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마사회...일산 마사회 지부를 날마다 들락거립니다.
마사회....
왠지 전라도 말로 좀 솔랑한? 느낌이 들죠.
솔랑하다는 약삭 빠르다 정직하지 않다. 약간 사기꾼 기질이 보인다....라는 말인데.
그래선지 요즈음은 렛츠런이란....이름을 더 많이 쓰더군요.
일산시내에 있는 건물들이 거의 오래 되어서 약간 묵은 티가 나는데
마사회 건물은 그런대로 괜찮아요.
티비로 보며 마권 사는것.....
이런것들이 다 사행성 도박 성향이 좀 있는것 같은데....
제 생각이 잘못된건지도 모르겟어요.
그러나 어쨌든 여기에 문화공간이 있고
봉사차원에서 실비로 하는 강의가 엄청 많이 있어요.
오늘은 내려오다가 동백 머금고 있는 가지를 길게 잘라 꽃꽂이를 한 사람들을 보니
갑자기 꽃꽂이도 배우고 싶더군요. ㅋㅋ
팝송으로 배우는 영어와 매트 필라테스 그리고 통키다....를 배우러
이 마사회를 들락거리는데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네 번을 가게 되요.
오늘도 아침 아홉시에 집을 나서 걸어서 마사회까지 걸어갔어요.
점심 약속이 있거나 하면 차를 가져가는데 그렇지 않은 날이면 걸어 다닙니다.
3킬로미터 조금 못되는데 오며가며 운동 겸 걷는 거죠.
매트 필라테스는 한 시간 동안 내내 강사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에 약간의 근육운동을 하는 건데
젊은 강사는 어쩌면 그리 건강한 체격에
가슴도 큰데다 애플 엉덩이가 얼마나 이쁜지 얼굴은 보통인데....
그러니까 은교를 바라보는 노시인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해야 하나....
여자인 제가 그리 예쁠 때 할아버지들한테는 어쩌겠어요. ㅋㅋ
수강생중 아마 제가 제일 못할 것 같아요.
워낙 몸치에다 늙기 까지 했으니 잘할 리가 없죠.
노래는 노래도 부르고 가사 해석도 하고 단어 따라서 하고....
어렵지 않으니 아주 즐겁죠. ㅎ
이메진 맘마미아 에버그린...등... 올드팝을 함께 부르는데
몇 군데는 악보와 단어가 연결이 잘 안되니까
강사가 영어 단어를 한글로 써주기도 해요. ㅎㅎㅎ
여기는 저보다 나이가 좀 더 많으신 분들도 있더군요.
영어도 아니고 노래도 아니니
영어이기도 하고 노래이기도 하니
그래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니 딱 제 수준에 맞는 거죠.
통키타는 중학교 때 오빠들 치는 것 어깨 넘어로 혼자 독학을 했답니다.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이... 코드 네 개면 딱 되거든요.
처음에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나혼자 알아챗고
그다음에는 노래책에 그려진대로 손가락 코드를 짚어서 쳤어요.
그러다가 쉬운 노래 분위기 잡고 제법 부르기도 했고
대학 다닐 때는 어디 놀러가서 아주 잘 치는 사람 없으면
내가 치면서 노래하기도 햇는데
세상에 이제 해보려하니 완전 초보가 되어 있습니다.
처음 배울 때처럼 손가락두 아파요.
전엔 아무 노래나 아는노래는 바로 반주가 되었는데
이메진...을 치면서 불러보려고 하니 오메..그 쉬운 곡이
가사 박자 곡이 제멋대로 놀아요.
정말 말 그대로 여가 선용 인생이 된 것 같아서
조금 씁쓸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이제 나이가 나이니만큼 올해는
노래 가사도 좀 외우고 키타도 조금 쳐보고..
그리고 운동도 좀 하는 해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세 개 다 즐거우니....
끈기 없는 제 성격....
제가 제 흉을 보자면
제 가장 나쁜 점 중의 하나가 끈기가 없다는 거에요.
고지혈증 콜레스테롤이 경계치에 있다고 해서
양파즙이라도 좀 먹어볼까...해서 양파즙 시켜놓고 세 번 먹고 지금 안먹는거에요.
음식도 입에 맞는 것만을 먹지 몸을 위해서는 안먹구요.
헬쓰장 끊어놓고 안다닌 것이 부지기수
피아노도 세 번이나 치다가 그만두고...ㅋㅋ
그러니 무슨 공부를 잘할 수 있었겠어요.
평생 들어 오직 좋아하고 오래 한 것이라고는 책과 글 밖에 없네요.
이 나이 들어서야 몸으로 하는 일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일인가를 깨달아 느끼고 있으니
이게 또 얼마나 둔한 사람입니까?
엄마가 병원에 계시니
집에 일이 없네요.(이런 불효 막심한 딸)
엄마가 나를 귀찮게 하신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음식 장만해서 식사 차려 드린 것도 아닌데
아니 오히려 마늘까기...파다듬기 다림질하기 소소한 바느질...
등 손으로 앉아서 할 수 있는 단순노동을 다해주셨는데도
어쩌면 이렇게 집안이 한가하답니까,
남들에게는 쉽게 말했는데
‘부모님 그냥 방 하나에 모셔놓고 밥 채려 주는 것이
그게 방치지 무슨 모시는 거예요? 친구도 있고 돌봄도 있는 센터가 나아요.’
막상 모두들
이제 여기저기 다니실 수도 없으니 요양원이 어떤가....하니
이게 또 맘이 좀 그렇긴 하네요.
교회도 이제 같이 못 다니시겠네....도 서운하고...
이기적인 맘으로
그래 요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시면 엄마 빈자리 덜 서운하겠네...
생각도 들다가...
집에 계신 것보다는 덜 위험하고 사람들과 말도 할 수 있으니 덜 심심하시겠지...
우리 규서도 내가 아흔 넘어 이렇게 되면 당연히 그럴 거야....
그럴 때 내 맘이 아플까? 도 생각해 보다가...
엄마 옆 침대에 이제 스무살 된 여자아이가 입원해 있어요.
지능은 이제 대여섯살 정도 이혼하고 아버지 한테서 컸는데
아버지가 마흔 넘어서 났더군요.
아버지가 술을 먹으면서....차라리 죽어라...한 말에 사층에서 떨어졌대요.
그 때 다친 상처로 여기저기 숱한 상처가 있어요.
‘’아야, 저것이 니하고 전화 끊고 낭께 이모 오냐고 묻드라...니가 말해주고 그랑게 존갑제...‘
엄마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키가 커다란 사람이 이 아이를 병실 밖에서 부르는 거예요.
느낌이 별로 안 좋아서 유심히 보다가 돌아온 아이에게 왜불렀냐니까
말도 선명하게 하지는 못해요.
대강 설명을 들어보니 과자를 애가 줬는데 또 달라고 왔다는 거에요.
과자야 괜찮더라도 왠지 이 어린아이 같은 애에게 나쁜 짓 할까봐 기분이 섬찍 하더군요.
밤에도 가끔 이 병실에 들어온대요.
뇌수술 한사람이라는데
그래서
’얘 다시는 저사람 나오라고 하면 나가지마
그리고 싫어요를 똑바로 큰소리로 말할 수 있어야 해
엄마도 애 잘보고 저런 사람이 나오라고 하면 나가지 마라고 잘 보셔
하고...아이참...
걱정거리 참 많은 세상입니다.
무엇하나 내 힘으로 해결될 일은 암것도 없는데두요.
조금만 눈을 돌려도 온통 세상은 무서운것들(더럽고 흉하고 사납고 거친것들)투성이 이구요.
암두 서너사람건너 한사람이니
이렇게 피해가며 사는것도 넘나 큰 은혜로구나 싶어요.
'의미' '가치' 이런것 생각하면 촌스러운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런것 생각한다 해서 달라질것도 전혀 없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새해에도 저는 촌스러운 사람이겠지요. 뭐/ .
첫댓글 엄청나게 바쁘게 사신다는 풍문을 태평양 건너서 얼핏 들은 것 같긴 했는데
정말 분주하게 사십니다....ㅎㅎㅎ
저도 촌사람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