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해외출장 보고서 단 5줄… 댓글 분석에 1900만원
10차례 해외출장 ‘도덕적 해이’ 많아
가습기 관련 인도·영국 출장선
조사 대상자가 거부해 ‘헛걸음’
文정부서 예산 547억 썼는데…
인건비·기본 경비로만 389억
돈 70% 이상을 조직 유지에 사용
예비비 133억 중 44억 쓰지도 못해
지난 10일 활동을 종료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는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하겠다며 3년 9개월 동안 총 547억7100만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국회예산정책처가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경북 구미갑)에게 제출한 ‘사참위 예산사용 내용 분석’ 자료를 보면, 사참위는 2018~2022년 10차례에 걸쳐 1억1800만원을 쓴 해외 출장을 포함해 ‘도덕적 해이’로 볼만한 예산 사용 사례가 적지 않았다.
가습기 사건 관련, 인도·영국 출장(2189만원 소요)에선 현지에서 조사 대상자가 면담을 거부해 헛걸음을 했다. 사참위 부위원장 등 4명은 2019년 11월 인터폴에 수배 중인 거라브 제인 전 옥시레킷벤키저 한국 대표를 현지 조사하겠다며 인도를 찾았다. 하지만 현지에서 제인 전 대표가 “인도 당국의 허가 없이 조사단과 면담할 수 없고 만나게 되면 인도법에 따라 처벌된다”며 조사를 거부했다. 이어 찾은 런던에서도 사건 핵심 당사자와 만났지만, 법무 업무 등에 대한 비밀유지 계약 등을 이유로 진술을 대부분 거부했다고 한다.
사참위는 2019년 2월에는 1950년 발생해 70년 가까이 지난 미나마타병(水俣病)과 관련, “환경성 질환 발생 및 관리 실태에 대한 각국 사례를 파악하고 진상 규명 및 문제 해결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겠다”며 745만원을 들여 일본 구마모토현 등으로 출장 가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엔 해외 화학물질의 관리 실태에 대한 현지 조사를 벌이겠다며 독일·벨기에·프랑스(1658만원)를 방문했다.
사참위 ‘낭비성 해외 출장’
세월호 진상 규명과 관련해선 총 5차례의 해외 출장이 있었다. 2020년 2월 러시아·폴란드 해외 출장(1658만원)의 경우 출장 결과 보고서가 5줄 총 70자 분량에 그쳤고, 2019년 3월 전문 연구원이 12일 체류한 런던 ‘포렌식 용역 중간 점검회의’ 출장(436만원)의 보고서도 단 1장에 불과했다. 활동 막바지인 올해 2월에는 사참위 인원 3명이 네덜란드(1991만원)를 찾았는데, 출장 목적은 ‘사고원인 조사 및 모형 실험’이었다.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가장 많은 62억원을 집행했다. 올해 6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외력(外力)이 침몰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면서도 ‘외력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문구를 남겨 말장난이란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그런 내용의 백서 발간과 보존에 11억1500만원을 사용했다. 이 밖에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 조사(32억9000만원), 피해자 지원 대책 수립(19억5100만원), 안전 사회 건설(17억600만원), 대국민 소통 강화(5억6300만원) 순이었다.
한편 사참위가 계획한 예산도 다 집행하지 못한 것을 놓고 ‘예산 방만 운영’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추가로 확보한 예비비 133억7500만원 중 44억5200만원(33.3%)은 쓰지 못해 ‘불용(不用)’ 처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 뉴스에 붙은 댓글의 비정상적 패턴 실태를 조사하고 분석하겠다”며 1900만원을 지출했다. 또 세월호 백서 작성을 위한 영상 채증(採證)에도 2억6200만원을 지출했다. 사참위가 진행한 10개 사업 중 연구 용역 지체 등으로 예산 집행률이 70%를 밑도는 사업은 절반이나 됐다.
사참위는 기본 경비로 204억7300만원(전체의 37.4%), 인건비로 184억3400만원(33.7%), 주요 사업비로 158억6400만원(28%)을 집행했다. 해마다 84명에서 113명의 인력을 운용하면서 예산의 70% 이상을 사참위 유지에 쓴 것이다. 또 활동 기간 총 88억6300만원의 연구 용역비를 집행했다. 그런데 전체 106건의 연구 용역 중 30건(약 21억3800만원)이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을 통해 진행됐다. 모형 시험이나 시뮬레이션 관련 용역의 경우 국내에서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자 해외 업체와 수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구 의원은 “사참위가 막대한 예산 편성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사업 집행과 활동으로 막을 내렸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mailme@chosun.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716714?cds=news_edit
세월호 조사위, 3년6개월간 572억 쓰고도... 결론 얼버무렸다
또 맹탕 조사...사참위 “외력설 확인되지 않았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총 3년 6개월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사를 벌였지만, 참사 원인에 대한 결론을 명확하게 내지 못한 채 10일 활동을 끝낸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지난 8년간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참위와 검찰, 특검 등의 조사·수사가 총 9번 진행됐다. 하지만 활동 종료를 하루 앞둔 9일 조사 결과를 발표한 사참위 역시,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와 함께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 진상 규명도 맡은 사참위에는 약 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https://www.chosun.com/national/2022/06/09/E24IDB6Q5JFFBJ66Z33ZUP6PQY/
세월호 해외출장 보고서 단 5줄… 댓글 분석에 1900만원10차례 해외출장 ‘도덕적 해이’ 많아
https://www.youtube.com/watch?v=NbfUEZIp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