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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밖의 강의실
2016년 여름 첫 번째 강의
2016-6-10
폭력, 은폐, 아름다움, 에로스
인디언 달력 6월
옥수수 수염이 나는 달 / 위네바고 족 더위가 시작되는 달 / 퐁카 족 나뭇잎이 짙어지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황소가 짝짓기 하는 달 / 오마하 족 옥수수밭에 흙 돋우는 달 / 앨콘퀸 족산딸기가 익어가는 달 / 아니시나베 족, 유트 족옥수수 모양이 뚜렷해지는 달 / 동부 체로키 족곡식이 익어가는 달 / 모호크 족잎사귀가 다 자란 달 / 아시니보인 족전환점에 선 달 / 주니 족수다 떠는 달 / 푸트힐 마이두 족새끼 손가락 달 / 클라마트 족말없이 거미를 바라보게 되는 달/체로키·족
1. 으르고 어르는 문학의 기능
1) 미트리다테스Mithridates 기능
“그대는 모르겠소? 로마인들이 우리 지역으로 눈을 돌린 것은 서쪽에는 큰 바다가 펼쳐져 있어서 그들의 진격을 방해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집이든 아내든 땅이든 로마인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주변 주민들을 강탈한 결과라는 것을. 그들도 옛날에는 난민이었소. 나라도 없고, 가족도 없는 낙오자 무리에 불과했었소. 그런데 주변 사람들의 희생 위에 국가를 세웠소. 어떤 법률도, 인간의 윤리도, 어떤 신도, 친구나 동맹자가 가진 것을 강탈하고 파멸시키는 행위를 용납할 리 없소. 악의에 찬 눈으로 다른 민족을 노려보고 노예화하는 걸 용납할 리 없소.”
미트리다테스의 조상, 루브르 박물관
흔히 역사는 승자의 관점에서 쓰인다고 하지만, 실은 패자의 반론도 넉넉하게 받아준다는 점이야말로 역사의 숨은 매력이다. 오늘날 터키와 크림 반도 일대의 폰투스(Pontus) 왕국을 다스렸던 미트리다테스 왕(Mithridates VI of Pontus, 기원전 135~63)이 파르티아(Parthia) 왕에게 보냈던 편지도 마찬가지다. 로마에 대항하는 군사 동맹을 요청하기 위해 보냈던 당시 편지는 이웃 국가들과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며 영토를 확장했던 로마에 대한 규탄으로 가득했다. 이 편지만 놓고 보면 로마는 영락 없이 지중해의 패권을 노리는 제국주의 국가요, 미트리다테스 자신은 로마의 압제에 맞서 싸우는 투사였다.
실제 미트리다테스의 삶은 로마와의 투쟁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기원전 88년부터 20여 년간 세 차례에 걸친 로마와의 전쟁은 그의 이름을 따서 ‘미트리다테스 전쟁’이라고 불린다. 흑해 일대의 해상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그는 다른 국가들처럼 로마와 타협하거나 굴복하기보다는 당당하게 ‘로마의 적’을 자처하는 편을 택했다. 1차 전쟁 당시 그의 지시로 학살된 로마 주민은 8만~15만 명으로 추정된다.
로마의 독재관 술라(Lucius Cornelius Sulla Felix, 기원전 138~78), 술라의 측근이었던 루쿨루스(Lucius Licinius Lucullus, 기원전 118~57),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기원전 100~44)와 함께 ‘삼두정치’를 이끌었던 폼페이우스(Gnaeus Pompeius Magnus, 기원전 106~48) 등 3차례에 걸친 ‘미트리다테스 전쟁’을 이끌었던 로마의 총사령관들도 당대 최고의 실력자들이었다.
특히 폼페이우스와 대결했던 마지막 3차 전쟁은 10년간 지속됐다. 미트리다테스는 45일간 계속된 로마군의 포위 공격을 뚫고 탈출에 성공했지만, 이 전쟁에서 패한 뒤 독을 마시고 자결한 것으로 전한다. 로마 제국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숙적의 삶도 68세로 막을 내린 것이다. “로마인이 공격했던 왕들 가운데 폰투스의 왕 미트리다테스만큼 용감하게 저항하고 더불어 로마를 궁지에 몰아넣은 왕도 없었다”라는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샤를 드 몽테스키외(Charles De Montesquieu, 1689~1755)의 평가처럼, 미트리다테스는 한니발(Hannibal, 기원전 247~183/182) 이후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적으로 손꼽힌다.
지금껏 전하는 미트리다테스의 일화 중에는 유독 잔인하고 광폭한 성격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거대한 제국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투사의 성격도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승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도 과장되고 왜곡되는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어쩌면 둘 다 조금씩 진실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
미트리다테스는 선왕의 타계로 10세 때 왕위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섭정에 나서자, 미트리다테스는 자신을 음해하는 정적들의 감시를 피해 소아시아 일대를 방랑하면서 숨어 지냈다. 방랑 시절에 독약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서 그는 독초와 해독약을 직접 조제할 줄 알았다고 한다. 치사량에 이르지 않을 만큼만 독을 써서 저항력을 키우는 면독법(免毒法)도 그의 이름을 따서 ‘미트리다티즘(Mithridatism)’으로 불린다. 미트리다테스는 언어 감각도 탁월해서 자신이 다스리는 20여 개 지역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고 한다. 야만인이되 지극히 영민한 야만인이었던 셈이다.
성년이 된 뒤 돌아와 왕좌에 오른 그는 어머니를 감옥에 가둔다. 당초 공동 왕위 승계자로 지목됐던 남동생은 처형했다고 한다. 왕위에 오른 뒤에도 미트리다테스는 자신의 왕권에 도전한다고 의심했던 아들을 셋이나 죽였다. 결국 미트리다테스(미트리다테스) 6세는 거의 30년 가까이 로마와 전쟁을 치른 끝에 그의 아들 가운데 파르나케스(Pharnaces II of Pontus) 왕자가 반기를 들고 로마에 투항하자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원전 63년 자살을 결심했다.
그런데 그 자살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아버지와 함께 저승길을 택한 그의 딸들은 독약을 마시자마자 다 죽어 버렸지만, 정작 그에게는 독약이 아무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독약이 혈관을 타고 빨리 퍼지도록 방 안에서 이리저리 뛰어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미트리다테스 6세의 몸이 독에 대해 이처럼 놀라운 저항력을 갖게 된 이유는, 그가 독살을 피하기 위해 일생을 두고 조금씩 몸에 해로운 성분들을 섭취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것은 의심의 여지 없는 사실이었다. 미트리다테스 왕은 독에 대한 면역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미트리다테스 6세는 켈트족 출신의 외인부대 병사를 한 명 불러다가 검으로 자기를 찔러 죽이라고 명령했다. 목숨을 잃은 왕과 딸들이 함께 있는 장면은 한 폭의 그림으로 영원히 남았고, 2년 뒤 승리감에 도취된 폼페이인들이 개선행진 때 그 그림을 공개했다.
파르나케스는 배반의 대가로 아버지의 왕국을 물려받았지만 카이사르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나라를 잃었고, 이어진 또 다른 전투에서 숨지고 만다. 당시 카이사르가 파르나케스 왕을 꺾고서 했던 말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였다. 아버지의 끈질긴 저항에 비하면, 너무나도 허무한 패배였다.
알란 클리네ㆍ세실리아 클리네, 원미선 옮김, 『고대 그리스로마의 진기록들』,물레, 2008년.
문학비평가 라이오넬 트릴링은 문학의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이 면역 기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트리다테스적 기능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비극이 세상에서 겪게 될 악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믿음을 반영한다. 세상은 아름답고 따뜻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기와 배신, 살인과 협잡이 일어날 수도 있는 곳이라는 것을 문학이 미리 체험시키고 대비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한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은 오히려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데 중독이 바로 그 증상이다.
2) 카타르시스katharsis 기능
정화(淨化) · 배설(排泄)을 뜻하는 그리스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 제6장 비극의 정의(定義) 가운데에 나오는 용어. ‘정화’라는 종교적 의미로 사용되는 한편, 몸 안의 불순물을 배설한다는 의학적 술어로도 쓰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진의에 대해서는 이 구절의 표현이 불명료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이설(異說)이 분분한 채 오늘에 이르지만, 요컨대 비극이 그리는 주인공의 비참한 운명에 의해서 관중의 마음에 ‘두려움’과 ‘연민’의 감정이 격렬하게 유발되고, 그 과정에서 이들 인간적 정념이 어떠한 형태로인가 순화된다고 하는 일종의 정신적 승화작용(昇華作用)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정신분석에서는 무의식 속에 잠겨 있는 마음의 상처나 콤플렉스를 말 · 행위 · 감정으로써 밖으로 발산시켜 노이로제를 치료하려는 정신요법의 일종으로, 정화법(淨化法) 제 반응(除反應)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마음의 상처 · 응어리는 상기하거나 말하기가 괴롭고, 전혀 생각나지 않는 수도 있다(抵抗).
2. 국가와 개인
'주역'의 기본 정신은 "작은 변화(낌새)를 보고 다가올 변화를 대처함(견기이작·見機而作)"이다.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풍수의 제일 원리는 변화에 주의해야 함(風水的第一 原理,改變千萬要注意)"이라고 하였다. 국가의 작은 낌새에도 그 대처를 생각하는 게 개인의 지혜로움.
1) 프랑스「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
프랑스 혁명 당시 1792년 4월 24일 밤 혁명군 공병대 장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였던 클로드 조제프 루제 드 릴이 작곡했다. 원래 제목은 〈라인군의 군가 Chant de guerre de l'armée du Rhin〉였는데, 마르세유 출신 의용군들이 즐겨 불렀기 때문에 〈라 마르세예즈〉로 통하게 되었다.
혈기가 넘치고 위풍당당한 이 노래는 강렬한 효과를 발휘하여 혁명 기념행사에서 항상 불리게 되었다. 1795년 7월 14일 국민의회는 이 노래를 프랑스 국가로 제정했으나 나폴레옹 제정 당시와 루이 18세의 제2왕정 복고 당시(1815)에는 혁명과 연관되었다는 이유로 금지되었다. 1830년 7월 혁명 후에 다시 공인되지만 나폴레옹 3세에 의해 다시 금지되고 1879년에야 다시 등장할 수 있게 되었다.
Allons enfants de la Patrie Le jour de gloire est arrivé !
나가자 조국의 아들딸들아 영광의 날이 왔다!
Contre nous de la tyrannie L'étendard sanglant est levé
압제에 맞서 피 묻은 깃발을 올려라
Entendez-vous dans nos campagnes Mugir ces féroces soldats?
저 포악한 병사들의 외침이 들판에서도 들리는가
Ils viennent jusque dans vos bras. Égorger vos fils, vos compagnes!
그들이 여기까지 닥쳐와 당신의 자식과 아내를 죽이려 한다
후렴
Aux armes citoyens Formez vos bataillons
무장하라, 시민들이여 무리를 지어라
Marchons, marchons
행진하자, 행진하자
Qu'un sang impur Abreuve nos sillons
적들의 더러운 피가 우리의 발을 적실 때까지
Que veut cette horde d'esclaves De traîtres, de rois conjurés?
저 노예, 반역자, 공모자의 무리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Pour qui ces ignobles entraves Ces fers dès longtemps préparés?
끔찍한 족쇄와 오래도록 준비한 이 칼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Français, pour nous, ah! quel outrage Quels transports il doit exciter?
우리 프랑스인에게, 아! 이 무슨 모욕인가 끓어오르는 분노인가?
C'est nous qu'on ose méditer De rendre à l'antique esclavage!
바로 우리가 노예제를 과거로 되돌릴 용기를 가졌다!
Quoi ! ces cohortes étrangères! Feraient la loi dans nos foyers!
뭐라고! 외국의 무리들이 우리 땅을 지배한단 말인가!
Quoi! ces phalanges mercenaires Terrasseraient nos fils guerriers!
뭐라고! 저 돈에 팔린 용병들이 우리의 자랑스런 전사들을 쳐부순단 말인가!
Grand Dieu! par des mains enchaînées Nos fronts sous le joug se ploieraient
신이시여! 결박당한 우리 손, 속박 하의 우리 전선이 쓰러진단 말인가
De vils despotes deviendraient Les maîtres des destinées.
비열한 폭군이 우리 운명의 주인이 된단 말인가!
Tremblez, tyrans et vous perfides L'opprobre de tous les partis
각오하라, 압제자와 너희 배신자여 모든 이의 치욕이여
Tremblez! vos projets parricides Vont enfin recevoir leurs prix!
각오하라! 너희들의 반역은 결국 대가를 치르리라!
Tout est soldat pour vous combattre S'ils tombent, nos jeunes héros
모두가 전사가 되어 너희들을 물리치고 우리 젊은 영웅들이 쓰러지면
La France en produit de nouveaux, Contre vous tout prêts à se battre.
프랑스는 새로운 영웅들을 태어나게 하리니 모두가 너희와 싸울 준비가 되었다.
Français, en guerriers magnanimes Portez ou retenez vos coups!
프랑스인들이여, 고결한 전사여 주먹을 날리고 또 참아라!
Épargnez ces tristes victimes À regret s'armant contre nous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상대로 무장한 이 슬픈 희생자들을 용서하라
Mais ces despotes sanguinaires Mais ces complices de Bouillé
하지만 저 잔인한 폭군들은 하지만 저 부이예의 공모자들은
Tous ces tigres qui, sans pitié Déchirent le sein de leur mère!
가차없이 자신의 어머니들의 가슴을 찢어놓은 저 모든 호랑이들은!
Nous entrerons dans la carrière Quand nos aînés n'y seront plus
우리는 그 길로 들어가리라 우리의 선열들은 더 이상 없는 그때
Nous y trouverons leur poussière Et la trace de leurs vertus
거기서 그들의 흔적과 자취를 발견하리라
Bien moins jaloux de leur survivre Que de partager leur cercueil
그들을 대신해 살아남기보다는 죽음을 함께하고자 하는
Nous aurons le sublime orgueil De les venger ou de les suivre!
우리는 숭고한 자존심을 지키리라 그들의 복수를 이루고 그들을 따르리라!
Amour sacré de la Patrie Conduis, soutiens nos bras vengeurs
거룩한 조국애여 복수를 위한 우리의 팔을 이끌고 들어올려라
Liberté, Liberté chérie Combats avec tes défenseurs!
자유여 귀중한 자유여 너의 수호자와 함께 싸워라!
Sous nos drapeaux, que la victoire Accoure à tes mâles accents
우리의 깃발 아래로 승리가 너의 강인한 노래에 발맞추고
Que tes ennemis expirants Voient ton triomphe et notre gloire!
쓰러져가는 네 적이 너의 승리와 우리의 영광을 보기를!
2) 일본「기미가요きみ(君)がよ(代)」
きみ(君)がよ(代)は ちよ(千代)い やちよ(八千代)に
さざれいし(石)の いわお(岩)となりて こけ(苔)のむすまで
우리 님의 세상은 천년만년 이어지소서
조약돌이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
「기미가요」는 원래는 10세기 초에 엮어진『古今和歌集』등에 수록되어있는 일본의 고대가요이다. 이 고대가요는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노래로 경축연 등에서 읊어져 내려오다가 천황을 받들어 무사정권을 무너뜨린 명치(明治)정부에 의해 19세기 말경에 악보가 만들어져 애국가 노릇을 하게 되었다. 그 후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기미가요」의 첫머리는 그 뜻이 분명했었다. 즉, “천황이 다스리는 이 세상은”이란 뜻이었고 그 외의 해석은 있을 수가 없었다.
그 동안 일본의 각계각층에서 많은 논쟁이 있어왔으나 1999년에 「기미가요」는 국가(国歌)로 제정되었다. 그러나 많은 교사들이 「기미가요」첫머리의 가사 뜻을 어떻게 해석하고 교육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기미가요」는 현대 일본어가 아닌 고어로 되어있어서 그 가사의 뜻을 아는 일본인은 별로 없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들은 일본 정신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이 노래를 하루에 1번 이상 듣거나 부르도록 강요당하였다. 조선인의 황민훈련을 위한 것으로 각종 집회나 음악회, 각 학교 조회시간에 일본국기 게양과 경례 뒤에 반드시 부르도록 하였다. 기미가요는 당시 조선 총독부에서 관장한 황민화정책의 하나로 조선인을 황국신민화하기 위해, 정서면에서부터 일본 음악 언어를 습득하는 기본토대로 이용되었다
3) 미국「The Star-Spangled Banner (성조기여!)」
1절
O say, can you see, by the dawn’s early light, What so proudly we hailed at the twilight’s last gleaming, Whose broad stripes and bright stars, through the perilous fight, O’er the ramparts we watched, were so gallantly streaming? And the rockets’ red glare, the bombs bursting in air, Gave proof through the night that our flag was still there; O say, does that star-spangled banner yet wave O’er the land of the free and the home of the brave?
오, 그대는 이른 새벽녘의 저 빛을 보라. 황혼의 마지막 광휘에 환호하는 우리들의 긍지가 위험한 전쟁 속에서도 광대한 선으로 빛나는 별들과 저 성벽 너머로 찬란히 빛나는 것을. 창공에서 분주한 포탄과 탄환의 붉은 저 섬광들은 밤새 우리의 깃발이 휘날리는 증거라. 오, 휘날리는 성조기는 자유와 용맹의 땅에서 휘날리는가!
2절
On the shore, dimly seen thro’ the mist of the deep, Where the foe’s haughty host in dread silence reposes, What is that which the breeze, o’er the towering steep, As it fitfully blows, half conceals, half discloses? Now it catches the gleam of the morning’s first beam, In full glory reflected, now shines on the stream ’Tis the star-spangled banner. Oh! long may it wave O’er the land of the free and the home of the brave!
저 깊은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해안에는 거만한 적군도 말없이 두려움 속에 쉬고 있네. 드높이 치솟은 절벽 위로 산들바람에 휘날리는 저 모습이 반쯤 가려진 모습을 드러내고 휘날리네. 이제 아침의 첫 광휘에 휩싸인 찬란한 영광 속 한 줄기 저 빛이여, 우리의 성조기여, 영원토록 휘날리네. 자유와 용맹의 땅에서 휘날리리라!
3절
And where is that band who so vauntingly swore That the havoc of war and the battle’s confusion A home and a country should leave us no more? Their blood has washed out their foul footstep’s pollution. No refuge could save the hireling and slave From the terror of flight, or the gloom of the grave, And the star-spangled banner in triumph doth wave O’er the land of the free and the home of the brave.
폐허된 전쟁터와 전쟁의 혼란 속에서 큰 맹세로 노래하던 저 음악대는 어디에서 이제 더 이상 고향과 조국을 떠나지 말 것을! 그들의 피로 사악한 자신의 발자국을 씻어냈도다. 노예 된 자가 어딜 가도 피하지 못하는 것은 패배와 공포와 무덤의 빛이라. 그리고 승리 속의 성조기는 자유와 용맹의 땅에서 휘날리리라!
4절
Oh! thus be it ever, when freemen shall stand Between their loved homes and the war’s desolation, Blest with vict’ry and peace, may the Heav’n-rescued land Praise the Pow’r that hath made and preserved us a nation! Then conquer we must, when our cause it is just, And this be our motto: "In God is our trust." And the star-spangled banner in triumph shall wave O’er the land of the free and the home of the brave.
자유인은 어디서나 사랑하는 고향과 황량한 전쟁터에서나 하늘이 구한 이 땅의 승리와 평화로 축복받으리. 우리에게 조국을 지켜 준 저 힘을 찬양하라. 우리는 정당한 대의로 승리했으니 그리고 하느님 안에 우리의 믿음이 있음을 표어로 하여 그리고 승리 속의 성조기는 자유와 용맹의 땅에서 휘날리리라!
4) 중국「의용군진행곡(義勇軍進行曲)」
일어나라,
노예가 되기 원치 않는 사람들아!
우리의 피와 살로,
우리의 새로운 장성을 건설하자!
중화민족에게 가장 위험한 때가 닥쳐왔다.
억압에 못견딘 사람들의 마지막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나라!!!
우리 모두 일치단결하여,
적의 포화를 뚫고,
전진하자!
적의 포화를 뚫고,
전진! 전진! 전진! 전진하자!
3. 전이(轉移, transference)
말을 섞는 것은 살을 섞는 것보다 관능적인 행위다. 나는 섹스보다 대화가 더 심각한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말이 통한 다음에 올 천국과 파국을 알기에, 되도록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엮이는 것만큼 재앙도 없다. 말은 물질이다. 말 한마디는 빚만 갚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게 한다. (…중략…) 사랑과 찬미, 집착, 증오, 반발, 도전이 뒤섞인 것일 수밖에 없다. (…중략…) 마르쿠제와 프롬은 프로이트 이론의 명암을 분석한다. 두 사람 모두 명석한 정신분석학자이기에 프로이트의 이론을 확장하면서도 누수(漏水)를 정확히 짚어낸다. 마르쿠제는 “사회적 전이”, 즉 무력한 개인들이 권위적인 지도자를 원하는 현상을 비판한다(207~213쪽). ‘악’이 판치는 사회일수록 등장하는 자칭 구원자, 치유자, 멘토들을 조심해야 한다. 지금 한국 사회도 이들의 전성기다. 히틀러나 드골의 카리스마에 대한 대중의 맹목적인 두려움과 숭배, 애정은 현대사회에서 흔한 일이다. 트럼프 현상은 가장 쉬운 예이면서, 메시아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희진, 「프로이트 심리학 비판」, 『한겨레신문』, 2016년 6월 4일 자 칼럼「정희진의 어떤 메모」중에서.
SNS 시대 '신조어' 범람.."듣는 상대방에겐 상처 될 수 있어"
# 주말엔 예술 영화관에서 독립 영화를 보고 출퇴근길엔 인디 음악을 즐겨듣는 회사원 이모씨(27). 그는 얼마 전 친구에게 “인디병 중증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고 상처받았다. 인디병이란 ‘나만 아는 것’에 골몰하는 대중과의 차별 본능을 비꼰 말. 이씨는 “취향이 확고하단 사실만으로 조롱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OO병이 난무하고 있다. 농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진지병', 단발머리 욕구가 치솟을 땐 '단발병' 확진을 받는다. OO병이 우리 언어 습관에 파고든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2010년 전후로 SNS 사용이 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유행어와 은어가 생겨났고 OO병은 특정 현상이나 인간 군상을 묘사하는 말로 자리 잡았다.
◇ OO병의 원조 '중2병'…발병률 높은 병은?
어느 말이든 갖다 붙이면 새로운 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OO병’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빈번하게 거론되는 질환이 있다.
① 중2병: OO병의 원조격인 중2병은 감수성·허세·자의식이 최고조에 이르는 사춘기 특유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다. 중2병에 걸린 이들의 특징은 과도한 겉멋과 자기 합리화. 일본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나는 아직 중2병에 걸려있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했다. 한국에 들어온 건 2010년 웹툰 ‘싸우자 귀신아’를 통해서다. 이후 각종 중2병 테스트, 극복 방법 등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졌다.
최근엔 '대2병'도 등장했다. 대2병은 꿈같던 신입생 시절을 보내고 취업난, 학업 같은 현실의 벽 때문에 불안한 대학생들의 심리를 반영한 말이다. 중2병이 특정 연령대를 표현하는 말이라면 대2병은 취업난 같은 시대 상황을 내포한 단어다.
② 쿨병: 쿨병은 자신의 현명함을 입증하기 위해 혹은 쿨해 보이기 위해 다수나 명사의 의견을 비웃는 현상이다. 쿨병 환자는 냉소적인 태도로 타인의 삶을 재단하고 평가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왜 저 일에 혈안인지 모르겠어. 더 중요한 걸 못 보다니 어리석은 중생들’식의 태도를 시종일관 유지한다.
③ 인디병: 인디병은 일종의 ‘취향 계급화’ 현상. 비주류 취향에 집착하는 대중과의 차별 본능을 일컫는 말로 “즐겨갔던 식당인데 많이 알려져서 식상해졌다”등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면 인디병을 의심 해봐야한다.
④ 쿨톤병: 여성들은 피부 톤을 핑크빛의 창백해 보이는 쿨톤과 노란빛의 따스해 보이는 웜톤으로 분류한다. 쿨톤인 사람들은 상당수가 13호 정도의 흰 피부이기 때문에 흰 피부를 꿈꾸는 이에겐 ‘판타지’다. 쿨톤병은 자신이 쿨톤이라고 굳게 믿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흰 피부에 집착한다는 의미로 ‘13호병’이라고도 불린다.
⑤ 단발병: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싶은 욕구가 치솟는 증상. 고준희·박수진·혜리처럼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연예인이 공식석상에 등장했을 때 발병률이 치솟는다. 단발병 치료제는 2가지. 긴 머리가 어울리는 스타의 사진을 보며 참거나 단발머리 남성의 사진을 보며 ‘내가 머리를 자르면 저렇게 될 거야’라고 자기 최면을 거는 것이다.
이 외에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거나 매사에 심각한 사람을 조롱하는 ‘진지병’, 앞뒤가 꽉꽉 막힌 언행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게 만든다는 ‘고답이병’ 등이 있다.
◇ 무심코 쓴 말에 상처받을 수도 있다? OO병의 두 얼굴
회사원 김지윤(27)씨는 자신을 묘사할 때 종종 ‘인디병, 중2병’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그는 “가까운 친구 사이에선 이런 말을 쓰는 게 편하다.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낯선 사람에게 쓰는 건 꺼려진다.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단 OO병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맘충·급식충·노인충’처럼 특정 계층에 벌레 충(蟲)자를 붙여 말하는 게 유행이다. OO충은 특정 집단과의 불쾌한 경험을 묘사하는데 효과적이지만 대상에 대한 혐오 정서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이런 단어들이 널리 사용되는데엔 SNS의 영향이 크다. 누구나 쉽게 말하고 글 쓸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면서 유행어 확산에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입에 착 감기는 신조어는 만들어지기가 무섭게 일파만파로 퍼져버린다.
상명대 국어문화원 서은아 전담교수는 “은어나 유행어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유희처럼 쓴다”며
“상대방을 진짜 비하할 의도보다는 습관적으로 쓰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원이나 진짜 뜻을 모르고 무심코 쓴 말에도 상대방이 크게 상처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유행어의 전파 속도와 파급력이 큰 상황인 만큼 교육기관 뿐만 아니라 매체, 개인이 언어생활을 되돌아보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2병·진지병·쿨병..'OO병'에 사로잡힌 대한민국」, 『머니투데이』, 진은혜 기자, 2016.06.04.
성심성의껏 할 때의 성심(誠心)과 다르고, 명심보감의 성심(省心)과도 다른 성심(聖心), 그 이름을 나누어 갖는 기관이 여러 곳이다. 가톨릭의 수도회들을 필두로 많은 학교와 병원들이 이 이름을 쓰고 있으며, 이 이름을 빌려 쓴 덕인지는 모르지만 크게 성공한 빵집도 있다.
예수의 마음을 일컫는 이 낯선 말마디가 조선 경향 각지로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우리의 타고난 성품과 무관하지 않다. 천주교 박해기와 그 이후 이 땅을 찾아온 서양 신부들은 “이 나라 사람들은 날 때부터 그리스도인”이라며 탄복하곤 했단다. 죄를 씻는 세례성사가 따로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학생 시절,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1911년 2월17일부터 6월24일까지 129일간 조선에 머물다간 어느 독일 선교사의 조선 여행기를 읽으며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조선인은 꿈꾸는 사람이다. 그들은 자연을 응시하며 몇 시간이고 홀로 앉아 있을 수 있다. 산마루에 진달래꽃 불타는 봄이면 지칠 줄 모르고 진달래꽃을 응시할 줄 안다. 잘 자란 어린 모가 연둣빛 고운 비단 천을 펼친 듯 물 위로 고개를 살랑인다. 색이 나날이 짙어졌다. 조선 사람은 먼 산 엷은 초록빛에 눈길을 멈추고 차마 딴 데로 돌리지 못한다. 그들이 길가에 핀 꽃을 주시하면 꽃과 하나가 된다. 조선인은 모든 것 앞에서 다만 고요할 뿐이다.”(<고요한 아침의 나라> 중에서)
제 나라에서 하인으로 몰락한 처지에도 조선인의 풍채와 용모는 여전히 의젓하였다. “그들은 크고 날씬하며 보무도 당당하다. 어느 모로나 제왕의 풍모다. 발에 딱 맞는 짚신을 신어 걸음걸이가 우아한데, 일본인은 끈 달린 나무 샌들에 엄지발가락을 끼워 넣고 다녀서 질질 끌거나 종종걸음 칠 수밖에 없다.” 여간해서 꽃을 꺾지 않는, 차라리 내일 다시 보고 또 볼지언정 나뭇가지를 꺾어 어두운 방 안에 꽂아두는 법이 없는 조선 사람들을 보며 감탄을 더해가던 검은 옷과 긴 수염의 독일인은 보신각종에 얽힌 옛 서울의 관습을 듣고서는 거의 기절초풍하고 만다. “저녁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 남자들은 절대 바깥출입을 해서는 안된다. 이들이 서둘러 귀가하여 거리를 비워주면 아녀자들은 방해받지 않고 편안히 외출할 수 있었다.”
경박한 일본 예절에 밀려 조선의 흐뭇하고 지엄했던 관습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 앞에서 이방인 순례자는 발을 동동 굴렀다. 오늘 우리가 봐도 그렇지 않은가. 길에서 부녀자와 마주치면 스스로 비켜서서 더 좋은 길을 터 준다거나, 아무리 최하층 신분이라 하더라도 여자에게는 함부로 말하지 않으며,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부친상과 똑같이 상복을 입고 삼년상으로 추모하는 그런 마음을 어느 하늘 아래서 다시 만날 수 있겠는가. <열하일기>를 방불케 하는 저 꼼꼼하고도 방대한 여행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너희는 성심의 나라로다. 세상천지에 다시없는 성심의 겨레로다!”를 반복하면서 잊고 지냈던 본디 모습을 어서 되살려내라고 다그친다.
나라가 사위어가는 시절에도 쾌활한 색상과 고요하고 늠름한 자태를 잃지 않던 옛사람들에 비하면 지금 우리는 너무나 이상하고 초라해졌다. 강남역에서 젊은 여자가 죽고, 열하루 만에 구의역에서 어린 노동자가 죽었다. 다시 나흘 후에는 또 다른 역을 만들던 열넷의 일용노동자가 죽고 다쳤다.
2009년 이래 “승객 여러분이 내릴 다음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라는 소리를 재수 없는 참언으로만 여겼는데 모든 게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사람끼리 다시는 그러지 말자는 비상경보가 탑마다 굴뚝마다 춘하추동 울려댔으나 아이들은 바다에서 죽어갔고, 어머니와 아기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안방에서 시들어갔다.
성 베네딕도회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총원장 노르베르트 베버, 떠날 때 “대한만세!”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차마 입에 올리지 못했던 그는 슬픈 나라를 영영 잊을 수 없었는지 십사 년 만에 다시 조선을 찾아왔다. 아예 촬영기사까지 대동하고서. 덕분에 백 년 전 우리네 삶이 한 편의 기록영화로 남아 있다. 사뭇 경탄어린 시선으로 조선을 기록하던 손님은 오늘의 번영 대한민국을 향해 그때 못한 대한만세를 불러줄까.
내년에 우리는 민주화 30년, 후년에는 정부수립 70년, 그다음 해에는 삼일운동과 공화주의 선포 백주년을 맞는다. 성심을 팽개치고 수심으로 가득 찬 수심(獸心)의 나라가 되려고 그렇게 이 악물고 달려왔을까? 모레는 현충일. 자신을 국가라고 믿는 자들은 현충탑 앞에서 엄숙하게 고개를 숙이겠지만, 시민들은 지금 노란 포스트잇 한 장을 들고 여기저기 불쑥불쑥 솟아나는 또 다른 추모의 탑 앞에서 부르르 떨고 있다.
김인국·청주 성모성심성당 주임신부, 「성심의 나라, 수심의 나라」,『경향신문』 2016.06.04
재능과 지모가 뛰어나도 인격이 떨어지면 명리만을 좇는 인물에 머물기 쉽습니다. 명리에 대한 강한 욕심은 끝내 자신의 인격을 지키지 못하게 만듭니다. 모든 재색材色과 부와 권력의 멸망은 소통의 부재로 인한 오만과 편견, 독선에서 시작되고 끝납니다. 그게 역사의 교훈입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여기는 순간 재앙은 시작됩니다. 징징대고 어깃장을 안기고 자기 고집만을 틀어쥐어 소통과 대화가 막히면 그때부터 자신이 지녔던 모든 것이 새어 나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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