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타락하면 공동체가 타락한다(고명섭)
[고명섭의 카이로스]
모든 공동체는 언어공동체다.
언어가 공동체의 토대이고 혈관이다.
그 언어가 어떤 수준의 언어냐에 따라서 공동체의 질이 결정된다.
연민에 바탕을 둔 이성의 언어는 공동체를 높이지만, 탐욕을 동력으로 삼은 기만의 언어는 공동체를 갉아먹는다.
더 무서운 것은 정치 언어의 타락이다.
정치 언어는 압도적인 위력을 지녔기에 그 언어의 타락은 나라 전체의 타락을 불러온다.
민주주의와 민주 헌정을 파괴하는 내란 행위를 ‘자유대한민국’을 구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구국의 결단인 양 묘사하는 정치 언어는 언어의 몰락이고 죽음이다. 그런 언어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는 자멸을 선동하는 미디어다.
우리는 언어로 생각하고 언어로 생각을 표현한다.
그 언어가 일그러지면 우리의 생각도 일그러진다.
언어는 눈이고 창이다.
언어가 이기심에 갇혀 있으면 우리는 넓게 볼 수 없고 높게 볼 수 없다.
우리 공동체가 사람 사는 공동체가 되려면 언어가 맑아져야 한다.
좋은 정치는 언어를 정련함으로써 공동체를 일으켜 세운다.
우리의 공동체 언어는 탐욕의 언어, 짐승의 울부짖음을 넘어 더 멀리 날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