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짼가, 이집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같은 장소에 같은 요와 이불이다. 그런데도 뒤척이고 뒤척인다. 뭐가 왜 그리 불편할까. 아님 새들도 자기 둥지에서 이렇게 뒤척이는 것일까. 9시도 안돼서 잠든게 정상은 아닐수도 있다. 늙어서도 신생아 처럼 자는게 정상은 아닌게 맞다. 그렇다고 새벽이 되도록 뒤척이는게 정상은 아닐게다. 그리고 무었보다도 내가 싫다. 싫지만 닥치는게 인생일수는 있다.ㅎㅎㅎ. 늘 불면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어떨지를 생각해본다. 입맛도 의욕도 없으리라. 우울증도 격고 있겠지. 그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큰 다행인가. 아니다. 다행이란 말로는 부족하다. 두발로 걷고, 먹고 마시고, 숨을 쉬고, 듣고 말하고 생각할수 있는 이 모든게 은혜이고 축복이고 기적이다. 다행이라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감사이다. 한없는 감사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더 바랄게 있을까. 필요한 모든걸 채워주시는, 나를 사랑하시는 나의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는게 옳다! 소소한 것 까지도 모른척 안하셨다. 우산에 집착했을때, 봉제 인형에 꽂혔을때, 냉장고에 빵쪼가리 하나까지, 그리고 호주머니도 채워주고 계신다. 동내문고에서 도서관 서고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걸 탐할수 있는 시간까지 주고 계신다. 그분은 내 아버지시다. 아쉬운것은 다 주고 계신 그분께 내가 드릴게 없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게 너무 하찮아서가 아니다. 그분이 나를 사랑하신 것보다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이 덜해서다. 그런것 같다. "나를 사랑하시는"이지 "내가 사랑하는"이 아닌 것이다! 나는, 내 아이들을 사랑한다. 내 물질을 더 아낀다. 내 호주머니 안이 더 좋고 편리하다? 나는 여전히 유치하고, 손안에 있는 것을 놓지 않으려고 동동거린다. 그걸 놓아야 더 좋은것을 쥘수 있는대도, 내 본능은 잡은것을 놓지 못하게 한다. 어리섞다. 안다. 알고있다. 이미 끝자락에 와 있다고, 머리속에는 생각하면서도 가슴은 아닌것 같다. 입으로만 정리가 필요하다는둥 내려놓기를 원하는듯 하면서도 여전히 질투하고 시기하고 탐욕에서 비켜날 생각이 없어보인다. 내가 지금 그렇다. 입으로는 다 쿨하고 만족스러운듯 하면서도 실상은 전혀 아닌게 아닌지 모르겠다.
영국이 민주주의가 먼저 실행되었던 나라던가. 영주, 백작, 소작인들이 나오는 옛배경의 소설을 읽고 있는데, 머리가 저절로 흔들렸다. 지배계급이란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금을 통털어 자기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적이 결코 없었다. 정치 협잡꾼, 폭력배, 사기꾼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럼에도 역사는 지속되고 재앙에 가까운 발전은 이어저 오고 있다. 사실 누군들 탐욕에서 자유로울수 있을까. 도덕이며 윤리며 양심이란게 얼마나 미약한지,,, 그럼에도 그 미약함이 씨앗이 되어 역사를 이어가게 한 것일수도 있다.
내가 뇌물을 받았다면? 선물이 아니라 뇌물일 가능성이 더 큰것은 사실이다. 통장은 자기 재량으로 삼계탕 한마리와 김치를 내게 주었다. "이다음에 꼭 투표에 참석하고 나를 찍어 달라"는 말을 분명히 했으니까. 나는 헤헤거리며 고맙다고 굽실거리며 그걸 받았다. 공짜가 있을까 없을까. 나는 분명 아무 망서림없이 받았다. 아니, 더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분명 했다. 김장김치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부탁까지 하고 싶었다. 아니, 마음으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불쌍히 여겨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