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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고분도서점(公文堂書店)
도서 <아주 오래된 서점>의 목차를 보다가 ‘가마쿠라(鎌倉)’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뭐, 가마쿠라에 헌책방이 있어?” 그리곤 가장 먼저 페이지를 열었더니, 세상에! 책의 저자인 *‘가쿠타 미쓰요(角田光代, 1967년~)’도 내가 했던 감탄사를 첫 머리에 썼더라. 열일을 제치고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 나갔다. 끝으로 갈수록 자꾸 아쉬울 정도로 흥미로웠다. 책에서 소개한 헌책방 중에 이미 두 곳은 폐점을 했고, 나머지 세 곳 중에 그림책 이야기가 나오는 <게이린소(藝林荘)>가 궁금했다. 그러나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은 가쿠타씨의 스승 **‘오카자키 다케시(岡崎 武志, 1957년~)’가 가마쿠라 헌책방 중에서 가장 추천한 ‘고분도서점(公文堂書店)’이다. 가쿠타씨가 찾았을 땐 문을 닫아 들르지 못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더욱 마음이 쏠렸다. 또다시 가마쿠라로 간다.
가마쿠라 헌책방 중에 먼저 찾은 곳은 게이린소다. 게이린소는 ‘쓰루가오카하치만궁(鶴岡八幡宮)’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고마치거리(小町通り)’에 있다. 가마쿠라역 동쪽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신사의 입구를 알리는 빨간색 기둥문인 ‘토리이(鳥居)’를 향해 걸었다. 상점을 구경하려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입구에서부터 세 번째 블럭 사거리까지 가서 왼쪽으로 난 골목길로 들어갔다. 두리번거리다 보니 책방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은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코~옹 코~옹 심장이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책에서 본 간판을 확인해 보니 여기가 맞다. 가슴은 더욱 세게 뛰었고 덕분에 속부터 올라온 열이 얼굴까지 번졌다.
언제부턴가 헌책방에서 만나는 그림책에 대한 기대가 자꾸 커졌다. 게이린소에서 만날 그림책은 무얼까? 부푼 가슴을 다독이며 책방 안으로 들어가려다 박스에 담겨진 그림책들을 발견하곤 화들짝 기뻤다. 그러나 생각만큼 그림책이 많지는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벽이며 바닥까지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하게 들어찬 헌책들이 낯선 이방인의 등장에 술렁이는 것 같았다. 낯을 가리는 책들과 다가서려는 나와의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되었다. 그나마 벽에 걸린 그림들이 ‘괜찮다! 반갑다!’며 곁을 주었다. 조금 편안해 졌다.
책방 구석에 조용히 앉아 인기척도 없는 책방지기에 말을 걸었다. “혹시 ***다치하라 마사아키(立原正秋)의 책이 있나요?” 가쿠타씨가 만났던 책방주인 미야모토씨는 젊다고 했는데, 내가 만난 주인은 나이가 지긋한 70대 할머니였다. 미야모토씨가 간다 고서점에서 수행을 한 후 선대로부터 물려받았다고 책에서 소개된 걸로 봐서 할머니는 미야모토씨의 어머니 같았다. “다치하라 마사아키의 책은 두 권밖에 없습니다.” 겸연쩍게 웃으며 두 권의 책을 건네주었다. 누렇다 못해 갈색 빛이 나는 책 한권과 낡고 색 바랜 케이스에 든 책을 받아들었다. 한 권은 장편소설 <残りの雪>이고, 한 권은 다치하라의 평전이었다. 두 권을 합해야 600엔이다. 낡았으면 어떻고 행여 찢어졌으면 어떠랴! 정체성의 혼돈과 굴곡진 삶을 바탕으로 언어의 연금술사라 불리며, 여성 독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일본사람보다 더 일본적인 문장을 구사하던 대문호의 책이 아니던가! 난 주저 없이 샀다. 두 권밖에 없다지 않는가.
책방에선 오래 머물지 못했다. 낯선 이방인을 거북해하는 것은 책만이 아니었다. 모기까지 극성을 부리며 물어대는 바람에 쫓기듯 책방에서 나왔다.
"이제 곧 2학기. 학교가 시작되는 것이 죽을 만큼 괴로운 아이는, 학교를 쉬고 도서관으로 오렴. 만화도 라이트 노벨도 있어. 하루 종일 있어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아. 9월부터 학교에 가느니 죽어버릴거야 라고 생각할 거면, 도망 장소로 도서관도 생각해 봐."
<가마쿠라시중앙도서관(鎌倉市中央図書館)>이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학생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이 트위터는 13시간 만에 4 만여 회가 넘게 리트윗이 될 만큼 관심을 끌었다. 당일 도서관은 걸려온 격려전화로 업무 마비가 되다시피 했단다. 이것이 화제가 되어 한국 언론에도 소개됐던 도서관! 꼭 가보고 싶었다.
게이린소를 나와 에노덴을 탈 수 있는 가마쿠라역으로 갔다. 그 길로 계속해서 ‘오나리거리(御成通り)’를 조금 걷다가 오른쪽으로 난 골목길로 가다보면 가마쿠라 일상의 모습이 나타난다. 개성 있는 집들을 구경하면서 골목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비범하면서도 웅장한 고건물이 보이는데 처음엔 절이나 신사인줄 알았다. ‘혹시 이 건물이 도서관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초등학교였다. 1927년에 지어진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신축 혹은 개조하여 지금의 오나리초등학교(鎌倉市立御成小学校)로 사용하고 있었다. 호기심을 누른 채 도서관에 거의 다 오는데 초등학교 후문이 열려 있었다. 옳거니! 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오랜 풍파에 낡고 거뭇해진 천정이 높은 목조건물이 보였다. 강당인 것 같았다. 어린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본적이 없고 상상도 해 보지 못한 초등학교였다. 도서관 가는 길의 볼거리다.
‘가마쿠라시중앙도서관’은 무려 100년이 넘었다. 도서관 외관은 세월이 흘러간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죽을 만큼 학교가 가기 싫은 학생들은 도서관으로 오라고 했던 ‘가와이 마호(44세. 河合真帆)’씨는 만날 수 없었지만, 새 학기를 맞아 두려움과 직면한 학생들을 공감했던 도서관이란 생각에 마음이 뭉클했다. 입구로 들어가서 왼쪽에 어린이코너가 있다. 그 안쪽에 방이 하나 있었는데 책과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공간 같았다. 그 방문의 3분의 2가량이 유리였는데, ‘버지니아 리 버튼(Virginia Lee Burton)’의 그림책 <작은 집 이야기> 표지 그림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세월이 흘러도 세상이 바뀌어도 잃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지켜가는 도서관이고 싶은 소망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커다란 창문에 펼쳐진 녹음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도서관에 대한 감상이 깊었던 동안, 해인은 곤충과 관련된 그림책들을 읽고 있었다. 문득 이곳 사서가 추천해 주는 그림책이 궁금해 부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선생님은 괴물>이란 그림책으로 알려진 ‘마이크 탈러(Mike Thaler)’의 <How far will a rubber band stretch?>, ‘모리스 샌닥(Maurice Sendak)’의 마지막 그림책 <범블아디의 생일 파티>의 영문판, ‘크리스토퍼 워멀(Christopher Wormell)’의 <놀이공원 가는 길>의 일본판 등을 가져다주었다. 요즘 책도 아니고 베스트셀러도 아니어서 오히려 새로웠다.
죽음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하려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던져 준 도서관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마쿠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편히 기댈 언덕이 되고 있다. 그런 곳에 해인과 나란히 앉아 책을 읽었다. 선한 빛의 동기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난 관광객이 몰리는 ‘고마치도리’보다 조금은 한산한 ‘오나리도리(御成通り)’가 더 좋다. 르세상스 시절의 귀족부인들이 드나들었을 법한 미용실도 흥미롭고,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한 커피숍에도 눈길이 간다. 근대식 학용품과 장남감, 간식거리들을 박스를 잘라 만든 통에 넣어 나란히 줄맞춰 진열해 둔 문구점도 볼거리다. 이 거리의 끝에는 빛 고은 제철 과일을 파는 가게가 있다. 이 가게 앞을 가로 지르는 ‘유이가하마도리(由比ヶ浜通り)’에서 우회전을 하여 조금 가다 보면 고분도서점이 있다. 가는 길에 만나는 숍들은 세련되면서도 독특하고 개성이 넘쳤다.
인터넷에서 검색할 때, 사진에서 본 ‘고분도서점’을 발견한 순간, 또다시 가슴은 두 방망이 세 방망이 했다. 유리문을 통해 안이 들여다보였는데, 책에서처럼 가게 안은 넓고 책의 양이 많았다. 진귀한 무엇인가가 반드시 있어 보였다. 한쪽 유리문에는 여름을 주제로 한 작은 목판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작품마다 갖가지 싱그러운 여름 색들을 뽐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책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주 편 끝으로 책방지기가 보인다. 그녀는 여느 헌책방지기들처럼 무관심 한 듯 눈길을 주지 않았다. 책방의 책들은 낯선 이방인의 등장에 술렁이지 않고 점잖았다. 책방에서 흐르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은 헌책방의 분위기와 무척 어울렸고, 책방 전체를 차분하게 다독이고 있었다. 그 영향 때문일까? 책방의 모든 것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느낌까지 들어 편안했다. 여기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는 책이 있을 것만 같았다. 우선 이곳 그림책들이 궁금했다. 책방지기에게 물어 곧장 그림책 코너로 갔다.
이책 저책을 살펴보는데, 체코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미로슬라프 사세크(Miroslav Sasek 1916~1980)’의 그림책 ‘디스 이즈(This is)’ 시리즈 중 런던(London)과 베니스(Venice) 있어 꺼내 보았다. 책의 느낌이나 디자인, 색상이 시중에 출간된 것과 어딘가 모르게 달랐다. 무게감이 있으면서 훨씬 세련되고 우아했다. 이유가 궁금해 책의 출판연도를 찾아보니 베니스의 경우는 1961년 초판본이고, 런던의 경우는 1968년 재판본이었다. 이 책들의 가격은 얼마일까? 놀라지 말지어다. 무려 4,320엔. 우리나라에서 새 책을 인터넷을 구입할 때보다 5배가 넘는 가격이다. 그런데 하나는 초판본이고 나머지는 재판본인데 왜 가격이 같을까? '디스 이즈 런던'은 두 번이나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비록 재판폰이라도 초판본의 가치와 같았기 때문이다. 가쿠타씨가 ‘책이 생명체처럼 느껴진다’라고 했던 말이 실감났다. 헌책방의 가격이란 이래서 재미있구나! 이제야 ‘고분도서점’의 책들이 점잖고 우아하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느낌까지 들었던 것의 진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역시 가쿠타씨가 언급한대로 책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가치를 이해하고 자랑스러워하기 때문이었다. <디스 이즈 런던(This is London)>을 사고 싶었으나 몇 번을 망설이다 결국 가격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는데, 아직까지도 눈에 밟힌다.
책방지기에게 그림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말이다. 그녀 역시 디스 이즈 두 권을 보여 준다. 다음으로 건넨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의 빵집>, <101마리 올챙이>로 알려진 ‘가코 사토시(加古里子)’의 그림책 <바다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의 원작이었다. 700개가 넘는 바다생물을 장소와 깊이에 따라 보여 주는 것도 놀랍지만, 1969년도 당시 일본의 바다에 대한 연구 기술들을 볼수 있어 더욱 놀라웠다. 정말 대단한 책이었다. 또 한권은 에도시대의 상점들을 소개하는 그림책이었는데 역시 흥미로왔다. 마지막으로 소개받은 책은 사토 와키코(佐藤 わき子)의 호호할머니 시리즈 그림책들이었다. 이들 중에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묻자, 우리나라에서는 <씽씽 달려라! 침대 썰매>로 번역된 그림책이었다.
책방 주인인 그녀는 할아버지에게서 아버지로 이어져 온 책방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고분도서점이 ‘오카자키 다케시’를 통해 <아주 오래된 서점>에 소개된 걸 아느냐고 물었더니 오카자키씨를 안다며 부끄러워했다. 오카자키씨가 가마쿠라에서 가장 추천하는 서점이 이곳이였다는 말에는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내가 그림책 여행을 하고 있다고 말한 뒤, 진초보 <미와서점(みわ書房)>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어제 미와씨를 만났다고 했다. 세상 참 좁다! 낯선 땅에서 처음 본 사람과 같은 사람을 알다니 말이다. 결국 웃음보가 터졌다. 내가 미와씨가 살짝 귀여운 구석이 있다고 한 말에, 그녀는 함박웃음을 보이며 맞장구를 쳤다. 처음 보았을 때 무뚝뚝했던 그녀가 맞나 싶을 만큼 천진한 모습이었다. 이름을 물었다. ‘하라 교쿠토(原 知子)’라고 쓰여진 명함을 가져다주었다.
“다치하라 마사아키의 책이 있나요?” 교쿠토씨는 다치하라의 책이라면 여기도 저기도 그의 책이라며 가리켰다. 게이린소에서 두 권 뿐이던 다치하라의 책이 이곳에는 여러 권이라는 사실에 안심이 되었다. 그럼 그렇지! 이번에는 다치하라에 관한 책을 부탁했다. <가마쿠라를 사랑했던 문인들>이란 잡지를 찾아온 그녀는 다치하라의 사진이 들어간 페이지를 열어 보여 주었다. 젊은 시절 그의 모습을 보자 어찌나 반갑던지!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이번에는 ‘다치하라 마사아키 문학전(立原正秋 文學展)’ 도록을 가져다주었다. 바로 이거였다! 교쿠토씨는 내 맘을 꽤 뚫고 있었다. 도록에는 다치하라의 모습은 물론 그의 저서들과 친필원고, 소장품들이 사진으로 엮여 있었다. 다치하라에게 두 아이가 있었구나!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가장 맘을 울렸다. “모든 것이 언젠가는 무상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어린 생명과 그 생명을 만든 여인을 위해 나는 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의 자전적 소설인 <겨울의 유산>에 나오는 글인데,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린 다치하라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던 아이들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는 책이란 바로 이 도록이었다!
다치하라 문학전 도록과 그림책 두 권을 계산하려는데 계산대 쪽 벽면 서가와 복도에까지 진열된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다가와 모두 가마쿠라 출신 작가들의 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책 중에 사진집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1950년 가마쿠라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이었다. 유이가하마 해변을 가득 메운 해수욕 인파의 순간을 담은 것인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밖에도 표지는 물론 가마쿠라의 정겨운 모습이 가득 담긴 사진집이 맘에 들어 이 또한 샀다. 저쪽으로 머리를 돌리니 1970년대 일본의 12달 가정식 요리책이 보인다. 흑백과 칼라 사진이 섞여 있었는데, 젊고 예뻤던 내 엄마가 요리하던 모습이 떠올라 이 책도 샀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갖고 싶은 진귀한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오카자키씨가 왜 고분도서점을 추천했는지 알 것 같았다. 가쿠타님! 고분도서점을 못 들린 건 가마쿠라의 진짜 헌책방을 보지 못한 거랍니다.(약 올려서 죄송해요.)
마지막으로 교쿠토씨의 사진을 찍고 사용할 것을 허락받은 후,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책방을 나왔다. 어깨에 맨 가방이 제법 묵직하다. 그만큼 뿌듯함도 벅참도 컸다. 어느 덧 밖은 땅거미가 내리고 있었고, 기차 건널목에는 도로를 건너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있었다. 잠시 후 백년 된 초록색 전차 에노덴이 유이가하마 거리를 가로 질러 달렸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낭만적이다. 고분도서점이 좋은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고분도서점과 더불어 추천하는 코스 >
헌책방 게이린소 → 쓰루가오카하치만궁 → 마루시치 상점가 → 가마쿠라시중앙도서관 → 오나리도리 → 유이가하마도리 → 헌책방 고분도서점 → 에노시마
* 가쿠타 미쓰요(角田光代, 1967년~), **오카자키 다케시(岡崎 武志, 1957년~)는 도서 <아주 오래된 서점>을 썼다.
*** 다치하라 마사아키의 본명은 ‘김윤규’로 1926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11세 때 일본에 건너가 활동했던 근대문학가다. 1966년 <하얀 양귀비>로 일본대중문학상의 최고봉인 ‘나오키(直木)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전적 소설인 <겨울의 유산(冬のかたみに)> 이란 책이 번역되었다. 그의 소설은 일본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였고, 일본 최대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신문’에 1968년과 1980년 두 차례나 연재소설이 게재됐다. 기자 출신 문인 ‘다카이 유이치(高井有一)’가 6 년간 공들여 쓴 다치하라의 평전은 마이니치 예술상을 받을 만큼 역작이었고, 이 책은 <한국사람 다치하라 세이슈>(고려원 1993년)로 출판된 바 있다.
* 고분도서점(公文堂書店, Kobundo Books)
주 소: 1-1-14 Yuigahama, Kamakura, Kanagawa Prefecture 248-0014
페이스북: facebook.com/kohbundou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30~ 오후 6:00
* 게이린소(藝林荘)
주 소: 1-5-38 Yukinoshita, Kamakura, Kanagawa Prefecture 248-00051
웹사이트: http://geirinso.blogspot.jp/
* 가마쿠라시중앙도서관(鎌倉市中央図書館, Kamakura City Chūō Library)
주 소: 20-35 Onarimachi, Kamakura, Kanagawa Prefecture 248-0012
영업시간: 매일 오전 9:00~오후 5:00, 목/금 오전 9:00~오후 7:00
웹사이트: https://lib.city.kamakura.kanagawa.jp/
* 오나리도리(御成通り), 유이가하마도리(由比ヶ浜通り)에는 말끔하고 개성 넘치는 상점들과 작고 아담한 까페들, 근대식 가게들과 건축물, 거리를 가로 지르는 에노덴이 함께 어울려 낭만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 쓰루가오카하치만궁(鶴岡八幡宮)는 가마쿠라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신사다.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1191년으로, "가마쿠라 막부"를 개창한 무장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賴朝)"가 현재의 위치에 사전(신사의 신체를 모시는 건물)을 건립한 때부터이다. 본궁으로 이어지는 돌계단 밑에 '마이덴(舞殿)'이라고 하는, 선명한 주홍빛의 건물이 있다. 요리토모의 동생인 요시츠네(源義経)가 사랑했던 시즈카고젠(静御前)이 춤을 선보였다고 알려진 곳이다. 매년 4월에 개최되는 가마쿠라 마츠리에서는 '시즈카노마이(静の舞)'라는 춤을 추기도 한다. 내가 갔을 때는 마이덴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신랑과 신부의 가족들만 모여서 치러진 단출하면서도 성스런 결혼식이었다.
주 소: 2-1-31 Yukinoshita, Kamakura, Kanagawa Prefecture 248-8588
* 이치칸진(一閑人鎌倉店)은 고분도서점 교쿠토씨가 추천한 라면집이다. 가마쿠라에서 재배한 채소가 특징이라고 했다. 시오라면(소금라면)을 주문했는데 고명으로 올린 채소의 종류가 다양했고 색도 무척 고왔다. 이 채소들이 라면의 느끼한 맛은 덜어 주고 감칠맛은 더했다. 맛집으로 알려졌는지 외국인부터 현지인까지 고객이 많았다.
주 소: 1-10-3 Yuigahama, Kamakura, Kanagawa Prefecture 248-0014
영업시간: 오전 11:30~오후 3:30, 오후 6:00~8:30(월요일 휴무)
* 스시 에니시(Sushi Enishi)는 고분도서점 교쿠토씨가 추천한 생선 초밥집이다. 사케를 좋아하는 그녀의 단골집으로 가마쿠라역에서 서쪽에 위치하고 ‘마루시치 상점가(丸七商店街)’ 안에 있다. 마루시치 상점가는 쇼와 33년 즉, 1958년에 창업한 가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좁고 작은 오래된 가게들이 다닥다닥 모인 근대식 상점가로 관광객보다는 가마쿠라 사람들에게 단골인 노포(老鋪)들이 늘어서 있다. 가마쿠라에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스시를 맛볼 수 있다하여 찾았는데 이미 만석이었다. 말쑥한 가마쿠라 인근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전형적인 근대식 상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주 소: 1-3-4 Komachi, Kamakura, Kanagawa Prefecture, 마루시치 상점가(丸七商店街)
* 에노시마(江の島)역에서 섬으로 가기 위한 거리에는 식당과 까페들이 늘어져 있다. 라면 맛집으로 알려진 '하레루야(晴れる屋)'를 비롯해 프랑스 레스토랑, 게스트하우스, 아담한 까페, 한국식당까지. 세련되고 멋스런 식당과 까페들이 볼거리를 준다.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바다 덕분에 파고가 높아 서핑이나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에노시마 해변에서는 매년 불꽃 행사가 열린다. 에노시마 거리 끝에서 오른쪽으로, 바다와 이어진 강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면 ‘용궁’ 컨셉으로 만들어진 카다세에노시마역(片瀬江ノ島駅 )을 볼 수 있다. 역과 다리와 강 구경을 마치고, 에노섬으로 들어가면 가장 유명한 캔들전망대가 있다. 해질녁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며, 날이 좋은 날엔 붉게 물든 태평양 바다 위에 우뚝 선 후지산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마쿠라에서 시간을 보내고 너무 늦게 에노시마로 건너 온 탓에 맛집들이 문을 닫아 버렸다. 얼떨결에 들어간 곳에서 먹은 에노시마 라면. 간판은 기억나지 않지만, 가마쿠라의 명물인 잔멸치, 시라스(しらす)가 잔뜩 들어간 라면 맛을 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