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니...
고춧가루가 안 들어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음식에 고춧가루 팍팍 뿌린지는 얼마 안 됩니다
실제 양반가 음식을 다룬 음식디미방이나 규합총서 등에는
고춧가루가 잘 안 나옵니다
고추장 조차도 영조 실록에 처음 등장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유서 깊은 양반가에서는
고춧가루 팍팍 들어간 음식을 약간 서민틱하게 보기도 하지요
제사라는 것이 매우 보수적인 의례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 가시리라 봅니다
그럼 마늘은?
이건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어떤 종교 덕이지요
마늘을 입에도 못 대게 하는...
불교입니다
불교는 오신채라 하여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못 먹게 합니다
이유는 냄새가 나고 음심을 일으킨다 인데 뭐 저 식품들이 정력제 효과도 있다고 하니...
고려는 아예 절에서 제사를 지낸 적이 많고
조선도 천도재니 무슨 재니 하면서 절에서 제사를 많이 지냈죠
그 풍습이 내려온 것입니다
첫댓글 제사는 보수적이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사실 제사음식의 종류나 형태에 대해 유교 경전에서 규율하는 것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이것이 원칙이다' 라고 말하는 것들 대부분은 유교의 본지에 꼭 부합한다기보다는 그냥 예전부터 그래 왔으니 여전히 따른다는 식의 관습일 뿐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엄밀히 말해 유교적으로는 붉은 걸 올리면 안 된다거나, 복숭아를 올리면 안 된다, 조율시이, 좌포우혜, 홍동백서.... 이런 원칙은 없다고 하지요. 개략적으로 과일은 상의 어디쯤 놓고, 적은 상의 어디쯤 놓는다 정도만 언급한 정도랄까요?
그리고 (무슨무슨 고택이니, 종가니 하는 유서깊은 가문 이외에는) 의외로 이런 상차림 관습의 역사가 짧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차례상/제삿상의 상당수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산업화가 되고 각 집에서 알아서 차례/제사를 지내기 시작하면서 당시의 젊은 부부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아 당시의 신문에서 종종 주요 종가집 등의 상차림 등을 근거로 상차리는 방법을 기사화했고, 이것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마치 오랜 전통을 지닌 관습인 양 인식되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