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속 얘기다. 미루고 또 미루는 중인데, 조만간 치과엘 다녀와야 겠다. 흔들리고, 빠지고, 때우고, 뭘 먼저 손봐야 될지 난감하다. 아니, 얼마나 또 사정하고 사정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알아서 해달라고 의존할수가 없어서다. 이젠 돈 들어가는 것은 그렇더라도 얼마나 더 살게될지 몰라서 더욱 그렇다. 돈들여서 수리했는데 돈값 못하고 끝이나면 손실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나처럼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 또 있을려나. 하루라도 빨리 고처서, 하루라도 더 사용하는게 남는다는 생각은 왜 안하는 것일까. 돈돈 거리지 않는다는 말도 헛소린가. 그냥 확, 다 뽑아버리고 싶다는 충동도 느낀다.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꿈속에서 어머니는 여전히 분주하셨다. 연화리 옛부엌은 그대로 였고, 구시라고 불렀던 설거지 통은 현대식 설비로 바꿔 있었는데근사한 식물까지 자라는 듯 했고, 커다란 밥솟엔 다된 밥이 한가득 이었다. 실제로는 그토록 많은 밥이 밥솟에 한가득 인것을 본적이 없었는데,,, 일꾼이 많은 날도 반허리쯤 찼었다. 그런데 솟 뚜겅에 다을 정도로 가득했다. 촉촉한 누릉지도 그릇에 담겨 있었다. 그 와중에도 이건 나중에 먹어야 한다면서 따로 챙겨놓았던가 싶다. 학교에서 막 돌아왔다 싶은데, 다시가야 해서 시간을 물었다. 그런데 이미 늦어 있었다. 싸인이 필요했는데, 어머니가 서둘러서 도장을 찍어주셨다. 밥을 먹기는 했는지 모르겠다. 몹시 허둥대며 바로 아래에 있는 작은집에서 함께 갈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고, 화장실도 아닌, 밖에서 볼일을 보다가 화들짝 놀라서 깨어났다. 나는 여전히 변변치 못했다. 그럼에도 꿈속에서의 연화리는 활기차 있었고, 어머니 또한 강령하신 것 같았다. 그렇게 보였다. 그럼 된것 아닌가. 곧 다시 뵙게 되리라. 연화리는, 어머니는 늘 그립다. 그리고 미안하고 부끄럽다. 내 몫을 못하고 살아서 그렇다.
공짜는 없다는 말이 정말인가. 고맙다는 생각보다 확 짜증이 났다. 생색을 낼만 하다. 그렇긴 해도 어찌 과하는 생각에서 벗어날수가 없다. 문제는 내가 공짜를 좋아하는게 원인이다. 이웃 사람과 친분이 생겼고, 교회까지 동행을 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뭐 괜찮았다. 그런데 선물이라고 "사포닌900"이라는 홍삼 농축액 한상자를 받았다. 당연히 처음엔 사양했다. 사실 받을만 한 이유는 전혀 없었는데 굳이 끝까지 사양못한것은 공짜의 함정이었다. 어제는 피자 2쪽을 받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받고 싶어서 받은것도 아니었다. 주니까, 사양했음에도 굳이 주니까 끝까지 거절 못하고 그렇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뒷끝이 있는 사람인가. 맞다. 내가 꼬인 사람이다. 홍삼 농축액이 부작용이 없었냐는 물음이, 피자가 짜지는 않았느냐는 친절이 불편한것은 내가 반듯하지 못한 탓임이 분명했다. 넙쭉 받은게 아니다. 거절하지 못해서 받은것이다. 셀 리더도 10만원을 받고 감사하는 인사를 했는데도 뭔가 빠진게 있는 것일까. 작은 손주에게 1만원을 줘서 충분히 말로만 감사하다고 했는데,,, 내가 예민한가. 그런가. 공짜 좋아하다가 왠지 무안 당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