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8일 일요일
성산 일출봉에서 출발하여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도로를 가로지르는 해녀들을 발견,
바로 차를 세우고 해녀들을 따라가보는 이곳은 세화 바닷가..
아직도 이곳은 물질을 하고 사는 해녀들이 많이 살고 있는 모양이다.
제주 본토 발음과 억양으로 주고 받는 말들을 하나도 못 알아먹겠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듣겠다고 하니까
육지에서 시집 온 우리 며느리도 내 말을 잘 못 알아먹는데
어떨 때는 알아듣고 예, 또 어떨 때는 못 알아먹고도 예, 예.. 그러는디, 뭐... 하신다.
사진 몇 장만 찍으께요.. 해놓고는 스토커처럼 따라 다녔다..ㅎ
결이아빠가 바다에서 잡아온 거 우리가 살 수도 있냐고 물으니
이따가 네 시 쯤 오라고 하시는데 그 시간이면 배 타려고 준비하는 시간이라
다음에 오면 이 곳 어디에 숙소를 정하면 싱싱한 해산물 즉석에서 먹을 수 있겠노라 미리 군침 흘렸다.
물안경 안에는 뭐예요? 하고 물으니
쑥이란다. 물안경에 습기가 차면 쑥으로 닦아낸다고..
발에 물갈퀴도 신으시고 꼬챙이같은 것을 더 날카롭게 갈기도 하시고
물 속에 들어가시기 전 이런저런 준비로 분주하다.
왜 신발도 안신고 맨발로 오실까 궁금했는데
물갈퀴 신으실라고 그랬구나..
채비를 마치신 부지런 하신 한 분이 먼저 들어가신다.
얼마나 물이 차가울까.. 내 몸이 다 오싹해진다.
몸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바다 속 아래로 끌어내리기 위해
허리에 무게를 더하는 띠도 두른다.
미처 해결하지 못한 급한 용무를 주변에서 살짝 해결하시고는 다시 잠수복을 입는데
어찌나 복잡하고 힘들어보이든지..
서툰 사람은 입다가 찢어먹기도 한단다.
"속에 입은 옷은 안 젖어요?" 물어보니
"젖어~~~" 하시는 표정이 무척 고달파 보이셔서 가슴이 아리다.
그저 "아우~ 추우시겠다..." 는 말만 해드릴 뿐
사진 찍기도 미안해서 더는 안되겠다. 발길을 돌린다.
옛날부터 제주의 여성은 밭에서 김을 매지 않으면 바다에서 물질을 해야 하는 운명에 순종하여 왔다고 할 수 있다.
제주의 소녀들은 7~8세 때부터 헤엄치는 연습을 시작하여
12~13세가 되면 어머니로부터 두렁박을 받아 얕은데서 깊은 데로 헤엄쳐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
15~16세가 되면 바닷속에서 조업을 시작하여
비로소 잠녀, 즉 해녀가 되고
17~18세가 되면 한몫 잡이의 해녀로 활동한다.
이때부터 40세 전후까지가 가장 왕성한 활동시기이다.
제주의 어머니 해녀
오늘은 어떤 바다를 보고 있을까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바다를 찾게 하는가
저 넓은 바다를 향해
보이지 않는 바다 속을 향해
태왁 하나만을 의지하는 그녀들
그녀들을 제주의 어머니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