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영화. 이 영화를 보고서 로빈 윌리엄스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가 나오는 영화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연구실에 새로 들여온 콤보(DVD/VTR)를 시험하고자 이 영화를 틀어 놓고 보게 되었다. 런닝타임이 137분에 달하는 긴 영화지만,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영화이다. 테리 길리엄 감독 작품으로, 제프 브리지(잭 루카스 역)와 로빈 윌리엄스(페리 역)의 탄탄한 연기를 맛볼 수 있는 영화이다.
잘 나가는 라디오 DJ로 시청자들과의 전화 통화로 인기를 구가하던 잭은 어느날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한 시청자가 시내의 식당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사람을 죽이고 자살했다는 보도를 접하게 된다. "잘 나가는 여피족들은 편한 것만 추구하는 악마들"이라며 "늦기 전에 쓸어버려야 해"라고 얘기했고, 자신의 프로 애청자였던 이가 그런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은둔한 채 삶의 의미조차 찾지 못한다. 시내 변두리의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는 여자에게 빌붙어 살며, 여전히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잭.
어느날 시내를 방황하다가 불량배에게 맞고 있던 잭을 홀연히 나타난 페리가 구해준다. 부랑자로 살아가고 있는 페리는, 잭의 애청자가 일으켰던 사건으로 아내를 잃고 역시 대학 교수직까지 버리고 은둔하며 살고 있었다. 아내를 잃은 이후 페리는 정신병원에 드나들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냈던 것이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페리의 주변을 떠돌며 그를 도와주고자 한다. 페리는 성배를 찾아야 한다며, 그것을 위해 신이 자신에게 잭을 보내주었다고 말한다. 어느 잡지에 있던 사진 속의 트로피가 성배라고 믿고 있는 페리.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피셔킹"은 페리가 잭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이다. 어렸을 때 숲속에서 불꽃 속의 성배를 보게되었고, 그를 잡으려다 손이 데었다는 왕이 바로 피셔킹인 것이다. 성을 방황하던 바보가 혼자 있는 왕을 보고 목이 마르다고 하자 옆에 있는 컵에다 물을 담아서 건네주었다. 바보의 손에 들린 것은 바로 왕이 일생 동안 찾아다니던 성배였다는 것이다. 최고의 기사도 찾지 못한 성배를 어떻게 찾았느냐는 왕의 질문에, 자신은 그저 당신이 목마르다는 것을 알고 컵에 물을 담아주었을 뿐이라는 바보의 답변이 돌아왔다. 어쩌면 성배란 사람들이 가장 귀중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이지만, 자기의 주변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는 이 영화를 가리켜 "비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고독한 도시인들을 향한 묵시적인 우화"라고 말했다. 잭은 페리에게 사랑하는 여인인 리디아(아만다 플러머)를 소개해주고, 다시 불량배들에게 맞아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그를 위해 잡지 속에 보았던 성배를 찾아 전해주기도 한다. 페리가 성배라고 믿고 있던 그 트로피는 바로 골프우승컵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얻으려고 몰래 잠입했던 잭은 그 저택의 주인이 자살을 기도한 것을 경보기를 울리게 해 살리게 된다. 자신의 말로 인해 누군가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고, 또 자신의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을 살리기도 하는 상황들.
페리가 아마다를 쫓아가던 지하철 역의 장면에서 모든 사람이 춤을 추던 모습이 환상 속에서 펼쳐진다. 또 뉴욕의 한복판에 있는 공원에서 한밤중 나체가 되어 달을 바라보는 페리의 모습과 그 옆에 옷을 입은 채 나란히 누워있던 장면도 인상적이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페리와 잭이 나란히 나체로 누워 대화를 나누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자신의 성공만을 생각하던 잭의 이기적인 행동들이 페리로 인해서 되돌아 보게 되는 계기를 안겨주었고, 끝내 일도 사랑도 다시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를 꼽으라면 당연히 이 영화를 그중 제일 앞머리에 두고 있다. 오랜 만에 다시 보았지만 여전히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영화이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