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을 당한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은 아니다. 산사태나 폭우, 침수, 하다못해 지하도를 지나다가 급류을 만나 비명횡사하는 심정은 어떨까 싶다. 어쩌면, 아니,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니다. 피해라고 할것도 없다. 그럼에도 자꾸 불편하고 신경이 쓰인다. 어제는 옆방 문 웃턱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벌써 몇일짼데, 정작 웃층은 고장안 보일라를 교체하는 것으로 수습이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집은 새롭게 다른 곳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고, 내 귀에는 여기 저기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 해서 신경이 쓰인다. 보일라실에서도 분명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안그래도 마음이 번잡한 아들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아들에게도 말을 하게되었고, 오늘은 와 보겠다고 했다. 뭐 아들이 와본다고해서 달라질게 있는것도 아니다. 단지 문제를 공유하는 것일뿐이다. 살면서 아무 문제도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냥 감당할수 있을만끔이었으면 좋겠다. 하나님은 분명 감당할 만끔만 시험을 주신다고 했던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도 않는 것 같잖는가. 아닌가. 내가 할수있는 일이 없어서가 아닐까. 다 사는 날까지 인간인 이상 고단한 삶이 주어지고 있는 것인가. 이게 나의 마즈막 시련이길 바라본다. 어제는 협압약을 받으려 병원을 찾았다. 나름 머리를 굴려 사람이 적은 순간을 노렸는데, 왠걸 사람이 바글거렸다. 나는 의사선생님과 면담을 포기하고 처방전만 받아가지고 좀 쉽게 나올수 있었다. 다들 많이 아픈것인가. 편치 않으니 병원에서 긴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게다. 대기 인원이 25명이라고 했다. 기다리는 예측시간은 1,30분정도? 다행히 내 협압은 좋은 쪽이어서 쉬웠다. 내 혈압도 웃기는게 처음 쟀을땐 116이 나왔다. 그런데 뒷자리 숫자까지 알아야 한다는데 내가 그걸 기억 못해서 다시 재게되었다. 그사이 긴장했은까 124가 나옸다. ㅎㅎㅎ어떤 것에서도 자유롭지가 못하다. 언제가도 그만이라는 것은 입술의 고백에 불과한 것 같다. 조바심치고 바들거리고 진중함이라고는 바늘끝 만끔도 없고, 이러고도 입으로는 나이를 먹었습네 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다. 오늘은 한해의 마즈막 날이다. 시간이라는 긴 선위에 매듭하나가 생기는 날이다. 내일이라고 해서 오늘과 달라질게 있을까. 아들 가족들은 해외여행을 나간단다. 글쎄 얼마만일까. 애들이 기억하기로는 처음이라고 했다. 해외여행은 며늘이 좋아해서 애들이 영아 시절부터 했다. 인생이 형통하기만 한게 아니어서 정작 애들이 기억하게 되었을때는 국내여행이 전부였다. 아니, 여행이라기 보다는 그냥 놀려가는 수준이엇다. 아들이 그걸 잘했다. 사는 수준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가치관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하는 인생이 어디 쉽겠는가만 배려라고는 없는, 앙숙들의 동거다. 앙숙이란 표현이 조금도 과하지 않는것 같다. 내 인생은 아무리 포장을 해보려해도 실패 그 이상도 무엇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잘해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누구 탓이던 잘못이던 간에 실패는 실패니까. 그리고 그 후유증은 당사자들에게만 있는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주변 사람들에게까지도 악영향을 끼치고, 현재도 진행형이라는 것을 잘 알아서다. 이제 내 시대는 지나갔고, 아들 딸은 엄마의 아쉬움을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음껏 사랑하고 협력하며 배려하고 살기를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