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3세와 가수 등의 대마 거래를 적발한 검찰의 마약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공급책이 적발되자 선처를 바란다며 자수하는 마약 사범이 나오고 있으며 그중에는 전직 경찰청장 아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최근 재미교포 A씨와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인 홍씨 등을 구속 기소했다. 유명 연예인과 함께 서울 서초구에서 대형 피트니스클럽을 운영하는 A씨는 해외에서 액상 대마를 구해 국내로 들여와서 이를 전자담배 용기에 담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는 A씨로부터 액상 대마를 주기적으로 공급받아 다른 사람에게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에게 대마를 산 사람이 더 있다고 보지만 A씨는 진술을 거부하며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홍씨로부터 액상 대마를 산 사람은 어느 정도 파악됐는데 그중에는 JB금융그룹 일가 사위 임모씨 같은 유력 인사도 포함됐고 모두 불구속 기소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홍씨에게 액상 대마를 샀던 사람들이 “선처해 달라”면서 자수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중앙지검은 현재 직장인 김모씨 등 3명을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추가로 입건해 수사 중인데 이들이 그런 경우라는 것이다.
마약사범이 자수하게 되면, 초범일 경우 기소유예나 약식기소(벌금) 정도로 검찰의 사건 처분 수위가 내려갈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전직 경찰청장의 아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이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는 12명으로 늘어났다. 검찰 안팎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마약 사범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왔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대부분이 부유층 자제로 해외 유학 등을 하며 쌓은 인연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암암리에 상당 기간 마약을 서로 사고팔았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공급책 역할을 했던 재미교포 A씨의 입을 여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액상 대마는 대마 잎을 압착해 추출한 원액을 액체 형태로 만든 것으로, 대마 잎을 말려서 피는 기존 대마보다 농도가 10배 이상 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대마보다 환각 증상과 중독성이 강하지만, 주로 시중에 유통되는 전자담배 용기 등에 담아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적발이 어렵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