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관리도 안하고 방치하다시피한 굵은주아들 입니다.
저는 이런 주아를 종구생산용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유를 짐작하셨겠지만
이런 주아들은 결국 쫑대를 달고 나오거나 2~4분구된 종구를 만듭니다.
마늘은 주아,종구,인편마늘 모두 무조건 커다랗게 생긴게 좋은건 아닙니다.
이처럼 왕우량크기의 주아는 분구종구가 나오게 되고,
큰종구와 큰인편마늘은 스펀지마늘(일명 뻥마늘)과 2차생장마늘이 나옵니다. 물론 재배력이 출중하다면야 사용하시는걸 만류하진 않습니다.
이것도 홍산마늘입니다. 어찌된건지 2쪽으로 나오더군요. 그중 한 알 입니다.
저희동네에 마늘을 40년동안 재배해왔다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해마다 큼직큼직한 마늘을 종자삼아 '종자가 커야 마늘도 큰벱여~'라곤 하시죠. 그런데
제가 키운 홍산마늘의 그 파릇파릇하고 씩씩한 모습에 지고싶지 않으셨는지 추비를 좀 더 넣으셨나봅니다. 저도 그 할머니의 대서마늘을 보고 지나칠때마다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마늘키가 어떻게 저렇게 크지? 라는 생각을 하며 그 할머니 마늘밭 가까이 가서보니 왠지 모양이 심상치 않아보였습니다.
대다수가 뻥마늘같아 보입니다.
뻥마늘이 될 마늘포기는 잎과 잎의 간격이 매우 좁아 마치 파인애플잎처럼 켜켜이 겹치는 형태가 됩니다. 바로 그런 잎들이 눈에 많이 들어 오더군요.
결국엔 수확할때 70%는 속 빈 뻥마늘이 나왔습니다.
마늘은 맹물만 닿게 해줘도 3개월이상 뿌리와 잎을 내고 잘 자랍니다.
양파가 그렇게 물컵위에서 자라는걸 보셨듯이요.
모든 종자는 종자자체의 배젖이라는 영양분을 분해해서 첫뿌리와 신초들을 만듭니다.
마늘도 식용부위를 조금씩 분해해서 자양분삼아 싹을 틔우지요.
이 자양분이 너무 많으면 사람과같이 비만마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비만마늘에게 밑비료를 거나하게 넣어주면 그 할머님처럼 실망할 일만 남게 됩니다.
그렇기에 마늘은 생장상태에 따라 '추비로 키운다'는 말이 성립됩니다.
시기에 맞지않게 생장이 과한상태라면 P.K(인산가리) 또는 P,Ca(인산칼슘)으로 생장을 억제하기도 해야합니다.
어떤 농튜버들은 4월부터 엄지손가락을 갖다대며 마늘대 굵기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잘못은 아니지만 위험스런 경우는 됩니다.
또한 그렇게 굵다고 자랑한 마늘은 2차생장이 빨리 다가옵니다. 분구가 한번 더 진행되어 홍산마늘임에도 11쪽이 나오게 됩니다. 더 심하면 9~11쪽마늘에서도 마늘대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국 마늘쫑대가 여러개인 마늘을 뽑게 됩니다.
이건 실수가 아니라 마늘의 생리적 특성을 파악하지 못해서 발생되는 일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굵은주아를 일반마늘처럼 유공비닐에 1구 1알씩 파종하면 소,중급 종구마늘이 생산됩니다. 5쪽으로 분구된다면 최상일테고 3~4쪽이라해도 종자로서는 아주 좋은편에 속하게 됩니다.
다만 일반마늘에 비해 쪽나누기가 좀 어려울지라도 충분히 가치는 있다 하겠습니다.(2구종구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