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0년 사이에 한국에서는 2명의 대통령이 탄핵되었고, 그들은 각각 부패와 내란 혐의로 인해 단죄되었다. 물론 두 번째 탄핵의 결과로 진행되는 재판은 현재 진행되고 있지만, 이미 1심의 판단이 내려지고 최종 결론도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다만 탄핵 당시에 뜨겁게 타오르던 부정과 부패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은 식어가는 듯하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의 그릇된 인식을 보여주는 말과 행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여기에 편승하여 선거 때마다 경마식 보도를 일삼는 언론들의 보도 관행도 지적할 수 있다. 근래 수많은 언론사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정론직필을 신조로 삼는 기개 있는 '기자'들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단지 언론사의 이익과 명령에 순종하는 ’언론사 직원'들만 넘쳐나고 있다는 진단이 내려지기도 한다.
‘특혜국가와 적폐청산’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서는, 지난 2017년의 대통령 탄핵 사건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분석하여 다루고 있다. 오랫동안 재벌들과 정치인들의 짬짜미로 인해 특혜 구조를 견고하게 구축했고, 그로부터 비롯된 적폐가 사회 곳곳에 만연하고 있음을 진단하고 있다.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던 개인이 대통령의 권략을 믿고 ‘국정 농단’을 일삼았던 행위에 대해,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자들의 사법 판단으로 귀결되었음은 잘 알려진 결과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저 중립이라는 명분으로 양비론을 펼치는 언론과 지식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오히려 ‘진리에는 편파가 공정’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기계적 중립’을 주장하는 지식인과 언론의 폐해를 충분히 경험했기에,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노력하지 않고 불로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지대추구 행위’가 한국의 경제 구조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전제하고 잇다. 그로 인해 소수의 사람들에게 경제가 집중되는 ‘승자독식’의 구조가 형성되고, 더 많은 결과물을 가지려는 탐욕의 결과로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결과가 반복될 수밖에 없음을 적시하고 있다. 나아가 지연이나 학연 등을 따져 서로의 이익을 챙겨주는 이른바 '연고주의' 또한 부정과 적폐를 양상하고 공고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항목인 ’지대추구 행위, 승자독식 그리고 연고주의‘에서, 지난 2017년 탄핵 정국 당시 노출되었던 한국 사회의 그릇된 현상과 문제점들을 상세하게 적시하며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저자는 ‘적폐청산’이 이루어진 기반 위에서 ‘불평등’의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적폐청산의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재벌개혁’과 ‘정치개혁’은 물론 ‘사법부와 검찰개혁’ 및 ‘언론과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의 지적에 공감하는 바가 적지 않지만, 각각의 항목에 대한 개혁에 강력한 반대가 집단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을 지금도 목도하고 있다.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으며, 이미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이들의 개혁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다는 점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소득불평등’과 ‘부의 불평등’의 현상에 대해 지적하면서, 불로소득으로 인한 승자독식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정의를 다시 묻는다’라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2017년 ‘국정농단’의 상황에서 한국 사회에 닥쳤던 문제들을 진단하면서, 저자는 ‘불공정 불평등 부조리가 사라진 상식과 정의의 시대를 그리며’ 이 책을 저술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권력자 주변에서 국정을 농단하는 상황이 빚어졌고, 이러한 상황에 대한 비판을 억누르기 위해 계엄령을 발동하는 ‘내란 행위’까지 벌어졌다. 내란을 일으킨 자들에 대한 재판이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음에도, 2026년의 지방선거 국면에서 ‘적폐청산’이 논점에서 사라진 채 다양한 언론들의 ‘기계적 중립’으로 인한 보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그동안 쌓인 적폐를 하나씩 청산하면서, 꾸준하게 개혁에 도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만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고 하겠다.(차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