어버렸다. 사는게 정녕 이런것일까. 이렇게 살다가 마는 것이 인생일까. 날고 뛰는 사람만 최상의 인생일까. 평생을 기어서 사는 사람, 구르는 재주도 없는 사람들의 인생은 낙오라고 해야할가. 아니, 날고 뛰는 사람은 누구이고 기기만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균형은 무엇일까. 조화가 있기는 한것일까. 같은 나이에 누군 노래교실이며, 수영장이며, 문화강좌를 들으려 다닌다. 나는 방콕하며 소설책이나 읽고있다. 자기 좋을대로 살고, 자기 만족을 위해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면 된다. 주어진 처지에 따라 살아가면 그게 최선 아니겠는가.
이 여름도 드디어 끝이 나간다. 앞으로는 더이상 시원한 여름은 없단다. 겨울은 또 얼마나 추울까. 가스요금은 또 얼마나 나올까. 미리 걱정하지는 말자. 그날의 걱정은 그날로 족하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하루 또 하루가 감사였으면 좋겠다. 내가 값을주고 살수있는 하루가 아니다. 이 하루는 완전한 선물이다. 당연히 즐겁게 누려야할 선물이다. 온몸이 욱신거리고 아프다. 앓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그럼에도 간밤엔 거이 11시간을 잔것같다. 8시가 넘어서 불을 껏으니까. 그렇게 잘수있는것도 은혜다. 암, 은혜고 말고. 몸이 천근이고 팔다리가 무겁기 짝이없다. 그럼에도 잘 잤으니 됐다. 감사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