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전나무숲길은 내소사,광릉수목원 그리고 월정사라고 한다.
80년생으로 약 1700여그루가 빼곡히 자리한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가장 압도적인 경관이다.
회화적 견지에서 한번의 조망으로도 전부를 알수 있을만큼 빼어난 숲길은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간간히 써있는 문구가 아니더라도 숙연해진다.
오랜 세월을 이겨낸 전나무는 그 둘레만큼이나 위풍당당하다.
불순한 것을 씻어내는것을 정화라고한다.
초록물이 뚝뚝 떨어질것같은 푸르름을 눈으로 보는것만으로도,
하늘을 찌를듯한 숲길을 조용히 거니는것만으로도 정갈하고 고요해진다.
눈물이 날만큼 아름답다.
자연은 인간에게서 멀어져야하고 인간은 자연에게 다가가야함을 느낀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입구와 출구가 다르나 어느곳이 입구이고 출구인지 정해지지않은 순환구간이다.
평탄한 흙길로 남녀노소 편안히 걸을수있는 무장애코스다.
열목어가 헤엄치는 금강연은 또 어떤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흐르는 금강교를 지나 1.9km의 숲길을 걷고나면 말을 잃고 생각에 잠기게한다.
월정사는 자장율사에 의해 신라 선덕여왕12년(643)에 창건되었으며
최초로 심은 아홉그루의 전나무로부터 시작되어 천년이 넘게 월정사와 함께하고있다.
산 전체가 불교성지가 되는 유일한 산으로
부처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지나 부처를 모시는 적광전에 들어선다.
6살인 세윤이와 함께,
불자는 아니지만 소망을 말하며 절을 해본다.
뒷면의 벽화인,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소를 찾는것에 비유하여 그린 선화의 일종인 심우도를 보며
잠시 여러 생각에 잠긴다.
가족과 함께한 오대산의 월정사를 세번째 찾았다.
일주문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있던 음수대는 없어지고 9층석탑은 건재했다.
금강연의 물이 어찌나 차갑던지 입술이 새파래지던 오래전의 추억을 잠시 소환해본다.
평창여행 내내 우산을 쓰기도 애매한 보슬비는 더욱더 고즈넉하고 차분하게 해주었다.
말없이 자연을 바라보고 푸르고 깊은 자연 속에 몸을 맡긴 소중한 시간이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접어드는 9.2km의 선재길이 있다.
나 혼자서 왔더라면 씩씩하게 치고 나아갈 길을 그저 바라만보며
만추로 접어든 가을이나 눈에 덮힌 겨울쯤에 다시 찾을것을 다짐해본다.
돌리고싶지 않은 발길을 연신 뒤돌아보는것으로 달래며 위로한다.
강원도는 도보로 더듬을수있는 제주 올레길과는 다르다.
용산역에서 진부역까지 기차를 이용하거나 남부터미널에서 월정사까지 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환승의 피로도가 상당할것이며 제주처럼 숙식 선택이 용이하지않다.
여유있게 날짜를 잡는다면 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산과 들의 조망은 경이로움이겠으나
일정이 빡빡하다면 그야말로 고난일터다.
알펜시아리조트 홀리데이인 스위트에서 보낸 4일간의 휴식은
가족간의 화합과 추억을 함께한곳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다시 찾고싶을것같다.
"하나된 열정"이란 슬로건으로 열린 동계올림픽의 뒷모습을 보는것도 좋았고
수호랑과 반다비를 다시 보는것도 반가웠다.
이른 새벽 안개에 휩싸인채 강원도의 꽃들과 산책한 길도 좋았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구경하는 재미,
애써 가꿔놓은 자그마한 솔섬에서의 한가로운 시간들.
스위스의 샬레를 연상시키는 예쁜 건물들.
침대에 누워 바라본 스키점프 도약대의 화려한 조명의 향연.
길게 늘어선 자작나무길.
강원도 평창......
기본 해발이 700m이상의 고지대라 여름의 한가운데에서도 추위에 몸을 떨게 만드는곳.
휴식과 여유를 제공하는곳.
뒤돌아보니 말없이 걷는 내가 보인다.
첫댓글 어머, 언니!!! 언니글로 평창 다녀온 기분이에요. 꼭 그 코스들을 직접 밟아보고도 싶고요. 내소사나 광릉수목원은 가 보앗지만 월정사나 상원사는 역사책에서만 배워서 기억하고 있네요. 저의 버킷 중에 있는 자작나무길 걷기, 설렙니다.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누구와 함께인가가 여행의 즐거움과 의미를 배가시키는 것 같아요. 행복이 전해져 옵니다.
가족과 함께한 추억,화합..대부분 사람들이 꿈만 꾸고 시도할 용기나 열정이 미흡하다 여겨지는데 (물론 여건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훌쩍~떠나는 언니 멋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토 중 강원도를 가장 동경하는데 평창의 이모저모 잘 읽었습니다. 눈앞에 아직도 아른거리겠지요?
글로 연상되는 월정사의 아름다운 풍경들,저도 꼭 가서 한 껏 취하고 싶습니다.
'자연은 인간에게서 멀어져야하고 인간은 자연에게 다가가야함을 느낀다'
자연의 소중함,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어떤 가르침? 알쏭달쏭
자연은 인간에게서 멀어져야 자연 그대로를 유지할수있을것이라 여겨서 한 말입니다.
한아의 버킷에 다가갈수있는 방법을 공유할까?
월정사나 원대리 자작나무숲길의 교통편과 동선을?
궁금해?
궁금하면 오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