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나라 및 우리나라는 만 65세부터 경로혜택을 받는다.
내가 알고있는 경로우대혜택이란
지하철 요금 무료 승차나 기차요금 30% 감면,
고궁이나 국 공립 박물관 무료입장,
국내항공기 10%할인,
치매검진 무료 정도다.
알아보면 더 많은 혜택이 있겠지만 나 자신을 비롯해 노인기준연령 상향조정이 공론화되기도하고
지하철 무료승차에 볼멘소리도 있어 더 많은 기대감은 없다.
어떤이는 무료이용할수 있음에도 당당히 요금을 내고 이용한다고한다.
(글쎄 굳이 사양할것까진......)
지난번 서울갈때 처음으로 기차표 30% 감면을 받았다.
어플을 이용, 경로석 예매를 하고
3호선을 타기위해 경로1회용 교통카드를 발매하는 과정 등 처음이지만 어려움없이 차근차근 진행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하철을 이용할때 나이든 분들이 주로 길을 묻곤한다.
ㅇㅇ가는것 맞냐, 이쪽에서 타는것 맞냐.
두려움 가득찬 눈길로 물을때면 친절히 대답해주지만 안타깝다.
안내는, 위에도 바닥에도 벽에도 3중4중으로 표시되어있다.
서있는 자리에서 침착하게 살펴보면 누구라도 찾고자하는걸 쉽게 찾을수있다.
문제는, 스스로 알아가기보다는 손쉽게 남의 도움을 받으려는데있다.
어린이집 등 하원도 교사가 출석을 체크하지않는다.
안심등하원알림어플이 있어 인식기에 휴대폰을 대기만해도 부모에게 알림이 간다.
세상은 점점 간소화되어가고 편리해져간다.
진보하는 세상과 발 맞추어가려고 생각한다면 문명의 이기도 받아들이고 편리제공에 따른 수고도 감수해야하지않을까?
내 나이도 어느덧 경로석에 앉아도 될만한 나이가 되었다.
흰머리를 염색하고 맘에 안드는 바디라인이 되어가고 환영할수 없는 겉모습의 변화에 한숨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단 한번도 탄식이나 절망은 없다.
인생의 클로징 또한 생각해본적없다.
당연한 과정이고, 목하 변화의 경이로움을 체험해가고있으니까.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땐 지금의 내 나이쯤엔 살아가는 재미나 즐거움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않다.
삶의 주체성을 갖고 나름의 완성을 향해가는 발걸음을 하고 있다면 삶이 무료하지않다.
달리 말하면 무료하지않은 삶을 위해 애쓴다......가 될까?
쿠키가루는 떨어지게 되어있고,
공은 튀어 오르게 되어있다 라고 생각하면 억울할게없다.
어쨋든 나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데
젊은이들과 이질적이지않고 크게 뒤쳐지거나 노인화되지 않았다고 본다.
그래서 불편해하지않고 나름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있다고 여긴다.
적어도 나 혼자서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건강한 정신에 육신이 따라와주질 못하는것일까.
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삼가고 집에만 있다보니 그림을 그려볼 생각이 들었다.
빨리 마르는 아크릴물감을 사용하는데
아뿔싸!
세밀화도 아니건만 돋보기만으로는 정교하게 칠할수가 없다.
급기야 돋보기 위에 확대경까지 동원해가며 붓질하다 문득 '이건 아니지않아?' 생각에 붓을 내려놓는다.
그래도 서글프단 생각은 들지않고 눈이 나빠지니 당연한거라고 넘기고 말았다.
일주일전쯤 서울에서의 일이다.
세윤이를 어린린이집에 보내고 출근하고 없는 아들집엘 갔다.
아들에게 방문을 알리지않고 우렁각시처럼 청소를 해 둘 요량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집안 상태는 심각했다.
폭풍청소에 손빨래와 세탁기용으로 분류해 건조까지해서 바로 착용 가능하게 해두느라
4시간여를 점심 먹을새도 없이 해댔다.
그래도 냉장고청소와 싱크대정리, 다람질을 못했다.
세윤이 하원할 시간이 다가와 중단하고 다음날 또 갔다.
이불까지 돌리고 건조시킨후 셔츠 넉장 바지 두개 남방 두개를 다리고나니 일어설수가 없다.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누웠다 일어나는데 엄마야!!!! 허리를 움직일수가 없다.
삐끗하다는게 이런것일까.
처음 느껴보는 통증에
주변의 허리아파 불편을 겪는 분들의 얼굴이 스치고 나도 마침내 이런 날이 오고 말았구나싶었다.
한참을 삐끗한 허리를 어르고 달래어 겨우 일어서보니 제대로 걸을수가 없다.
그래도 행여 까는게 귀찮다고 안먹을까싶어 오렌지 3개를 까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집을 나왔다.
저녁에 퇴근한 딸이 걸음걸이가 엉거주춤하니 이상했는지 왜 그러냐고 물어도 걱정 끼치기 싫어 아파도 아프다고 말도 못했다.
잠 잘때 기도까지했다.
내일 일어나면 감쪽같이 안아프게 해달라고.
그랬더니 다행히도 기도빨이 있었는지 견딜만했다.
광주로 내려와 하루 더 자고나니 괜찮아졌다.
이제 나는 젊지않다.
고로 몸을 돌봐야할 때다.
그래도 언제 그랬냐는듯 그저께는 하하팀 다섯이서 비틀즈의 오블라디오블라다를 부르며 월출산까지 다녀왔다.
삶은 계속된다......
나는 여전히 건강하고 건재하면 좋겠다.
첫댓글 언니는 절대 노인아닙니다. 세상 돌아가는 물정 팍팍 인지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행동,생각까지..노인이라니요.제가 노인이지요.서울 가면 지하철 헤매요. ^월출산 등반까지.야호! 대단합니다. 하하님들은 건강해서 내 부러움 1호랍니다.
언니~~오늘 글은 늘 언니 옆에서 산행할때 버스어플 깔아놓고 버스시간과 경유지 검색 해 보라며 알려고 노력하라고 일침 주었던게 떠올려지네요^^
월출산 산행 가실 수 있도록 금새 허리가 좋아져서 정말 다행이에요~
사모님 허리도 금방 좋아질 수 있도록 우리 기도드려요^^
경로우대 너무 언니와는 안 어울리는거 아시죠? ㅎ
글 재밌게 잘 읽었어요^^🤗
'햇노인'이 주는 어감이 산뜻합니다. 이한언니의 삶 또한 '햇'스럽게 느껴집니다.
지금처럼 건강한 마음,몸 잘 유지하시면서 전혀 노인같지않은 지금의 삶,쭈~욱 되시길 바랍니다.
자기 현 위치를 사유한다는 것 매우 중요합니다.
나 교사할 때 그 시간에 교육할 학습목표를 제시하고, 전 시간에 했던 수업을 확인하고 아울러 다음시간에 할 수업을 예시하지요, 더 크게는 기차가 목포에서 서울을 갈 때 각 역을 지나듯이 기차 전체의 여정을 열거하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도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전체의 여정에 오늘을 살고 있지요.
이런 사유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래도 성공한 삶이라 생각됩니다.
굳이 경로우대 거절할 필요는 없다는 말에 동의하고 , 또 다른 역할을 빡시게 하면 되지요.
그런데 너무 아들 딸 도울 필요는 없고 , 필요하다고 한 것만 하소서 너무 선수치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