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네 인생이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도 못하고 살아왔다. 우리 세대나 그 전세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았을까. 열사의 나라에서 땀흘렸던 아버지들이 자기 인생 타령을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7,80년대를 거처온 남편들이 휴일도 없는 고된 일상을 지나면서 오직 자신만의 인생이란 생각을 했을까 싶다. 오직 가족을 위한다는 희생정신이 전부였을태고, 나는 내남편이 그렇지 않다고 평생을 원망해 왔다. 오직 처자식을 돌보는 일이 전부였고, 아내들 역시 남편이나 자식들 뒷바라지라는 명분으로 자신의 인생을 덮었다. 아니, 남편과 자식들이 인생의 전부였다. 내 인생이 반듯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어디서 이런 뜬금없는 내 인생이란 말이 나타나서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으니 서로 다름에 대해서 옳다거나 아니라고 말할수는 없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참 안타깝다. 내 인생을 따라가는 동안 자식들을 방치하고 방임해서 이룬 성공이 정말 자기 성취가 될까. 아니, 반듯이 성공이 기다리는 것도 아닐게다. 죽도밥도 아닌 상황에 맞닿뜨리게 되었을때도 내 인생에만 코박고 있을텐가. 가족관계가 더는 우호적이지 못한것 같다. 가정도 그 뜻이 무너지고 있어보인다. 어쩌면 각자도생이란 말이 가정에서 부터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큰애, 입에 못담을 욕설로 온갖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것 같다. 공부 안한다. 내 가방에서 헨드폰 꺼내가는게 자연스럽다. 완강하게 자제 못하는 내 책임은 없을까. 밥먹은 시간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다. 그걸 보는게 진저리가 나다가도, 이런 상황마저 머지않아서 끝나리라는 생각에 아쉬움마저 느끼는 것 아닌지,,, 아들 집에서의 나의 존재감은 이제 없어보인다. 한끼 밥을위해서 애들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더이상은 반가운 존제는 아닌듯 싶으니까. 내 인생, 이게 내 인생이라고 생각해왔다. 구질구질하고, 누추하고, 무능하고, 값없고,,, 한심한가. 다 무시하고 내 인생을 찾는다며 나셨다면 어땠을까. 광명이 있었을까. 아닌것 알고있다. 내게 올 광명이 있다면 내가 어디에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찾아왔을게다. 내 인생 네인생이 따로 있는것은 결코 아니다. 그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이건 내 생각일뿐이다. 가치관의 차이니까.
주기도문을, 사도신경을 다시 외운다. 마음을 다해서 외운다.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이 조금씩 다르게 번역되어 있기는 하지만 내가 버벅거리는것은 그 때문이 아니다. 사실 그동안 집중해서 기억하려고 했던 적이 없었다는게 솔직한 고백아닐까. 이제 갈때도 되었는데, 설마하니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을 외어보라고는 안하시겠지만, 그래도 이거나마 알고 있는게 안심이 될것 같아선가? ㅎㅎㅎ, 참 싸구려다. 어쩌면 싸구려만 좋아하더니 이런것까지 퉁치려하는 것인지, 밉쌍아니랄까봐 밉상짖이 극상맞다. 채송화는 여전히 곱다. 하루만 피고지고를 하니까. 국화는 빛을 다한것 같고,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봉숭화나 접시꽃은 어떨까. 비좁은 화분속에서 너무 늦게서야 싹이 나온게 문제였을지도 모르지만, 어찌보면 인생을 닮은것도 같아보인다. 누구 탓이면 뭣할것인가. 꽃도 못피워본게 달라질까. 높은 창공을 거침없이 날고있는 독수리가 되고싶고 부려웠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독수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외롭고도 곤고할까는 미처 몰랐다. 독수리라고 참새보다 반듯이 행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참새면 참새로 잘 살아가는게 행복이고 최선이다. 다른 무엇인가를 부려워 할일은 아니다. 이젠 철좀들자! 78나이를 생각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