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인생 - 선메아리
낭독-이의선
무덥던 날씨에 한줄기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더니 어느새 가을이 문턱까지 찾아왔습니다.
안양예술공원 자락에서 살아온 지난 40년, 내게 관악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친구였고, 때로는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애인이었습니다.
골짜기마다 발길 닿지 않은 곳이 없고, 바위와 숲 사이를 걸으며 수없이 많은 생각을 내려놓았습니다.
젊은 날의 관악산은 정복하고 싶은 도전이었지만, 이제 나이 들어 다시 오르는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의 대상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한 호흡, 한 호흡. 그제야 알겠습니다. 산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내려놓으러 가는 곳이라는 것을.
이제 방송생활 조금 뒤로하고 남은 날들은 내가 좋아하는 낭독을 하며 수입이나 명예에 매이지 않고 그저 내 목소리 하나로 세상에 작은 울림을 남기고 싶습니다.
나는 이제 화려한 새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숲 깊은 곳에서 때가 되면 울어주는 한 마리 뻐꾸기이고 싶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내가 행복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까요.
가을이 오듯 인생에도 저물녘은 찾아오겠지요. 그러나 나는 믿습니다. 지는 해도 아름답고, 저무는 인생도 감사로 물들 수 있다는 것을.
남은 생, 나는 그저 뻐꾸기처럼 살겠습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 목소리로 조용히 울며, “오늘도 감사합니다.” |
첫댓글 가을이 오듯
인생에도 저물녘은 찾아오겠지요.
그러나 나는 믿습니다.
지는 해도 아름답고,
저무는 인생도 감사로 물들 수 있다는 것을.
의선 성우님 넘 멋져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