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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자연환경 가운데 특히 ‘풍토(風土)’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을 이와 같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도 일견 인간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살아간다는 이른바 ‘환경결정론’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관점이나 주장하는 바의 내용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풍토’라고 지칭한 자연환경의 영향을 절대시하는 주장에 공감하기 쉽지 않았음을 밝힌다. 저자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접한 후 ‘시간성’만을 강조하는 그의 관점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인간 존재가 그 구체적인 이중성으로 파악될 때 시간성과 공간성은 상즉(相卽)하게 되는 것’이라는 전제에서 자신의 연구가 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주 내용은 ‘인간과 시간’만을 강조한 하이데거의 관점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저자가 ‘공간’의 중요성을 논하기 위해 구체적인 장소가 어떠한 ‘풍토’에 존재하는가에 따라서 인간의 삶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유럽의 문화를 하나의 전범으로 이해하고, 특히 고대 그리스의 문화가 이상적이라는 점을 상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들이 1920년대 후반에 발표한 초안에 기초하고 있으며, 서양의 문화를 이상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당시 주변국을 침략하며 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의 상황을 전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저자의 논리가 당시 거세게 일어났던 사회주의 사상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천황제의 긍정’에 기초한 논리를 펼친다는 점에서 후대의 학자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인간의 삶이 단지 시간만이 아닌 장소도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이 책에서는 먼저 저자 자신이 내세운 ‘풍토의 기초이론’을 서술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구체적으로 풍토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바다와 대륙 모두의 영향을 받는 지형인 ‘몬순’과 황량한 환경의 ‘사막’ 그리고 넓은 초원으로 이뤄진 ‘목장’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 ‘몬순’의 대표지로서 인도의 기후와 역사와의 관계를 서술하고, ‘사막’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이집트와 중동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지중해 지역의 이탈리아 반도를 ‘목장’의 대표적인 지형으로 설정하면서, 그러한 ‘풍토’가 그리스시대로부터 발전된 문화를 가져왔다는 ‘환경결정론’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아울러 1930년대 전후의 중국과 일본의 상황을 ‘몬순적 풍토의 특수 형태’로 논하면서, 중국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함께 유럽의 영향을 받은 일본은 발전된 문화를 이루었다는 대비되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그리스 문화에 바탕을 하여 전개된 유럽의 예술을 이상적인 것으로 상정하면서, 그러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일찍부터 받아들인 일본의 예술을 긍정하는 내용으로 ‘예술의 풍토적 성격’ 항목을 채우고 있다. 특히 마지막 항목에서 ‘풍토학의 역사적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독일의 헤르더로부터 그 이론적 근거를 삼아 저자가 주장하는 ‘풍토’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이 책의 출간으로부터 100년 정도가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보자면, 인간의 삶과 문화를 환경이나 ‘풍토’라는 조건으로 규정하는 저자의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질 수 없음은 분명하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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