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 둘 있었답니다.
태초의 에덴 동산의 하와가 행복한 여인이랍니다.
시어머니가 없으니
고부 갈등을 할 이유가 없었다네요...
두번째 행복한 여인은 성모 마리아이랍니다.
며느리가 없었으니
고부 갈등을 할 이유가 없었다네요..
얼마나 고부갈등이 힘든 인연이였으면
이런 농담들이 생겼을까 생각하면서
맏며느리로서 나와 시어머니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친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12살이나 나이가 많으신 우리 시아버지와 재혼을 하셨지요.
초등 3학년 중태의 학력으로 큰소리 뻥뻥 치시며 살아오신 자수성가 하신 시아버지와
고등학교 졸업을 하시고 직장생활을 하신 미모의 시어머님과의 만남이였지요.
기싸움과 갈등이 없으시지는 않았지만
제눈엔 그것은 절절한 두분의 사랑이였습니다.
49살 꽃다운 나이에 저를 며느리로 맞으셨는데요.
지금 제 나이가 47살이고 보니
감히 '생속에 시어머니의 자리가 얼마나 힘드셨을까?"라는 생각이듭니다.
나름 젊고 똑똑하고 잘나가시는 재혼의 시어머니와
아직 오만이 똘똘 뭉친 만만치 않은 며느리의 만남이였지요.
하지만 함께한 20년의 크고 작은 소용돌이와 이해와 용서의 세월은
이젠 그저
고부가 아니라 딸과 친정어미 같이 변해버렸고
최근 치매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신 후로는
내담자와 요양보호사처럼
장애우와 특수교사처럼
어린아이와 엄마처럼..
거꾸로 마주본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이 어린 신부가 치매에 걸려 고생하시는 것을
너무나 가슴아프게 쳐다 보시는 시아버님의 노년의 눈망울이
저를 가끔 울립니다.
아마도
제가 특수교육을 공부해서 선생이 된 것도
욕심을 내어 공부한 사회복지도
연민을 털어버리는 웃음치료사가 된 것도
모두
제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같은 여자의 심정으로
같은 아내의 심정으로
측은지심의 맘으로
지치지 않고 따뜻한 맘으로
주어진 인연만큼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살갑게 그렇게 시어머니와 살아보렵니다
첫댓글 ^^ 명(命)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