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란 경이롭지만 불완전한 일종의 타협의 과정입니다.
자연선택은 생명이 '개선 improvement' 되는 적응이 아닌
현재 환경에서 어떡하든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진행됩니다.
그 예로, 가장 흔한 효소 결핍 유전병인 '잠두중독증' 보인자는 자연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아
전 세계 4억명이상(전 세계인구를 5억이라치면 10%에 가까운 수치)이 보유한 상태로 번성?해왔습니다.
이 질병에서 결핍된 효소인'글루코스-6-인산탈수소효소 (G6PD)' 는
적혈구를 파괴하는 화학물질(유리기)을 없애줌으로써 세포를 온전히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잠두(누에콩)와 항말라리아제(프리마킨)는 유독한 유리기를 발생시키는데
정상인은 충분한 G6PD가 있어서 이 유리기를 없애주니까 문제가 되지 않지만,
G6PD가 결핍된 사람이 누에콩이나 항말라리아제를 먹으면
적혈구 파괴가 가속화되어 빈혈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G6PD돌연변이유전자(G6PD생성결핍유전자)는 X-성염색체에 탑재됩니다.
그래서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 비율이 높으며
증상도 여성에서 나타나는 증상보다 다양하고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일부에서는 우성 X연관 유전 형질로 유전되는데
이러한 유전 형질은 항상 표현되는 것은 아니며
질환의 증상도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부분적인 우성 (partially dominant)”이라고도 합니다.
● 남성은X'(X돌연변이) + Y = X'Y ㅡ> 돌연변이 발생
● 여성은 X'(X돌연변이) + 정상X = X'X ㅡ> 돌연변이 아님
X'(X돌연변이) + X'(X돌연변이) ㅡ> X'X' 일때만 돌연변이가 생긴다.
즉 여성의 경우 심각한 G6PD결핍이 적다.
G6PD 결핍빈혈은 적혈구가 원래 수명보다 빨리 파괴되는 것으로,
특히 콩의 한 종류인 잠두(fava bean), 감염, 당뇨병산증, 항생제, 해열진통제 항말라리아제,
알레르기 약으로 쓰이는 페나세틴 (phenacetin), 화학물질 (벤젠, 페닐히드라진)과 같은 요소에 노출되면
급격히 용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잠두증독증의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특이점을 알아냈습니다.
1.누에콩을 먹으면 혈류에 유리기가 방류된다.
2.잠두중독증이 있는 사람,즉 G6PD효소 결핍된 사람은
이 유리기를 제거할 힘이 없어서 적혈구가 파괴되고 빈혈이 걸리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3.누에콩 재배자와 잠두중독증 보인자는 같은 지역에 거주(주로 아프리카와 지중해연안 등)한다
잠두증독증처럼 인간에게 해를 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도태되지 않고
4억 명 이상에게 퍼져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요.
이로써 이 질병이 생명에 유익점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하필 누에콩을 재배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잠두에 취약한 잠두중독증 보인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지중해 연안이라는 지역 특징'과 '적혈구' 의 연관성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지역은 치명적인 말라리아 전염모기가 많은 지역이고
말라리아 기생원충은 파괴되지 않은 싱싱한 정상 적혈구가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G6PD보인자의 적혈구는 말라리아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기때문에
말라리아에 노출된 사람은 차라리 덜 위험한 잠두중독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G6PD 결핍되지 않은 정상인들도 누에콩을 먹으면
평시보다 유리기가 방출되고 산화제 농도가 올라가서
말라리아 기생균의 서식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간은 '아파야 삽니다'.
말라리아라는 극도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잠두중독증을 앓는 쪽을 선택했듯,
최악의 위험을 피해서 차악을 선택하는 과정이 진화의 큰 축을 이룬 것 같아 보입니다.
약물을 쓰는 것도 그와 같은 원리가 작용합니다.
점잖은 자리에서 코를 훌쩍이는 수모를 피하기 위해
졸리는 고통을 감수하며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고,
친식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얼굴이 붓는 괴로움을 감내하며 스테로이드제를 쓰고,
참기 힘든 통증을 피하기 위해
참을만한 속쓰림을 받아들이며 비스테로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합니다.
원하는 effect를 위해서 side-effect를 감수하는 것이죠.
우리 삶 또한 그런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떤 것이 좋아서라기보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그것을 선택하는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선거에 임할 때 어떤 후보가 좋아서가 아니라 싫은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표를 찍기도 합니다ㅡㅡ;
맞지않는 결혼생활이나 직장생활로부터 탈피하지 못하는 것도 막상 이탈했을 때 맞닥뜨리게 될 혼란의 고통을 피하기 위함일 때도 있습니다.
최선이라기보다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 진화에서마저 보여주는 생명의 섭리인가 싶어서 살짝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네요^^;;
첫댓글 최선을 피해 차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죠~ 많은데요~
어떨때는 아주 그냥 판을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살아보면 별일이 없더라는.
판바꾸기 경험이 있는 분들은 글케 말씀하시더라구요~
저같은 소심스타일은 고기탄다고 궁시렁대면서 쓰던 판 끝까지 주우욱~~ㅋㅋ
앞으로 많이 배우겠습니당~^^
제 생각은요
진화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최선이라기보다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이 아니라 그 선택이 최선이 아니었을까요?
정치에서는 판을 바꿀 수 있다면 좋겠으나 판을 못 바꾸니 차악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지요~~~
삶도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저는 늘 차악이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지요
힘들고 어렵더라도
최선을 선택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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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님, 앞으로 이 방에 들어오면 유경님 글 많이 볼 수 있는거죠? ㅋ 몸이 허약하게 타고난 사람은 건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기때문에 나중에는 오히려 건강하게 태어난 사람보다 더 튼튼해진다고... 아프고 보니 아프지 않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게 된 저는 아파야 산다는 책 제목을 처음듣는 순간 격하게 공감했답니다^^ 독자를 생각하셔서 자주 올려주세요. 즐독하겠습니다^^
누구시더라....? 율마님~ 누구신지 짐작 갈듯도 하구요^^
저의 부족한 글 읽어 주신다니 감사하구요~댓글로 격려해주시니 더더 감사하구요
흰 팔의 헤라 여신이십니다.
아~우리의 밸리여신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