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일 10월 13일(수) 오전 맑음 / 오후 구름 많음 / 기온 10도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3,440m)-조르살레(Jorsale 2,805m)-몬조(Monjo 2,835m)-팍딩(Phaakding 2,610m)
보름이 넘는 시간이 그야말로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리나 그 시간은 필자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분명 큰 밑거름이 될 시간이었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이제 다시 가족생각, 밀려있는 업무, 지인들과의 이해관계, 머리가 복잡해 지는 것을 느끼며 이제는 조금씩 현실로 돌아가고 있다.
오늘도 길은 내리막길에 거리도 짧아 오전8시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마친 후 천천히 10시에 출발하기로 되어있으나 새벽을 가르는 돌 쪼는 날카로운 정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이곳 남체에도 개발 바람이 한창이다. 여기저기 건축공사로 온 동네가 시끄럽다. 이곳에서의 건축공사는 자재수급이 어려운 콘크리트나 벽돌을 사용하지 않고 비교적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들의 돌을 다루는 능력이 가히 예술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직 정 하나만을 가지고 돌 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화강암을 두부 모 자르듯이 반듯이 잘라 벽을 쌓는 기술에 다시 한번 놀랜다.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고 마당으로 나오니 아침 날씨가 맑다. 마을 앞에 우뚝 솟은 꽁테 산이 깨끗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계단식으로 된 마당 담장아래 텃밭에는 푸른빛의 싱싱한 배추가 가을 서리에 젖어 싱그러움을 더한다. 아마도 해발 3,400미터에서 자라는 이곳의 배추는 모두 고랭지 채소일 것 이다.
마을 한 가운데로 난 길을 관통해 마을을 빠져 나오며 이제 언제 또다시 올지 하는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남체 마을을 한번 뒤돌아본 후 팍딩(Phaakding 2,610m)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그러나 길은 올라올 때 느꼈던 것보다 하산 길에서 느끼는 가파름이 휠씬 크다. 이런 가파른 길을 지그재그 잘도 올라왔구나 생각하니 필자 스스로가 대견스러워 진다.
다시 길은 거칠게 좌로 우로 휘돌아 치며 내리막을 만들더니 드디어 그 끝을 협곡에서 맺는다. 우리가 남체에 오르기 위해 마지막으로 건넜던 협곡의 출렁다리가 우리일행을 맞는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두드코시” 강을 따라 거칠게 굽이치는 급류를 바라보며 하산을 계속한다.
이젠 날씨가 덥다. 입었던 복장을 더욱 간편하게 다시 고쳐 입는다.. 조용하던 길에 한 무리의 야크 떼와 트래커들이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올라오고 있다. “라마쓰떼” 가볍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그만큼 우리에게 여유가 생겼다..
커다란 출렁다리를 또다시 건너니 나지막한 오르막이 시작되더니 그 위에 우리가 상행 길에 입산신고를 했던 조르살레 “사가르마타” 입,출입 신고소가 위치해 있다. 우리도 이곳에 들려 하산신고를 한다. 그리나 아일랜드피크 등정 증은 하산하여 카투만두에서 수령해야 한단다.
오전12시 30분 몬조(Monjo 2,835m) 롯지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한다. 롯지에는 우리일행 이외에도 외국에서 온 젊은 남녀도 있고 노년의 부부로 보이는 사람도 보인다. 그런데 올라갈 때나, 내려올 때나 한국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당초 계획이었던 촐라패스와 고쿄를 기상악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취소하는 바람에 전체 일정에 이틀의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지금까지 별 탈 없이 계획한 일정으로 하산을 하고있다. 그렇지만 다시 기상이 악화된다면 우리는 오늘이라도 팍딩까지 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대기하며 기상이 좋아지길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오늘부터는 기상이 좋아져 무리해 팍딩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오후3시 30분 상행 길에 묵었던 텐디 사장의 삼촌댁인 스타(Star) 롯지에 도착했다. 그래도 구면인지라 주인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이젠 벌써 집에 다 온 기분마저 든다. 방은 상행 길에 사용했던 방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리고 보름 만에 드디어 샤워를 할 기회가 생겼다. 차가울 것으로 생각했던 샤워기의 물이 어쩐 일인지 미지근한 온수가 나온다. 이곳에서 온수를 사용하려면 주인에게 부탁을 해 돈을 지불하고 온수를 사용해야 하는데 살다 보니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면서도 언제 온수가 그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샤워를 마친다.. 개운하다는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하는가 보다. 컨디션도 최상으로 끌어 올려주는 것 같아 기분도 좋다.
이때 바깥이 시끄럽다 트래커 한 분이 말을 타고 가다 앞서가던 말에서 짐이 떨어지는 바람에 뒤따른 던 말이 놀라 말과 함께 사람이 20미터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과 말 모두 구조가 되었다. 천만다행한 일이다.
저녁식사는 한식으로 준비되었다 그러나 식사도중 2번이나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바람에 식사가 어떻게 끝났는지 맛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저녁무렵의 남체마을 풍경 입니다.
동네는 개발로 건축현장이 여기저기 있습니다.
이른새벽부터 이 돌다듬는 정 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런 4층건물도 다 저런식으로 짓습니다.
남체마을을 떠나면 아쉬운듯 돌아봅니다.
남체마을에 오르는 유일한 출렁다리 입니다.
솔로 쿰부히말라야 트래킹에는 크고작은 이런 다리를 수도없이 건너야 합니다.
또다른 다리를 건너는 일행들..
미스터 사우디아라비아 입니다..
포터의 표정에서 행복지수가 왜 높은지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마을앞을 지나는 일행들
성수기로 외국 트래커들이 많습니다..
"나마스떼-네팔말" (내안에 신이 당신 안에 신에게 안부 여쭙니다) 우리 어릴적 기브미어 초코렛 보다는 휠씬 여유가 있습니다.
또다시 마을을 지나는 일행들..
출렁다리와 포터..
강건너 마을..
드디어 팍딩 마을이 보입니다..(사지은 아랫팍팅)
팍팅 마을에 도착하고 있는 일행들...
첫댓글 화성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나요?
사우디아라비아는 화성이 아닌 김포에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