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 먹고 싶으면
김장성 글|유리 그림
이야기꽃|2017.8.8.|48쪽|16,500원|그림책|7세
여름 과일 중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과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수박이다. 한여름에 시원한 냇물에 담갔다가 꺼내 먹는 수박은 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이 시원한 수박은 어디서 왔을까?
수박이 먹고 싶다면 밭에 구덩이를 파고 퇴비와 참한 흙을 넣어 수박씨를 뿌려야 한다. 흙속에 뿌려진 수박씨는 싹을 틔우고 덩굴을 뻗고 자라나 꽃이 피고 수박열매가 맺혀야 한다. 수박 한 덩이가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아주 천천히 감동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수박의 단순한 성장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수박이 익어가기를 기다리며 한 숨 쉴 줄도 아는 마음, 영근 수박을 여러 사람과 정답게 둘러앉아 나눠 먹을 줄 아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농부들이 수박을 키울 때 농약 대신 일일이 풀을 뽑고 훑으며 땀 흘리는 농부의 수고로움과 고단한 노동의 진정성이 잘 드러난다. 더불어 성장의 경이로움이 그림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정영화)
○딱 하나 고를게
로렌 차일드 글, 그림|김난령 옮김
국민서관|2017.6.30.|32쪽|12,000원|그림책|8세
롤라는 이제 막 숫자의 세계에 입문해 숫자 세기의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찰리는 백만, 십억, 일조 등의 큰 수도 알고 간단한 덧·뺄셈은 물론 곱셈, 나눗셈 등 수식도 다룰 줄 안다. 이들 남매는 ‘둘이서 한 가지’가 아니라 ‘각자 하나씩’ 마음에 드는 걸 고르기 위해 가게로 향한다.
가게까지 가는 길에도 롤라의 수 세기 본능은 발동한다. 무당벌레, 오리, 새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세어본다. 그리곤 무당벌레 ‘스물 십칠’마리가 신을 신발과 양말은 모두 몇 개가 필요한지, 롤라가 주는 비스킷을 먹기 위해 몰려든 새들은 모두 몇 마리인지 오빠에게 묻는다. 엉뚱하고 발랄한 질문을 던지는 롤라와 여기에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답을 하는 찰리의 대화가 더없이 귀엽고 유쾌하다.
작가는 아이들의 수학적 사고가 녹아있는 일상 속 경험을 포착하였다. 화면마다 수와 식이 등장하고, 모든 내용이 수로 수렴되는 이 작품은 작가의 의도가 돋보인다. 덧셈과 뺄셈을 이해하는 아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겠다.(박은경)
○숲에서 보낸 마법 같은 하루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글, 그림│이세진 옮김
미디어 창비│2017.8.16.│48쪽│13,000원│그림책│13세
비오는 날 엄마와 아이가 숲의 집에 도착한다. 아이는 글 쓰느라 바쁜 엄마 옆에서 게임밖엔 할 일이 없다. 아빠라면 재미난 것들도 보여주고 웃어줬을 텐데 엄마는 게임만 한다며 고함을 지르고 게임기마저 뺏는다.
아이는 엄마 몰래 게임기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지만 비오는 숲이 따분하게만 보인다. 설상가상 숲의 연못에서 놀다 게임기를 물에 빠트리고 만다. 그때 달팽이 네 마리가 아이의 눈에 띄고 숲이 아이에게 새로운 공간으로 다가온다. 비오는 숲의 버섯 향기를 맡고 땅속 보물들을 만져보고 빗물도 맛보며 숲의 경이로움을 만끽한다. 숲에서 우울했던 마음을 털어내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엄마와 따뜻한 코코아를 마신다.
아이가 입은 주황색 형광 빛 우의는 갈색과 초록빛이 어우러진 숲과 대비되며 아이의 움직임에 주목하게 한다. 섬세한 그림과 색감이 이야기를 풍요롭게 해준다.(김미경)
○일곱 개의 화살 1-2
이현 글|이지혜 그림
문학동네|2017.6.12.|196쪽, 188쪽|각권 11,500원|우리동화|초고
아주 먼 옛날,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세 아이가 세상을 지배하려는 검은 기운을 물리치고 평화와 질서를 되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주인공인 마라는 씩씩하고 용감하며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여자 아이다. 동돌은 몸이 약하고 다리도 불편하다. 마라와 쌍둥이인 줄 알고 자랐으나 밝혀져서는 안 되는 비밀이 있다. 이도 왕자는 가온국 자현왕의 아들이다.
욕심 많고 무자비한 자현왕은 흑검을 만들어 영토를 넓히기 위해 날마다 전쟁을 일삼는다. 천관은 사악한 도술을 부리며 악의 기운을 퍼뜨린다. 왕에게 쇠돌을 바쳐야 하는 백성들은 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잡혀간 마라의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흑검을 만든다.
가온국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수명의 어둠이 되살아나는 날, 용마의 아이들이 있어 일곱 번째 화살로 어둠의 심장을 쏘리라…….” 백성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는 이 전설이 어떻게 이루어질까?
세 아이가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겪는 온갖 어려움은 우리나라 신화와 더불어 신비롭고 신기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긴장감을 더한다.(신민경)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타라 설리번 글|이보미 옮김
푸른숲주니어|2017.5.30.|264쪽|10,000원|소설|13세
말리 출신인 아마두는 열세 살이다. 2년 전, 다섯 살 어린 동생과 함께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났다가 코트디부아르의 카카오 농장으로 팔려 왔다. 둘은 정당하게 임금을 받아 본 적도 없고 제대로 된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받지도 못했다.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매를 맞았고 음식도 없다. 처음엔 반항도 했고 탈출도 시도했지만 이젠 동생을 무사히 지킬 수 있기만을 바란다.
아마두는 납치당해 온 하디자의 무모한 탈출 시도를 보면서 농장에 남아 있는 것이 동생을 지키는 길인지 고민한다. 동생이 일하다 다쳐 팔 한 쪽을 잃게 되자 아마두는 동생을 데리고 하디자와 농장을 탈출한다. 아마두는 하디자의 집에 도착해서야 하디자가 왜 납치당했으며 자기들이 딴 카카오가 코코아와 초콜릿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마두는 초콜릿에서 달콤함을 느낄 수 없다. 아마두에게 초콜릿은 카카오 농장에서의 고통과 두려움이다.
초콜릿 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아동의 노동 실태, 노동 환경을 보여 준다.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정인복)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김개미 시|최미란 그림
토토북|2017.06.07.|112쪽|11.000원|동시|초저
학교, 가족, 친구 등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를 발랄하고 유쾌한 언어로 들려준다.
“누가 내 똥 냄새를 맡는 것도 싫고/똥 싸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어./누가 똥 싸냐고 떠드는 소리는 더 싫어./문밖에 아이들이 줄을 서 있으면/나오던 똥도 도로 쏙 들어가.” 표제시인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는 똥 싸는 것도 맘 편히 할 수 없어 답답했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반가운 시다. 읽는 순간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리지 않을까?
“집에 들어갈 땐/뒷걸음질이 최고지.//이 세상을 좀 더 오래/ 지켜볼 수 있잖아.”(<달팽이가 말했어> 전문)라고 달팽이의 마음을 읽을 줄 알고, “흰 털 거위야,/너 원래 이렇게 지저분했니?”(<눈 오네> 전문)처럼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하는 시도 만날 수 있다.
시가 가벼워서 좋다. 억지로 뭔가를 보여주려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고, 보고 느낀 대로 간결하게 들려줘 읽는 사람도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김성희)
◎초록 토끼를 만났다
송찬호 시|안경미 그림
문학동네|2017.06.22.|88쪽|10,500원|동시|초중
“초록 토끼를 만났다/거짓말 아니다/(…)난 늘 이상하고/신기한 세상을 기다렸어” 호기심 많은 시인이 그리는 동화 같은 상상력은 이야기처럼 시를 읽게 한다. <백년 선풍기>의 그 오래된 바람에 얼굴을 들이대면 민기의 눈썹이 허예지고, 동수 턱엔 할아버지 수염이 숭숭 나더란다. <투명 인간>에서는 골목길에서 누군가 내 뒤통수를 친다. 분명 아무도 없는데….우리 동네에 산다는, 어떤 실험을 하다 약을 잘못 먹어 되었다는 투명인간이 틀림없다. “뒤돌아서/까딱 인사를 한다/우리 동네가 점점 재밌어지고 있다”
시인의 상상 속으로 이끌리면 독자도 따라 세상이 재밌어질 것만 같다. 비밀이 힘이 된다고 말하는 시인이 펼치는 상상의 세계를 따라 가다보면 어린 독자는 어디선가 신기한 모험을 꿈꾸게 되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었던 순수를 기억하게 할 것이다.(박영경)
◎나의 첫 소년
손택수│김혜원 그림
창비│2017.6.15.│128쪽│8,500원│청소년시|16세
시인은 “토란잎에 내리는 빗소리와 수련잎에 내리는 빗소리를 구분할 줄 아는 나”를 알아봐주고, 창문 밖 나비에 한눈파는 나를 가만히 지켜봐 줄줄 안다. “바람이 애써 불지 않아도 바람”인 것처럼, 무언가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너는 존재하고 있는 거라며 아이들의 잃어버린 자아를 일깨워 준다.
‘푸르른 꿈’,‘푸르른 청소년’이라는 말로 덧씌워 아이들은 푸르러야 한다고 하지만 “푸른색은 한 번도 푸른 적이 없다고” 나름의 다양한 색깔을 가진 아이들을 그 안에 가두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유월에 나비를 보았다/올해 처음 본 나비다”(<반성문> 전문)에서 가끔은 주위를 둘러보며 자연과 교감하는 여유를 가져보라고 권한다.
어른들은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은 어떻게 보냈는지 <나의 친구 뚱보> <나의 첫 외박> <소년 시리즈> <흰둥이 생각> 등에 담아 공감대를 만들어 준다. 점차 잃어가는 아이들의 순수한 자아를 되찾아 주려는 시인의 마음이 곧 아이들의 마음인 것처럼 와 닿는다.(김미)
○정신 차려, 맹맹꽁!
하민석·유창창 만화
사계절|2017.5.20.|132쪽|10,000원|만화|초저
도깨비 같은 삼촌이 맹명규라는 주인공의 이름을 맹맹꽁으로 바꿨다. 삼촌은 자기 마음대로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국수박사네 국수를 먹고 돈도 안 낸다. 화가 난 국수박사가 맹맹꽁과 삼촌을 묶어 벼랑에 매달에 놓지만 괴물 같은 힘을 가진 삼촌이 마냥 매달려 있을 리 없다. 어느 날엔 맹맹꽁을 좁은 동굴에 밀어 넣어 노랗고 반짝이는 것을 찾아오라 한다. 그러나 동굴에 들어 간 맹맹꽁이 위험에 빠지자 삼촌은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간다. 엄마가 많이 아파 삼촌 집에 맡겨졌지만 이건 아니다. 엄마가 보고 싶다. 맹맹꽁은 집으로 돌아 갈 수 있을까? 제멋대로인 삼촌은 철이 들까? 삼촌은 진짜 삼촌일까?
정신없이 벌어지는 사건 속에 맹맹꽁이 감추고 싶은 비밀들이 살짝 살짝 얼굴을 내밀어 궁금증을 더한다. 단순한 선과 깔끔한 화면구성에 비해 이야기 전개는 과격하고 산만하다. 그런데 슬프고, 어이없고, 황당하고, 재미있다.(이경이)
○귀신 선생님과 고민해결 1-2
남동윤 만화
사계절|2017.5.30.|124쪽|12,000원|만화|초중
강귀신 선생님과 함께 하는 4학년 1반 아이들 이야기다.
귀신 선생님이 아이들의 고민을 메모지에 받은 후, 그 고민들을 하나씩 함께 풀어가는 연작 형식의 만화다.
학원을 탈출하고픈 정려은, 혼자서는 심심한 고경식, 동생이 없었으면 하는 손수정, 소심한 강민수, 친구가 부러운 오봉실, 사는 집이 부끄러운 김단비의 이야기는 컬러로, 그 외 반 친구들의 고민은 흑백으로 간략히 그 누구도 빠지지 않고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을 드러낸다.
사건 전개가 빠르고 해결 방식이 아이들이 잘 공감할 수 있게 그렸으며, 약간 괴기스런 귀신 선생님의 캐럭터도 사랑스럽다.
전작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2014년)도 있다.(한정휴)
◎풀
김금숙 만화
보리|2017.8.14.|488쪽|26,000원|만화|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이야기다.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꼭 공부가 하고팠던 옥선은 학교를 보내줄 것 같아 가겟집 식모가 되고, 다시금 팔려가 술집의 주방에서 일하다 길가에서 납치되어 위안부가 된다.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을 떠돌다 결혼하나 남편은 떠나 버리고 어려운 살림을 몽땅 떠맡게 된다. 한 인간의 어려운 삶의 고비고비를 가감 없이 보여 주며, 우리가 짐작하는 혹은 그 너머 이야기까지 조근조근 들려준다.
책 표지를 그림책처럼 마주 펼치면 어릴 적 옥선이와 할머니가 된 옥선이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오랜 시간 응어리진 이야기를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나직이 들려주며 과거와 현재를 오버랩 시킨다.
한 개인의 삶을 역사 속에서 균형감 있게 그려 여러 생각거리를 준다. 개인의 불행과 시대적 암울을 먹빛으로 표현하여 절제미를 살렸다.
(한정휴)
○코끼리를 타면 안 돼요?
공주영 글|설찌 그림
낮은산|2017.07.24.|128쪽|13,000원|사회|초중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착한 소비와 공정무역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들 이야기 여덟 편이 실려 있다. 서진이의 태국 ‘코끼리 자연공원’ 이야기는 코끼리를 타면 왜 문제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케이트가 들려주는 캐나다 농민 장터 이야기는 가까운 곳에서 나는 농작물을 사먹으면 어떤 점이 좋은지 알 수 있다. 또, 인도 목화밭에서 일하는 탄비네 가족 이야기는 우리가 입는 티셔츠와 청바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부당함을 알게 해 준다.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으로 동물과 자연 환경을 살리고, 좀 더 공정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임정희)
○승정원일기
김종렬 글|노준구 그림
사계절|2017.07.20.|140쪽|12,500원|역사|초고
왕들의 살아있는 역사, 조선에 대한 모든 기록이라 할 수 있는 승정원일기를 소개한 책이다. 보통 기록물들이 개략적인 내용을 기술하는 것에 비해 승정원일기는 세세히 기록하여 이야기가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실감나게 들려온다. 전체를 3부로 나눠서 1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과정과 우리나라 기록물들이 얼마나 우수한 지에 대해서, 2부는 승정원과 승정원일기를 쓴 사람들에 대해 알려준다. 3부에서는 승정원일기에 담긴 이야기로 그 날의 날씨며 왕의 건강, 왕이 국정운영을 어떻게 해 나갔는지, 국왕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에서 승정원 폐지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영조와 정조가 백성을 대하는 마음이 어떠했는지를 대화 형식 그대로 소개해서 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온갖 위기 속에서도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지켜낼 수 있었던 힘이 어디에 있었는지 승정원일기의 다양한 기록들로 그 위대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기록의 중요성과 일기가 역사가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김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