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의 우리말 바로 쓰기] 9. 외래어 남용과 오용 (4): 언론의 외래어.영어
앞에서 지식인의 외래어 중독에 관해 썼는데 이번엔 언론의 외래어.영어 사용 실태를 살펴봤다. 일반인에게 방송이 신문보다 영향이 훨씬 크리라 생각하지만, 티브이로는 기껏 하루 20-30분 뉴스만 보는 터라 신문의 외래어.영어 사용만 조사했다.
난 매일 10여 가지 신문을 읽는다. 먼저 신문사와 방송사에 뉴스를 공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뉴스 제목을 죽 훑어본다. 일반적으로 진보 매체라 불리는 <한겨레>와 <경향신문>, 중도적이라는 <한국일보>, 보수 매체의 대표로 꼽히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의 사설은 빠뜨리지 않는다. 그리고 조선(북한).통일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통일뉴스>의 머리기사들도 챙겨본다.
이 글을 준비하며 2026년 3월 20-21일 앞에 소개한 8개 통신사.신문사 누리집(홈페이지)을 뒤졌다. 첫 화면에 나타나는 뉴스 종류별 ‘분야(섹션)’와 더 세분한 ‘세부 분야’의 이름(타이틀)만 살펴봤는데도 외래어와 영어가 넘친다. 이런 조사 자체가 부질없는 짓 같기도 하고 이 글을 계속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한두 사람이라도 호응하고 지지하리라 기대하며 글을 잇는다.
먼저 <연합뉴스> 누리집 첫 화면에 보이는 분야와 세부 분야의 외래어.영어 이름은 다음과 같다. 마켓+, 스포츠, 오피니언, 비주얼 뉴스, 재난 포털, 글로벌 뉴스, 글로컬, 핫뉴스, 톱뉴스, 브랜드뉴스, 주제별 뉴스, 프리미엄 뉴스, 만큼 뉴스, 뉴스리더, 뉴스레터, 리포트, 포토, 르포, 인터뷰, 이슈, 팩트체크, 그래픽, 미디어, 프리미엄 금융투자섹션, 뉴스.정보 플랫폼, ESG 정보플랫폼, IR클럽, 바로 클릭, 여행/레저, 위클리 건강, 로컬의 재발견, 테크톡 노트, 전국 레이더, 금주핫템, 펀드/ETF, 에너지/자원, IT/과학, 게임, 유통/서비스, 중기/벤처, 바이오/헬스, 만화/웹툰, 헬스노트, 헤드라인, LED전광판, 이매진, 마이더스, 모바일앱, 통통테크, 인&아웃, 게임위드인, 샷, 머니플로우, 콘텐츠판매, Games, KOREA NOW, K-Culture NOW, NK NOW, K-VIBE, PC, CEO ..... 참 어지럽다.
<한겨레>에선 ‘궂긴소식’ 등 생소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어 반갑다. 그러나 ‘겨레’ 신문에서도 다음과 같이 외래어. 영어가 많다. 오늘의 스페셜, 포토:타임라인, .txt 세상의 모든 텍스트, 오피니언, 특파원 칼럼, 이슈, 뉴스룸 PICK, 라이프, ESC, NativeLab, 애니멀피플, 코즈모폴리턴, 라이프, 특화섹션, 정치BAR, 젠더, 미디어, 엔지오, 쇼핑.소비자, IT, 중기.스타트업, 기업PR, 글로벌워치, 해외토픽, 영화.애니, 제약.바이오, 건강칼럼, HERI이슈, 스토리텔링, 지금 북토크는요, 베스트셀러, 에이징북, 디지털초판, 서포터즈 .....
<경향신문>엔 외래어.영어 이름이 조금 덜 보여 반갑다. 오피니언, 라이프, 에디터의 창, 정동 칼럼, 뉴스레터, 플랫 레터, 플랫 이슈, 플랫 시리즈, 인터랙티브, 경향비즈, 경향 포럼, 오마주, 미디어, 젠더, 금융.재테크, IT.가전, 연극.클래식, 헬스경향, 디지털 지면, 스튜디오 경향, 영상 콘텐츠, 경향 콘텐츠몰 .....
<한국일보>에도 외래어.영어 이름이 상대적으로 적다. H탐사 플러스, 오피니언, 스포츠, Premium, 뉴스룸에서, 뉴스레터, 으쓱레터, 라이브 이슈, 글로벌 칼럼, 사이언스 톡, 퍼즐: 시사 레벨업, 엑셀런스렙, 이슈+, 어젠다+, 테크 인싸이트, 모닝 인사이트, 머니 인사이트, 북&이슈, 애니로그, 허스펙티브, 터치유, 확인사이드, 뉴잼 스토리, 숏폼 영상 .....
이른바 조.중.동엔 너무 많아 옮기기조차 쉽지 않으니 생략한다. 특히 <조선일보>엔 Column, ESSAY, WEEKLY BIZ, THE BOUTIQUE, Topclass, Life&Learning, Home, Campus News, Campus Hot Clip 등 아예 영어로 표기한 분야 이름도 적지 않다. 외국인을 상대하는 신문도 아닌데 같잖다고 해야 할까.
내가 요즘 매달 한두 번 기고하는 <통일뉴스>엔 외래어.영어 이름이 매우 적어 몹시 반갑다. 샅샅이 뒤졌는데도 열 개가 넘지 않는다. 오피니언, 커뮤니티, 포토뉴스, 칼럼, 인터뷰, 데스크브리핑, 테마기획. 이게 전부다. 그래도 조선.통일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매체이기에 커뮤니티와 데스크브리핑이란 말은 조금 언짢다. 다음에 소개하듯 북녘에서는 “우리는 될 수 있는 대로 외래어를 쓰지 말고 자기 나라말을 쓰도록 하여야” 된다며, 남쪽의 외래어 남용에 대해 “우리 민족어가 없어질 위험”을 우려한다.
편집: 김미경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