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밖에 온도가 얼마인지는 몰라도 춥다는 생각에 움추리곤 했다. 비바람에 기온이 내려가서 였을게다. 그렇더라도 집안은 여전히 덥고 후덥지근 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28도를 표시하고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덮을걸 찾았다. 배만 슬쩍 가리고 잤는데, 어느순간에 발에도 어깨에도 덮을게 필요하다는 것을 본능으로 알아쳈다. 와, 이런 변덕이라니. 참 가볍다. 인간이, 아니 내가, 이러고도 78년을 살았다니 기적이다. 사실, 벼개위에 얼음팩이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게다. 벼개위 뿐아니라 작은 얼음팩은 얼굴, 특히 눈위에 올려놓으면 얼마나 상쾌한지, 그래서 그나마 이번 여름밤이 덜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비는 어제 낮부터 그쳤다. 그리고 기온은 내려갔다. 더는 더위가 없을거라고 하는데, 모르겠다. 그래도 양산은 준비해가야 하겠다.
어수선한 꿈속에서 연화리 가족들을 보았다. 고모님 두분도. 엘레베터를 타게 되었는데, 나만 탔다. 뒤늦게 알고 도로 내려오려는데 쉽지가 않았고, 그분들은 엘레베터 앞을 떠나 다른곳으로 이동하고 계셨다. 휴대전화기가 있었으니까 다시 만나는 일이 어렵지는 않겠지만 꿈속에서의 나는 몹시 허둥대다가 깨어났다. 변변치 못한것은 꿈속에서나 현실에서나 한결같다. 참 곤혹스럽다. 모처럼 고모님들과 만났으면 즐겁게 히히낙낙 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데, 꿈속에서까지 왜 그렇게 허둥대는지 모르겠다.
입속이 여전히 불편하다. 얼마전에 때운 부분도 그렇고, 잇몸까지 껄적지근하다. 어쩌면 좋아질 확률은 전혀 없을지 모른다. 나의 우울감은 더위 때문이 아니라 이런저런 편찮음 때문일수도 있다. 나이 먹음이란게 이런 것일까. 우울할게 뭐 있느냐 싶었다. 온몸 이곳저곳이 불편하고 아픈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정작 그 불편함이 일상을 기울게 하고 있다. 살아있다는게 축복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공조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좋은 놀이도 끝이 날때가 있게 마련 아닌가. 또 모든 놀이를 다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강강술레가 줄넘기가 싫은 사람도 있다. 연극이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책 읽기라면 경기를 이르키는 사람도 있다. 모든것을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 중간에 돌아가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지금 내가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어나서 나오고 싶다. 어쩌면 화장실이 급한 것은 아닐까. 그런데 나오는 방법을 몰라서 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점점 조급해지고, 그 조급함을 참지못해서 경끼가 나려고 하는데, 어쩌지? 하나님, 어쩌지요? 제발 도와 주십시요. 살아잇다는게 모두에게 다 좋은것은 아닐수도 있습니다. 내일 해가 뜨는것을 보는게 무한 기쁨인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