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좋긴한데 심란해요
아직 집을 못짓고 임시로 콘테이너에서 사는데
눈 내리면 생활이 아조 에롭거든요
냇가에 가서 물길러와 씻고 밥 해먹어야 되거든요
배설이야 어데라도 할 수 있는게 산중생활의 장점이지만
먹고 산다는 것이 제일 징한 일이예요
70넘은 우리 노모는 그래도 아들이랑 같이 사니께 더 바랄거 없다 하시지만
20대 아들은 그저 그 말하나로 만족이 되겠습니까
임시로 콘테이너를 빙둘러 비닐과 천막을 칠라고 C형강이랑 앵글갔다가 가다를 짰는데
지붕 꼭대기 부분은 용접할때 용접마스크를 쓰고 용접하기가 에로와서 기냥 맨얼굴로 했지요
하여 그날 저녁부터 이른바 용접아다리(?)기운이 감지되더니
한밤중부터는 눈물 콧물 줄줄 흘러내리는 사태가 발생하였지요
눈이 하도 애려서 뒤척뒤척이길 몇시간
에라 잠 못자 죽느니 술먹고 뻗자 싶어서 소주 한 병을 벌컥벌컥 마셨지요
그리고 머리가 빙 돌더니 좀 잔거 같아요
아침이 되어 거울을 보니 안그래도 작은눈, 팅팅붓고 토끼눈처럼 충혈된것이 여간 보기 안좋데요
결국 일 못하고 쉬고 있는데 날이 심상치 않아요
그리곤 눈이 펑펑 나리구요
눈이 나아져서 인제 일좀 해볼라했더니
한 며칠 더 쉬어란 뜻인가봐요
올겨울은 쉬는 날이 많아서 좀 심심해요
책읽는 것도 이젠 좀 지겨운듯 ......
쉬고싶다고 노래할땐 언제고
사람 참 간사합니다
첫댓글 ^^
산중이라 겨울이 힘들기는 여기도 마찬가진데..., 명철처사님에 비하면 암 것도 아니네요.ㅡㅡ 가뭄도 풀리고 따스한 봄날 왔으면.그나저나, 명철 처사님 20대 인 줄은 오늘 알았습니다요.
어헛~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