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이 쓰러지는 날
물 오른 사월의 숲
꽃과 풀들이 어우러지는 날
이천십팔년 사월 이십칠일 아홉시 이십구분
스스럼없이 편하게 아랫마을 마실인 양
남쪽 땅 분계선을 넘어 온 김정은 위원장
두 동강난 평화를 위해 마중 나온 문재인 대통령
나는 언제 넘어갈 수 있을까요 기쁨의 목이 메인
문재인 대통령 그 말 한마디에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
사뿐히 넘나드는 두 사람의 발걸음에 놀라
너나 우리 모두 아무도 생각할 겨를 없이
텃밭에 열무 씨를 뿌리다가
마당에 풀을 뽑다가
놀란 마음 한마음 되어 텔레비전 앞으로
달려갔다
울컥한 마음에 밥 한 숟가락도 상에서 먹지 못하고
텔레비전 앞에 서서 먹었다
이보다 더 찐하고 진한 장면의 드라마가
또 있었던가
이제는 알 것이다
참새도 휘파람새도 텃밭에 여린 열무도
지금 이 순간부터는
타다다다 거리는 총소리가 아닌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만 듣고도 잘 자라는
소망의 길이 열릴 것이다
이제는 이제는 빛이 보이는 대로 비추는대로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다
마음에 깊이 새겨져 두껍게 얼어버렸던
백두산 천지의 물이 뜨겁게 용솟음쳐 올라
흘러 흘러 내리고 내릴것이다
벅차오르는 가슴 적시는 뜨거운 눈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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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철조망이 쓰러지는 날
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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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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