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울음소리 들리는 한적한 남원항 여명으로 비릿한 갯바람이 날리고 있다.
오늘의 일정을 어림잡아 계산하며, 가방에 우의를 챙기고 장우산까지 손에 든다.
어제와 같은 강풍으로 비를 동반 할 때 감당이 어려울듯 한 완전한 제주 나들이 준비랄까....
북촌 다려마을 하차하여 낯익은 작은 어촌 돌담길 돌아 가는 좌측은 청보리밭 푸르름이 정오 햇빛으로 그 키를 훌쩍 키우고, 어제보다 벗꽃은 더 활짝 피어 초봄 정서를 만들어 간다.
작은 까페 이층으로 들어서는 풍광...
복된 보물섬이라 불리우는 다려도 앞 물속 얕게 잠겼던 여가 작은 파도를 불러 흰물결을 뿌리고, 너울져 날리는 포말에 흠뻑 적시는 붉은 등대...
주변을 맴돌아 나르는 갈매기!
구수한 커피향에 작은 포구의 흐름을 스케치하여 간다.
옆 티테이블 앉은 소녀의 책장 넘기는 소리가 바스락 들리고 대형 유리 사이 사이 걸려진 사진 작품이 사라진 주인을 찾는지 판매 정가가 붙여져있다.
정오를 가르치는 시간!
두곳 휴업중인 식당 대신 베이커리와 커피로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한다.
제주 일주도로 건너 멀어져 가는 해안을 뒤로 남기고, 간세 그려진 리본을 따라 호젓한 산길을 접어 든다.
떨어져 쌓여진 솔잎 밟는 촉감이 몸 하중을 줄여가고 비워진 마음이 한가로워 새로운 에너지로 채워져 간다.
몸도 마음도 모두 비워...
무수히 흐르는 새로운 숲의 기를 받아 그 힘을 채워가는 순간의 고요함과 격동이 교차하는 미묘함!
큰소리 내어 웃어도 보고, 파랗게 자라나는 쑥 순을 한가로이 뜯어 담는다.
서두를 일이 무엇일꼬!
지나온 길 서두른 결과 남은것은 주름진 피부 뿐!
같이 동행하는 옆지기와 걸음 걸음 새록한 정 만들며, 벚꽃보다 더 환한 웃음꽃 만들어 보세!
오늘의 트레킹 올레길은 작은 오솔길 따라 오랫동안 인적없이 지속되어 간다.
마침 지나다 멈춰선 한 여인이 앞으로 안겨 매여진 아이를 추수리고 있다.
가까이 이르러 보니, 등에 얹은 등산백은 내것 보다 더 크고, 작은 어린 아이를 앞으로 안고 홀로 외진 이길을 걷는 이방인!
Single mom가 하였더니, 남편 일 따라 잠시 와서 9개월된 아이와 나들이 한 길이란다.
한두달 남편 일 하고 필리핀으로 이동 할 때까지 아들과 함께 여행을 즐길 계획이라는 여인의 외딴 길 트레킹!
어제 Peter가 주었던 단어 bold가 문득 떠오른다.
아마도 카나다 이방인들의 과감한 도전의 삶 방식인가 보다.
숲속 지어진 정자에서 잠시 발걸음 멈추고, 이방인에게 양해를 구하여 mom과 baby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본다.
어느듯 숲길을 빠져 나온 걸음은 제주 일주도로를 건너 김녕 봉지동 묘하게 형성된 지오트레일 해변에 이르고, 유네스코 등록된 GEO 숙박업소 돌담길을 돌아서고 있다.
Sunny with chance of rain! 이라는 weather report는 달리 구름 한점 없는 청명한 빛이 백사장에 뿌려지고 에메랄드빛 드리워진 바다위 지나는 바람 위치를 엿보이고 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김녕해수욕장에 도착하여, 피로에 젖은 두발을 수정같이 맑은 바닷물에 담가본다.
내가 가는 길에 그대 만남을 더 소중하게 느낀 오늘의 트레킹! 비워진 몸과 마음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켰고, 새록새록한 노년의 사랑을 만들어 간 하루였다오!
내일 하루는 비가 온다니 jeju tour로 대체하고, 나머지 코스는 금요일 완료! 드디어 jeju olleh trekking The end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