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 김별
요즘 스승이란 말이 참으로 어색한 시대여서 일 년에 딱 한번뿐인 스승의 날조차 영 어울리지 않을 것 같고 쑥스럽지만
이건 어느 교육기관이나 학교 종교 특정단체의 직업에 국한되지는 않고 다양하게 적용된다 하겠으니
사는 게 점점 더 삭막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대 탓이겠지만
여기서는 늘 익숙하기도 했지만 좀 터부시 했던 그리고 누구나 잘 알면서도 쉬쉬하거나 금기시하고 있는 좀 색다른 스승을 모셔 보자.
누구의 사주팔자를 보거나 운때를 예언하는 사람을 흔히 점쟁이 또는 무당이라고도 하지만 요즘 시대의 변화에 맞게 좀 고상하게스리(?) ㅇㅇ선생님이라고 일반적으로 부르기도 하고 도사 역술인이라고도 하고 심령술사 점성술사 퇴마사 예언가 그 외에도 달리하는 분야별로 호칭이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남의 인생을 논하고 미래까지 예언하기 위해서는 그들 자신부터 실력도 실력이지만 기본적인 품격이나 인격을 갖추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겠지만
아직도 부적이나 팔아먹고 객귀나 물리던 과거 천한 신분의 당골네를 벗어나지 못하고 시시컬렁한 객설에 쌍욕이나 내뱉는 기본적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하여 나는 이 시대 무속인이 예지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누군가의 인생에 조언하거나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참다운 스승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즉 그런 수준에 이르기 위한 인격 수행과 공부를 통해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갈고닦아야 한다는 것이고
인격적으로도 성숙하고 존경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쪽으로 산을 올라도
정상은 같은 곳이듯
공부와 수행과 깨달음을 통해 높은 경지에 오른다면 신분이나 종교 방법에 구애받지 않고 일화의 세계를 이루는 것이니
사람이 어떤 분야를 택하든 기본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이유,
잡설이나 탐욕에만 눈이 먼 요승이나 도사들이 거창하게 세상을 어지럽히고 나라를 망치고 스스로도 비참하게 죽는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도
도를 닦고 수양을 게을리하지 말 것이며 반듯한 수행자 참 스승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용하다는 허세몰이로 짚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어려운 사람들을 혹세무민 하거나 등쳐먹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는 것이 적어도 기본적인 예의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품은 기본적으로 품격 있는 말과 단정한 의복차림에서 나온다.
그리고 정직하고 성실한 삶의 실천에서 나온다.
그래서 아이들을 등교시킬 때 부모님들이
깨끗이 세수시키고
옷을 단정하게 입혀 보내며
인사 잘하고
고운 말 바른말 쓰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하란 말은 빼겠다.
그렇듯 우리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공부를
초등학교 때 이미 다 배웠다.
즉 사람 공부가 기본적인 스승 공부란 말이다.
그런데 왜 이리 막돼먹은 사람들이 많은 시대가 되었는지 스승은 고사하고 사람 같지 않다는 소리 듣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 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제발 말이라도 이쁘게 하고
의복도 단정히 입고
행동 좀 조심합시다.
그게 그렇게 어려우면 더 할 말 없습니다만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그것보다 중요한 건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부탁합시다.
천공아 자중하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