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사람이다. 늙어서 값이 없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있기는 한데, 값이 없다. 그러니 몫도 없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살아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어쨌거나 몫이 있고 값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자의에서거나 타의에서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살아있는게 아닌것이다. 살아있으면서도 살아있는게 아닌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나 말고도 있을려나 모르겠는데, 그래서 지금 내가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 빈둥대며 무위도식하는 일상이 감사하고 은혜라고 하면서도 마음속 어디선가는 자꾸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지금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내 무탈의 안식이 얼마나 가벼운가를 알고있어서 그런것일까. 내 평안은 그야말로 살얼음위에 있다. 어느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반듯이 태풍이거나 폭우가 아니더라도, 작은 바람이나 보슬비에도 무너저 내릴수있는 위태로운 것이 내 평안이고 무탈한 일상이다. 굳건한 반석 같은것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이리 공허한가. 외로운가. 빈 들판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석양을 보는 나그네의 마음 같은 것은 어떨까. 갈곳을 모른다는 심정은 어떤것일까. 무탈한 일상이 축복이라고 애써 생각하면서도 마음 어디선가는 이건 아니라는 고함소리가 들리고 있다. 끝에 다와가는데, 언제고 마즈막 날이 와도 그만이라고 하면서도 아무것도 매듭짖지 못하고 있음도 알고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때를 아는것 같다. 정리정돈을 하고 샤워를 하고 자리에 누워 자신의 죽엄을 누리는 그런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희망수명, 기대수명을 지나고서도 여전히 방황하는 철들지 못한 나는 어떤 마즈막을 맞이할지 전혀 모르겠다. 살아있으면서, 살아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알고있는게 너무 없다. 왜 살았을까. 내 값은 얼마쯤이며 내 몫은 다했을까. 정말 빚은 없는 것일까. 영정사진은 벌써 준비했다. 그럼 장례비용은? 스스로 준비하는게 맞는것 아닐까. 그것마저 인색하게 굴고 떠넘기려 하는 것은 아닌지, 내 속셈은 뭔지 모르겠다. 민폐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소신은 어디에 숨었는지 모르겠다. 가을은 깊어가고, 아닌가. 초겨울로 접어들었는가 싶은데,,, 나는 여전히 헛소리나 하고있다. 여기저기 먼지는 쌓이고 머리카락은 날린다. 집 청소나 말끔히 하는게 더 유익인데, 헛되이 가랑잎만 보고 있는것인가. 덜 먹겠다는 생각도 거짓이다. 왜냐하면 자꾸 뭔가 먹고싶다는 생각이 나고 있어서다. 맛난것, 뭐가 있을까. 잘 씹지도 못하면서,,, 하루중에 먹는 시간은 얼마나 되지? 그럼 치아 때문에 불편한것도 대단한 것은 아닌데, 참을만 한데, 왜 못참겠다고 불평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느순간에는 이것도 저것도 다 싫고, 그냥 다 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어디를 봐도 희망적인대가 없다. 걱정과 염려에서 벗어날수가 없다. 이런 저런 생각들은 도움이 안되고 있다. 주님, 불쌍히 여겨주시고 제발 평강을 누리게 하여주십시요. 다사는 끝날이 어서오게 하여주시고, 웃으며 즐거운 얼굴로 뵙게되길 소원합니다. 하나님, 나의 하나님이시여! 나를 불쌍히 여겨주시고 은혜를 배풀어 주십시요.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