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 친하게 지냈던 정우일시인의 입을 통해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천재적인 재능과 두뇌와 집념의 소유자였던 그 사람은 박제가 되버린 천재 '이상' 시인 연구로 그의 전집을 발간합니다
그리고 문학계에선 그의 뛰어난 연구와 성과 앞에서 찬탄을 보내며 그의 연구가 계속하여 더 많은 성과를 일구길 기대하게 되지요
조지훈시인은 그를 너무 아낀 바 무조건적으로 시인으로 등단시키고 연구와 집필을 할 수 있게 도왔고
유진오라든지 조용만같은 당대의 문인들의 아끼는 애제자가 되었으나
그는 그들에게 충격적인 작품을 선사하고 맙니다
'친일문학론'
을사늑약부터 일제강점기때 친일하였던 모든 문학작품과 그 글을 썼던 사람은 여지 없이 그의 펜 끝으로 기록됩니다
심지어는 그 자신의 아버지였던 천도교의 임문호선생까지!
그리고 문학계로부터 퇴출... 외면...협박과 회유...... 정처없는 장똘뱅이...... 술주정뱅이.........거지신세
그에게 기타하나마저도 없었다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을시기
특히 조지훈 시인은 그렇게 되어버린 그를 너무나 애석해하였고 구제해주려 하였으나 끝끝내 거부!
계속되는 그의 펜끝은 오욕의 역사와 흔적을 여지없이 파헤치고 드러내고 밝혀냅니다
그것이 '정신대실록'입니다
그러나 그 마저도 당시 사회는 철저히 은폐하고 축소시키고 외면하였습니다
되려 일본의 양심적인 문학가들은 계속되는 그의 작품들의 가치에 깊은 감명을 받고 그를 후원하기 시작합니다
그 즈음에 그는 죽기전에 일생을 걸고 해야할 일을 정하고 그 일에 매진하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아들 놈하나 자취방에 데리고 지내면서 조수역할을 맡기면서 .....
그러나 그는 열악한 환경과 폐병과 가난 속에서 끝내 대업을 완수하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게 되었습니다
때는 1989년 11월 12일, 그렇게 임종국 선생은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죽음 직전까지 그의 책상앞에 놓인 미완의 책은 '친일인명사전'
그리고 2009년 11월 8일 총 3권, 3000여 페이지, 4389명의 친일인명이 낱낱히 기록되고 밝혀져서 세상이 드러낸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그 감격의 순간을 지난 일요일 효창공원 백범 김구 선생의 묘 앞에서 함께 하였습니다
백범 김구, 임종국, 마땅히 기록되어 밝혀져야 할 우리의 오욕의 역사.....
스스로의 역사를 자성하지 않는 민족에게 큰 횃불이 되어 밝혀줄 그 기록 앞에 울먹이는 가슴을 겨우 달래며
오늘을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