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이 책을 읽으며 다정한 어른이 되는 법’이란 부제의 이 책에는, “25년이 넘는 동안 열심히 어린이 책을 읽고 쓰고 비평하고 연구”했던 저자가 어린이 책과 관련된 생각들을 담아낸 글들로 채워져 있다. 어린이 책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문학은 어린이 독자를 1차 독자로 하면서도 어른 독자를 2차 독자로 고려해 창작”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아동문학주의자’였으며, 연구 초기에는 아동문학이 “어린이 독자가 읽는 문학이라는 자각이 그다지 없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창작한 시를 읽고 어린이 책에 대한 비평 활동을 하면서 비로소 어린이라는 존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였고, 그로부터 “창작이든 비평이든 아동문학을 하려면 반드시 어린이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이 요청”된다는 점을 자각했음을 밝히고 있다.
어린이 책을 꾸준하게 읽으면서 저자는 “어른인 나는 타자인 어린이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작품 안에서 어떻게 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한 고민의 결과물로서 이 책에서, 그동안 자신이 읽었던 다양한 어린이 책들에 대한 생각을 펼쳐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어린이가 “어른인 타자와 대립하는 주체, 자기 완성으로서의 성장이라는 주제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인간 주체 중심이던 문명을 반성하며 기후 위기 해결을 고심하는 세계에서 어린이에게도 주체와 타자의 관계가 새로이 이야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어린이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두고 혹 실수하거나 실패할 수 있겠지만 함께 궁리하는 어른이 많을수록 든든해”지기에, 저자가 기꺼이 그 역할을 자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이 잡지와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모아 엮은 결과물임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연재했던 글들을 주제에 따라 재배열하여 5부로 구성했으며, 1부에서는 어른의 입장에서 ‘내 옆의 어린이와 내 안의 어린이’를 발견할 수 있었던 책들을 소개하며 어린이의 현실에 주목하고 있다. 어린이가 마주한 현실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지금 이곳의 어린이는’이라는 제목의 2부에 수록된 글들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책들을 참고할 수 있다고 하겠다. 또한 어린이를 훈육이나 교육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닌, 그들이 주체로 설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3부의 ‘슬픔에 대한 어린이의 질문들’이라는 주제를 통해 저자의 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아울러 전래동화나 디즈니에서 만들어진 영화에 반영된 어린이의 모습이 획일적인 관점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야기에서 이야기로’라는 제목의 4부에서는 ‘놀이이자 위로인 책’의 의미를 고찰하고 있다. 마지막 5부에서는 여전히 사회 혹은 보호자의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이라는 소수자’의 사회적 위치를 인식하고, 보호와 훈육이 필요하다는 기존의 ‘어린이다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개개의 글들에 다양한 어린이 책들을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짚어내고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어린이 책을 읽는 어른이 되어 누리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보다 어린이라는 타자와의 만남 자체”임을 강조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는 ‘어린이 곁에 서고픈 어른을 위한 도서 목록’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에서 다룬 다양한 책들의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린이 책에 접근하는 하나의 지침서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차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