畏 婦
柳夢寅(1559~1623)
自古로 難化者는 婦人이라 男子剛腸者라도 幾人能不畏婦人가 古者有將軍한대 領十萬兵하여 陣于廣漠之坰하고 分東西樹大旗한대 一旗靑이요 一旗紅이라
옛날부터 교화시키기 어려운 것은 부인이다. 남자가 强心臟인 사람일지라도 부인을 두려워하지 않을 사람이 몇 사람이겠는가? 옛날에 한 장군이 있었는데, 10만 병사를 이끌고 넓고 막막한 들에 진을 치고는 東西로 나누어 큰 기를 꽂았는데 한 깃발을 푸른색이고 한 깃발은 붉은색이었다.
* 坰: 들 경.
遂三令五申於軍中曰 畏妻者는 立紅旗下하고 不畏妻者는 立靑旗下하라하니 十萬之軍皆就紅旗下而立한대 有一丈夫가 獨立靑旗下라 將軍傳令問之하니
장군이 드디어 군중에 세 번 명령하고 다섯 번 거듭하여 타이르기를 “아내를 두려워하는 자는 붉은 기 아래에 서고, 아내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푸른 기 아래에 서라.”고 하니, 10만의 군사들이 모두 붉은 기 아래에 모여 섰는데, 한 사내만이 홀로 푸른 기 아래에 서 있었다. 장군이 전령을 시켜 물으니
* 三令五申: 재삼 명령하여 타이른다는 뜻. 將軍이 陣中에서 명령하는 것을 말함. 孫武가 吳王 앞에서 美女 80명을 인솔하고 훈련시킬 때 ‘三令五申’의 방법을 사용하였다.《史記 孫子傳》
答曰 吾妻常戒我曰 男子三人會면 必論女色이니 三男會處엔 汝則一切勿入云한대 況今十萬男子所會處乎잇가 是以로 不堪違命하여 獨立靑旗下니이다 柳夢寅(1559~1623) 於于野談
대답하기를 “제 처가 항상 경계하여 말하기를 ‘남자들 셋이 모이면 반드시 여색을 논하게 되니, 세 남자가 모인 곳에 당신은 一切 들어가지 마십시오.’라고 했는데, 하물며 지금은 십만의 남자가 모여있지 않습니까? 이러므로 감이 아내의 명을 어길 수 없어서 혼자 푸른 깃발 아래에 섰습니다.”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