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부분 해제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도입된 지 2년 3개월 만이다. 고위험군 보호 등을 위해 병원·대중교통을 비롯한 일부 장소에서는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이 장소들을 제외하고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가 적발될 경우 부과했던 10만원의 과태료도 폐지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30일부터 일부 시설을 빼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결정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지표 4가지 중 ‘환자 발생 안정화’ ‘위중증·사망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 대응 역량’의 3가지가 충족됐다”며 “중국발 확진자 급증 우려 등 대외 위험 요인도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이 대부분 방역 조치를 이미 푼 상태라는 점도 고려됐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하는 장소는 의료 기관과 약국, 감염 취약 시설(요양 병원·장기 요양 기관, 정신 건강 증진 시설, 장애인 복지 시설), 대중교통(버스·철도·여객선·택시·항공기 등)이다. 이 장소들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은 국내 코로나 위기 단계 등을 감안해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지더라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자율적인 방역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마스크는 효과가 높고 필요성도 여전하다”며 “고령층·면역저하자·기저질환자 같은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0년 10월 13일 다중 이용 시설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를 도입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작년 5월 2일과 9월 26일 2차례에 걸쳐 완전히 해제했다.
방역 당국이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바꿈에 따라 교실에서도 오는 30일부터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자 학교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교육부는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추진 계획’에 따라 30일부터 학교의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자율적 착용 권고로 조정된다”고 밝혔다. 3년 전 코로나 발생 이후 학생들은 학교에서 급식 시간을 제외하곤 줄곧 마스크를 쓰고 있어 ‘마스크 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감염·확산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지만, 한창 크는 아이들의 언어나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