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엔 뒤척이고 뒤척이다가 아니라 자고 또 자고를 반복했다. 아마도 꼬박 12시간쯤은 잠을 잔것같다. 이렇게 계속 잠을 자다보면 죽는 것일까. 그렇다면 죽는일이 아주 쉽지않겠어? 자고 또 잔다고해서 죽는일은 없을까. 잠은 또다른 죽엄이라고도 했는데,,, 한번 끝까지 자볼까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일어났다. 죽기는 싫어서인지, 아직 살아있음을 증면하기 위해선지, 일어났다. 그리고 TV를 틀었는데 지금까지다. 중국무협물이다. 제목이 뭐였더라. 지금은 또다른 무협물이 방영중이다. 하루뿐이 아니다. 나의 하루하루가 중국무협물 드라마가 아니면 유럽판타지 소설로 채워지고 있다. 추수감사절 헌금봉투에 감사제목으로 "무탈한 일상 주셔서 감사, 빈둥거리며 무위도식하게 하심도 감사, 돈돈거리지 않게하심도 감사"라고 쎴다. 농담 아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진심이었다.무탈한 일상을 비롯하여, 내가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게 사실 기적같은 은혜이며 감사임에 틀림이 없다. 역사의 중심에 서서 갈바를 몰라 허둥대는 영웅들을 왜 부려워 했는지 이해가 안간다. 독수리가 푸른 창공을 거침없이 날아오르기까지 얼마나 분투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천에 용이 왜 그렇게 부려웠을까. 연못에 갖혀 땅속을 비비적거리는 미꾸라지가 헐씬더 행복할수도 있는데,,, 참새가 독수리보다 더 안전하게 오래살수도 있는 것인데, 무명이 유명보다 못하다는것도 편견이다. 그 편견속에 나를 가두지는 말아야 할것이다. 나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하고, 나 자신에까지 인색하면서 인생을 말한다는것이야 말로 부끄러운 일이닐까 싶다. 10월도 갔다. 오늘은 11월 하고도 2일이다. 내일은 며늘 생일이다. 이제는 눈감았지만,,,. 십년넘게 미역국 끓여주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밥을 사기도 했고, 약소하지만 금일봉도 제공했다. 내 나름의 소꼽놀이지만 열심을 내본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만 포기했다. 며늘은 단연코 남이다. 되도록이면 멀리하는게 좋은 타인 말이다. 나역시 생일없이 살았다. 스스로 미역국을 끓인다는것도 내끼지 않는 일이었다. 내가 뭐 대단한 존재라고 하는 자기 비하감도 있었고, 지금도 미역국은 없다. 아이들과 식당에서 밥먹고, 아들이 케익 사들고 와서 노래부르고 촛불껐다. 감사해야하고 행복해야하는게 맞다. 나는 못챙겨줬던 생일 챙겨주니 안그런가. 세상이 달라졌다고 한다. 가치관이 달라진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기본적인 감정마저 달라진 것은 아닐게다. 감정코칭 시간에 잊었던 16섯때의 나를 생각했다. 그립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것은 아니지만, 파아란 하늘과 넓은 들판과 거기 맴돌던 그때 그꿈들이 아른거린다. "얼굴"속에는 온통 아름답고 그리운 무지개 꿈들이 남아있는듯 하다. 내게 어느듯 60여년의 그리움이 쌓이게 된것인지,,, 까만 통치마에 흰저고리 소녀가 늙은 파파가 되어 갈날은 기다리고 있다니,,, 주님, 제 날은 얼마나 남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