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일이 아니라 1분 후의 일도 모르는게 우리 아닌가. 한치 앞이 아니고 바로 지금 당면한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도 우리들이다. 어제, 아이들 둘을 대리고 병원엘 갔다. 독감 예방주사와 큰아이 피부 알러지 때문이었는데, 작은 아이와 함께 소와과에 들려 접수를 마치고 서둘러 같은건물 5층인 피부과를 찾아 들어가는 순간 악몽이 시작되었다. 큰아이가 쇼파에 늘어저 있는데, 접수를 하는중에 갑자기 쓰러졌다고 한다. 얼굴은 하얗고, 입술은 청색이라나, 피부 발진 부분까지 선홍색을 잃었고,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의식은 있었지만 눈을 감고 있어서 얼마나 기겁을 했는지,,, 피부과에서는 할수있는 일이 없어서 119 구급대를 불렀다고 했다. 내가 소아과에서 머문 시간이 얼마나 될까. 접수를 하고 두층 계단을 걸어서 갔으니 길면 5분? 그정도 밖에 안되는데, 그 5분이 그토록 큰 일이 벌어지는데는 부족하지 않았던 것인가보다. 구급대원 선생이 혈압을 제고 맥박체크를 했고, 머리에 부상은 없는지도 살폈다. 다행히 별 이상은 없는듯 싶다고 했고, 그래도 병원 응급실엘 가서 검사를 해보는 것도 권한다고 했다. 나는 할머니다. 그리 큰 선택권이 없다. 그리고 당장, 큰아이를 따라 병원으로 이송하면 작은 아이는 어쩌고? 아들은 장거리 출장중이고 며늘은 내게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아니, 며늘은 떠오르지도 않았고, 당장 아들에게는 걱정만 줄까봐 연락할 생각도 못하고 망서렸다. 구급대원이 아이 엄마 연락처를 물었다. 나는 며늘 전화번호도 암기 못한다. 압축 번호가 있을뿐이다. 다행히 아이가 말해줘서 구급대원이 통화를 하게되었고, 소아과로 옮겨와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우선은 괜찮은 걸로 합의를 보았다. 끝까지 친절하게 지켜봐준 구급대원들은 언제든 연락해 달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고맙다는 표시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그것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기도 했고. 주님은 반듯이 기억해 주시겠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친절은 배풀어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 있으시길! 작은 아이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고, 큰아이는 알러지 처방전을 받고 병원은 나왔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동안 나는 참 무탈하고 안온한 삶을 누려왔다. 남매를 키우면서도 병원에 가서 마음 졸였던 순간도 없었고, 손주 둘을 키우면서도 아이들 끼고 병원으로 달음질 처보지 않았다. 아닌가. 작은 아이는 한일병원엔 여러번 갔었다. 그러나 생사를 가르는 위급 상황은 아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돌아보면 감사 아닌게 없고, 은혜아닌게 없다. 나처럼 형편없는 보호자를 그럼에도 보호하시고 살펴주신 덕분에 무탈할수 있었다. 무탈한 일상이야 말로 기적이고 행운이 아닌가. 빈둥거리며 무위도식한다고 나 스스로를 조롱했지만 이것또한 교만이었음을 자백안할수가 없다. 내가 받은 축복을 누리면서 감사하지 않고 내가 받은 은혜를 가벼이 여겼다면 이것이야말로 오만이다. 주님, 용서하여 주십시요. 아직도 여전히 경박한 제가 여기 있습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한발자욱이 아니라 바로 그 발밑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제가 누리는 안온함이 얼마나 얇은지도 알게되었읍니다. 부디 용서하여 주시고, 굳건하게 바로서게도 하여주십시요. 와! 어제는 참 긴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피부과에서 몇분이, 그리고 소아과에서 기다렸던 몇명의 대기자가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형의 위급상황을 눈치못채고 경솔하게 흥겨워하는 작은 아이 싸대기를 때렸다. 나 자신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다. 아직 사과는 안했는데, 사과하고 충분히 잘 설명해야겠다. 자꾸 엇나가는 말과 행동을 해대서, " 나 정말 네편 안하고 싶어진다." 네가 정말 진짜로 미워 지려고 한다"는 말은 연거퍼 했는데 상처가 되기전에 반듯이 꼭 해명을 해야겠다. 잘 통했으면 좋겠다. 주님께서 도와 주시길! 기도? 그래. 위급상황에서는 당연히 기도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다 수습이 되고서야 하나님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어떤 순간에도 내 겯에 항상 계심을 믿는다. 감사합니다. 주님은 나의 아버지이시고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나는 주님의 백성이고 주님의 자녀입니다.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