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에 자랑거리인 휘트니센터가 (에어로빅, 탁구장, 헬스장) 양림동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즉시 잠정 폐쇄되었다. 별 스케줄이 잡히지 않은 날이면 습관처럼 놀던 내 놀이터인데.. 그날이후 내 운동 리듬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바쁜 일이 없다면 무조건 아파트를 끼고 산책을 한다~그 코스가 지루할 때면 다음번엔 사직공원을 걷는다. 나는 걸으며 생각한다. 아주 집 가까이에 이만한 운동 코스도 없구나~만족감을 느끼며 상하좌우 마음껏 팔을 움직이고 심호흡을 쉬어 가며 운동을 즐긴다. 길 건너 반대편으론 호남신학대학 내 작은 동산도 있어 동네에선 알아주는 운동 코스도 있다.
하지만 혼자서는 가지 않는다. 조금은 한산하여 누군가 앞뒤로 인기척이 느껴지면 괜히 무섭다.~ 그래서 시멘트 바닥과 데크길이 없는 흙길이라 가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 마음 접고 밝고 환한 길이 보이는 곳에서 아침 운동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운동 코스로 아직까지 한 번도 걸어서는 언니네 집을 가보지 않았었는데 요 근래에는 여러 번 걸어서 다녀본다. 집에서 봉선동 포스코 아파트까지 40분이 걸린다. 무작정 아침 운동으로 나선 길에 운이 좋으면 갓 뽑은 모닝커피를 마시고 오는 호사도 누리지만 어느 때는 벌써 집을 나선 언니가 사업장에서 전화를 받을 때도 있다.
이럴 땐 못 보고 가는 아쉬움을 듬뿍 담아 언니 하는 말~ 집에 들어가 커피 한잔 마시고 가지고 가고 싶은 거 있으면 다 갖고 가라는 말과 매번 진짜 걸어서 왔니?를 몇 번이고 되물어본다. 사실 나는 우리 신랑과 광주 곳곳을 걸어서 잘 다니는데 비해 우리 언니 내외는 걷는 걸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날 보면 깜짝깜짝 놀라고 여러 가지 운동하고 노는 것에 늘 대단하다고 칭찬해 준다. 부지런히 뭐든 열심히 꾸준히 하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좋아한다.
오늘 아침도 별생각 없이 사직공원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사람과의 만남이 귀해지면서 울려오는 핸드폰 벨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혹 끊기지 않을까 휴대폰을 꺼내보니 작년 겨울에 화순 세량지와 적벽을 돌며 이쁜 찻집에서 추억을 쌓아온 함께 에어로빅을 하며 지낸 동생 윤정이다.~ 윤정이는 처음 본 순간부터 깔끔하고 예의가 바르며 말도 이쁘게 하고 자기 관리도 잘 하는 동생이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윤정이는 지금은 에어로빅을 함께 하지 않아 아쉽다. 윤정이와 함께하는 에어로빅은 참 재미가 좋았는데 벌써 일 년 전쯤의 아쉬운 일이 되었다. 하지만 몸이 떨어져도 늘 생각하고 보고 싶은 좋은 감정이 있기에 시간을 맞춰 가며 잊지 않고 기분 좋은 만남을 이어갔었다. 그런 윤정이가 전화를 걸어왔던 것이다.
코로나19로 학원이 휴강 중인데 볼일 보러 나갔다 들어가는 길이라고 했다. 모자와 마스크에 장갑까지 꽁꽁 싸매고 스쳐지나는 내 모습을 알아본 것이다.~반가움과 애교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언니~~ 어디 가세요~ 나도 그에 질세라 한 옥타브 높여 응~~~윤정아~~~~ 엊그제 고추 갈아놓은 양념이 조금 남아 알배추 2폭 사러 가는 중이야~ 했더니 언니 따라가고 싶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산다고 하지만 시간을 놓고 서로 세심한 배려가 오히려 더 못 보는 결과를 가져다준 것 같다. 얼마나 우연치고 반갑던지~알배추 사는 건 뒷전이고 팔짱 부여잡고 커피잔을 마주하며 수다부터 떨어본다. 계절이 바뀐 만남이지만 여전히 레몬처럼 상큼한 윤정이를 보고 있노라니 아랫목에 앉아 언 몸 녹이는 따스함이 몰려들었다.
코로나19가 출몰하기 전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며 쇼핑백에 넣어온 과자들을 내미는데 그 어떤 보석보다 마음 씀이 반짝거린다. 오랜만에 가져본 차 한 잔의 여유를 뒤로하고 내일은 오전에 혼자여서 가지 못했던 호남신학대 동산을 함께 돌기로 약속했다. 더더 놀고 싶은 마음 싸 들고 나는 알배추를 사고 윤정이는 오이를 사들고 헤어졌다. 오늘 하루 스치듯 마주한 윤정이 때문에 꽉찬 하루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어 참 재미있었다. 소풍 가는 아이처럼 벌써 내일이 기다려진다. 지금까지 세담이의 소소한 하루를 들려드렸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레몬처럼 상큼함은 우리 세담씨가 제일인데... 레몬처럼 상큼한 이 또 한 사람,윤정씨 세담씨를 그려놓은 듯~ 유유상종입니다. 걷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까운 곳에 산책할 장소가 많음은 큰 복입니다.성실근면한 세담씨 건강 잘 돌보며 지내고 있으시네요. 사람 만나는 일은 고사하고 핸드폰 연락도 점점 뜸해져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차츰차츰 좀먹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하루속히 종식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첫댓글 현경이의 귀여운 일상.봄같은 발걸음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미소짓는 듯합니다. 예의바르고 말 예쁘게 하고 애교많은 친구들 모습,바로 현경이 자체입니다.신랑이 얼마나 귀여워해줄까. 금세담은예뻐요.^♥
힘 되어 주시는 늘 이쁜 말에 고개가 숙여져요^^
이쁘게 봐 주시니 그 재미가 쏠쏠 합니다~언니😘
레몬처럼 상큼함은 우리 세담씨가 제일인데... 레몬처럼 상큼한 이 또 한 사람,윤정씨 세담씨를 그려놓은 듯~ 유유상종입니다.
걷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까운 곳에 산책할 장소가 많음은 큰 복입니다.성실근면한 세담씨 건강 잘 돌보며 지내고 있으시네요.
사람 만나는 일은 고사하고 핸드폰 연락도 점점 뜸해져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차츰차츰 좀먹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하루속히 종식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글을 올려 놓으면서 믿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염없이 관심주시고 칭찬 해 주시는 사람이 있어 기분좋게 올려 놓습니다~^^
흑흑...
호남신학대가 내려다보이는 작은동산.
그 동네 살땐, 짧아서 살짝 아쉽긴해도 간혹 거닐었던 곳인데.
우거진 숲이 좋았는데.ㅠ
글을보면 글쓴이가 어떤 사람인지 보이는데
세담의 글을 읽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즐거워지고 미소가 나오지요.
한달째 만나지 못하니 근황도 궁금하고 보고픈데 아기편지를 통해서라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조만간 산행으로 얼굴보자~~^^
아~ 글구, 그 동산은 절대 무섭지않아!
혼자가도 암시랑토안해!
(나두 소중한 사람인데 혼자서 다녔거든?)
언니~^^
이것저것 오바해서 저녁 먹고 소파서 잠깐 잠이 들어따~깨어 보니 반가운 댓글이 도착해서 기쁘네요^^
그럼 용기갖고 도전 할께요~
하루를 운동으로 시작하여 운동으로 마무리하셨던 세담님의 운동 습관 그래서 일까요. 모델처럼 에쁜 몸매를 유지 할 수 있나봐요. 세담님의 겉절이 침 넘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