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숙 시집 – 『첫눈이야』(2025-12-10)의 득량역에서 그 녀석을 타고 . . 놀았다 타고 타고 달렸다 코흘리개의 불알은 커서 그때 먹었더 아이스께끼는 팥빙수가 되어 부드럽다 못해 실실 녹아내렸다 그대가 가지고 놀던 성냥개비처럼 그 녀석 코에선 구름과자의 구름방울이 동그랗게 날아갔다 그 녀석은 장난스럽게 기찻길 위에서 작두를 태우고 시간을 거슬러 패대기쳤다 살아있음의 지금을 노래하던 시인나부랭이들여! 그 녀석의 꼬드김에 갈팡질팡, 목 놓아 광야를 노래하기는커녕 눈꺼풀마저 게슴츠레 뒷발질로 헛발질로 초원을 내달리겠다는 몽골 망아지처럼 여러 시간 동안 그 녀석에게 뒷덜미를 물린 채, 히히힝 힝힝 옛날 다방에 앉아 성공 마담의 청춘이나 핥으며 둥둥 떠내려가는 노른자 쌍화탕에, 고급스런 달달커피에 이미자의 레코드판을 돌렸다 동백아가씨! 그 녀석은 힘이 세다 시인 나부랭이들쯤이야 한 팔로 열이라도 쓰러트릴 괴력의 소유자 괴력이 별거드냐? 투표나 잘 하렴 피박들! 군국주의자들은, 친일파들은, 검찰주의자가 되어, 절대로 포기하지 않지 정신 차렷! 득량만 꼬막들이 헤헤 웃는다니까? 쫄깃쫄깃한 인류세를 비웃는지 모르지? 뭐 개펄 풍경 좋다구? 개뿔! . . ※내가, 해학적인 제목의 시 「득량역에서 그 녀석을 타고」를 읽고 생각한 것 . 이 시는 순수한 소년시절로 돌아가게 하면서도 자세히 보면 현실의 어두움에 눈길을 두고 있는 매우 툭이한 장치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장치가 “아이스께끼는 팥빙수가 되어”와 “그 녀석은 장난스럽게 기찻길 위에서 작두를 태우고 시간을 거슬러 패대기쳤다” 이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이것을 다시 보아야 알 수 있게끔 매우 고급스러운 기법으로 암시하고 있다. 이 시의 배경은 시골인 “득량만”이다. 화자는 시골인 “득량만”에서 세상(사람들)을 보고 있다. 보고 있는 세상은 자본주의 도시(에서 권력을 쥔 군국주의자들=친일파들=검찰주의자)들이다. 도시에서 힘을 가진 사람들이 뭣 때문에 별 쓸모도 없는 “뻘”을 보고 “풍경 좋다”고 지껄이는 것일까? 이곳은 ‘힘 없는 자, 가난한 자, 자본주의 최신의 문화에서 소외된 곳’들에 생각해주는 척하는 권력자의 말에 담긴 위선 아닐까? 이것이 이 시의 뛰어난 점이다. “불알”→“피박”→“꼬막”, “초원”→“개펄”→“개뿔”로 변주하는 언어들과 시상. 변해버린 21세기의 한국 세상을 암시하는 “아이스께끼는 팥빙수가 되어”. 동심을 일으키면서 (변해버린 현실로 인한)‘안타까움’을 해학, 위트, 풍자 야유 현실비판 등 여러 장치로 살짝 가려놓은 이 시는 매우 독특하고 빼어난 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