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탁악세(五濁惡世) @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피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사회의 악과 정신적, 생리적인 악을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오탁(五濁)이라고 하며 오탁악세(五濁惡世)는 흐리고 맑지 못한 부정이 우글거리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뜻이다.
오탁설(五濁說)은 인간의 수명이 짧아지면서 오탁현상이 나타나 처음에는 오탁(五濁)이 희박하다가 차차로 성장하여 치열하게 된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수명을 최고 8만4천세에서 최하 10세로 설정하고 있는데 오탁현상은 인간의 수명이 8만세에서 2만세가 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현상이다. 우리의 수명이 80세 전후임을 보아 현세는 오탁악세(五濁惡世) 중에서도 말기(末期)에 속하는 때라고 볼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볼 때 인간의 지혜가 협소해짐에 따라 사회적, 정신적, 생리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혼돈현상(混沌現象)을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바른 지견(智見)과 선지식(善知識)에 의지해서 굳세게 수행하는 사람은 오탁현상에 상관없이 청정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삼법인(三法印),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 십이연기(十二緣起) 등의 법을 설하여 흐리고 악한 세상과 정신을 정화하고 맑고 깨끗한 세상과 인간을 창조 하였던 것이다.
오탁악세에 대해 옛부터 여러 학자들은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는데 비화경(悲華經)을 비롯한 여러 가지 설을 따르면 다음과 같다.
① 겁탁(劫濁)
사람의 수명(壽命)이 차례로 감해져서 30세, 20세, 10세로 됨에 따라 기근(饑饉), 질병(疾病), 전쟁(戰爭) 등이 일어나 시대가 흐려짐을 따라 입는 재액(災厄)을 말하며 시대가 악하다는 뜻이다. 이는 물의 재난으로 인해서 기근이 계속 일어나고 악성 전염병(傳染病)이 유행하고 전쟁이 그칠 사이가 없어서 한시각이라도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때가 없는 사회악(社會惡)이 가득한 세상이다.
② 견탁(見濁)
말법(末法)시대에 이르러 사견(邪見), 사법(邪法)이 다투어 일어나 부정한 사상의 탁함이 넘쳐 흐르는 것을 말한다. 삿되고 악한 사상과 견해를 가진 자들이 세력을 얻어서 돌아다니고 올바르고 착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 틈에서 밀려나가는 세상이다.
③ 번뇌탁(煩惱濁)
혹탁(惑濁)이라고도 하며 사람의 마음에 번뇌가 가득하여 흐려지는 것을 말한다. 자기의 것은 아끼고 남의 물건은 탐내며 자질과 실력은 돌보지 않고 권세와 명예 등을 욕심내어 갖은 수작을 부리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면 짜증을 내고 다른 이들을 중상모략하기를 일삼아 정신적으로 악질인 무리들이 우글거리는 세상을 말한다.
④ 중생탁(衆生濁)
유정탁(有情濁)이라고도 하며 사람이 악한 행위만을 행하여 인륜 도덕을 돌아보지 않고 나쁜 결과를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의 자질이 극도로 저하되서 견탁의 세상을 좋아하고 번뇌탁의 세상에 사로잡혀 육신이 거짓 화합체인 줄 모르고 영원한 보존을 꾀하는 사람들만이 사는 세상이다.
⑤ 명탁(命濁)
인간의 수명이 차례로 단축되는 것으로 수탁(壽濁)이라고도 하며 사람의 수명이 점점 짧아져 가는 세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