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Ⅰ. 서설
전자정보는 컴퓨터용 디스크 등의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되어 있는데, 컴퓨터가 기업이나 개인의 활동에 필수적인 수단이 되면서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의 필요성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촬영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스마트폰의 임의제출이 문제되고, 계속해서 임의제출의 경우에도 범죄혐의사실과의 관련성, 그리고 압수절차에 있어서 임의제출자가 누구인지에 따른 참여기회 보장과 압수목록의 작성·교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저장매체에 대한 임의제출물의 압수와 관련된 판례의 최근 내용을 소개하고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경우와 부정되는 경우의 판례를 비교해 보았다.
Ⅱ. 압수의 방법
임의제출물의 압수는 압수물에 대한 점유취득이 제출자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긴 하지만 범죄혐의를 전제로 한 수사목적이나 압수의 효력은 압수·수색영장에 의한 경우와 사실상 동일하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특정 범죄혐의와 관련하여 전자정보가 수록된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아 그 안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하는 경우에 원칙적으로 그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의 출력물 등을 임의제출받아 압수해야 하고, 예외적으로 현장의 사정이나 전자정보의 대량성과 탐색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범위를 정해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해 정보저장매체 자체나 복제본을 임의제출받아 압수할 수 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Ⅲ. 제출의 임의성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기타인의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이러한 경우의 점유취득을 ‘영치’라고 하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목적물의 점유를 취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통상의 압수인 압류와 구별된다. 체포현장(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이나 범죄장소(동조 제3항)에서도 유류한 물건이나 소지자 등이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으며, 사후에도 영장이 필요하지 않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도17142 판결).
‘지하철 몰카범’ 휴대폰서 또다른 지하철 도촬영상 나왔다면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 인정돼 범죄 관련성 있는 증거 해당
가령,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불법촬영을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경우에도 체포현장에서 피의자는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스마트폰을 수사기관에 임의제출을 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 제출의 임의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출과정에서 먼저 임의제출의 의미, 효과 등에 관해 고지가 되어야 하고, 제출자도 임의제출을 하게 되면 압수되어 다시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정 등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의로 제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영장주의의 예외로 사후영장도 필요하지 않으며, 수사기관이 우월적인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제출이 강제될 수가 있으므로 임의성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출의 임의성에 대해서는 검사에게 거증책임이 있다{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도11233 판결, (제출에 임의성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하여야 하고, 임의로 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고지가 없는 등으로 제출의 임의성이 의심스러우면 임의제출물의 압수로 인정되지 않으며, 만일 체포현장이나 범죄장소에서의 압수의 경우에는 사후에 반드시 영장을 받아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 제3항).
Ⅳ. 압수의 대상과 관련성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은 경우에 제출자의 구체적인 제출범위에 관한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인해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해 압수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이때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는 ① 범죄혐의사실 자체 ②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③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수단과 방법, 범행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그 관련성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의 경위, 임의제출의 과정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범죄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1도2205 판결).
불법촬영범죄 특성상 간접·정황증거는 혐의사실과 관련 깊어
특히, 카메라의 기능과 정보저장매체의 기능을 함께 갖춘 휴대전화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촬영범죄는 범죄의 속성상 해당 범행의 상습성이 의심되거나 성적 기호 내지 경향성의 발현에 따른 일련의 범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되고, 범행의 직접 증거가 스마트폰 안에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의 형태로 남아있을 개연성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같은 유형의 전자정보에서 그와 관련한 유력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런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는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판례는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사건)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한 피압수자에 더하여 임의제출자 아닌 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라 함은 피의자가 압수수색 당시 또는 이와 시간적으로 근접한 시기까지 해당 정보저장매체를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그 정보저장매체 내 전자정보 전반에 관한 전속적인 관리처분권을 보유·행사하고, 달리 이를 자신의 의사에 따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포기하지 아니한 경우로써, 피의자를 그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에 대해 실질적인 압수수색 당사자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여부는 민사법상 권리의 귀속에 따른 법률적·사후적 판단이 아니라 압수수색 당시 외형적·객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사실상의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① 단지 피의자나 그 밖의 제3자가 과거 그 정보저장매체의 이용 내지 개별 전자정보의 생성·이용 등에 관여한 사실이 있다거나 ② 그 과정에서 생성된 전자정보에 의해 식별되는 정보주체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그들을 실질적으로 압수수색을 받는 당사자로 취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를 피의자가 임의제출하는 경우와 피해자 등 제3자가 임의제출하는 경우를 나눠 관련성 판단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를 피해자 등 제3자가
임의 제출했다면, 피의자 참여권 보장 및 정보목록 교부를
① 피의자가 임의제출한 경우에는 해당 전자정보를 신속히 압수·수색하여 불법촬영물의 유통가능성을 적시에 차단함으로써 피해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고, 간접증거나 정황증거이면서 몰수의 대상이자(형법 제48조 제1항 제2호) 압수·수색의 대상인 전자정보의 유형이 이미지 파일 내지 동영상 파일 등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특정되어 있으므로 불법촬영범죄와 무관한 사적 전자정보 전반의 압수·수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어 상대적으로 폭넓게 관련성을 인정할 여지가 많다고 본다. 반면에 ② 피해자 등 제3자가 임의제출한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에 피의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 인격적 법익에 관한 모든 것이 저장되어 있어 제한없이 압수·수색이 허용되면 피의자의 인격적 법익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해 압수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더욱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대법원 2021.11.18.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Ⅴ. 압수의 절차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나 그 복제본을 임의제출받은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 등을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경우에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피압수자와 그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압수된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된 압수목록을 작성·교부해야 하며(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9조) 범죄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것은 다른 일반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절차와 동일하다. 물론 위와 같은 참여기회의 보장과 압수목록을 교부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더라도 절차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과정의 성질과 내용 등에 비추어 피의자의 절차상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지 않았다면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2. 2.1 7. 선고 2019도4938 판결;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그리고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를 피해자 등 제3자가 임의제출한 경우에 대해 판례는 피의자가 스스로 임의제출한 경우와 비교하여 실질적 피압수자인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Ⅵ. 구체적인 사례
가. 임의제출물의 증거능력이 인정된 경우
(1)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도6730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피의자가 공중밀집장소인 지하철 내에서 여성을 촬영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피의자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경찰관이 피의자와 함께 탐색하다가 지하철 등에서 다른 여성들을 촬영한 다른 범행에 관한 동영상을 발견한 경우에 그 동영상은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사실과 시간적으로 근접하고 지하철 역사 등 공공장소에서 촬영한 것으로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인정되어 관련성이 있는 증거에 해당하고, 경찰관이 피의자신문 당시 휴대전화를 피고인과 함께 탐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다른 범행에 관한 동영상을 추출·복사하였고, 피의자가 직접 다른 범행에 관한 동영상을 토대로 ‘범죄일람표’ 목록을 작성·제출하였으므로 실질적으로 피의자에게 참여권이 보장되고 전자정보 상세목록이 교부된 것과 같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이 인정되었다.
(2)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6도9596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피의자가 ‘2015년 6월 7일경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A휴게소에서 의자에 앉아있던 여성의 치마 밑 허벅지 등을 몰래 촬영한 혐의(2015년 범행)’로 피의자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경찰관이 피의자신문을 하면서 피의자의 면전에서 탐색하여 여성 사진 2091장을 출력하였고 피의자는 ‘2014년 8월 22일경 서울 강남구 B동 상호불상 안마시술소에서 여종업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2014년 범행)’를 자백하였는데, 수사기록에 편철된 위 사진들 중에는 2015년 범행에 관한 사진 2장과 2014년 범행에 관한 사진 5장이 포함된 경우에 2014년 범행에 관한 영상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2015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인정되어 관련성이 있는 증거에 해당하고, 경찰관이 1회 피의자신문 당시 휴대전화를 피의자와 함께 탐색하는 과정에서 2014년 범행에 관한 영상을 발견하였으므로 피의자가 휴대전화의 탐색 과정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으며, 경찰관은 같은 날 곧바로 진행된 2회 피의자신문에서 2014년 범행에 관한 사진을 피의자에게 제시하였고, 5장에 불과한 사진은 모두 동일한 일시, 장소에서 촬영된 2014년 범행에 관한 영상을 출력한 것임을 육안으로 쉽게 알 수 있으므로, 비록 피의자에게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된 압수목록이 작성·교부되지 않았더라도 절차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과정의 성질과 내용 등에 비추어 피의자의 절차상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2014년 범행에 관한 영상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었다.
(3)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도7342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피의자가 모텔 방실에 침입한 혐의로 피해자로부터 임의제출을 받은 위장형 카메라의 메모리카드를 탐색하다가 다른 3개 호실에 설치된 위장형 카메라의 메모리카드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범행에 관한 영상을 발견한 경우에 각 위장형 카메라에 저장된 모텔 내 3개 호실에서 촬영된 영상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다른 호실에서 촬영한 범행과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인정되어 관련성이 있는 증거에 해당하고, 임의제출된 각 위장형 카메라 및 그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전자정보처럼 오직 불법촬영을 목적으로 방실 내 나체나 성행위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벽 등에 은밀히 설치되고, 촬영대상 목표물의 동작이 감지될 때에만 카메라가 작동하여 촬영이 이루어지는 등, 그 설치 목적과 장소, 방법, 기능, 작동원리상 소유자의 사생활의 비밀 기타 인격적 법익의 관점에서 그 소지·보관자의 임의제출에 따른 적법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와 구별되는 별도의 보호 가치 있는 전자정보의 혼재 가능성을 상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의자에게 참여기회를 보장하지 않고 전자정보 압수목록을 작성·교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증거능력이 인정되었다.
(4) 대법원 2022.1.27.선고 2021도11170 판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피의자는 PC 임의제출 당시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범죄혐의사실로 수사를 받고 있었기에 PC를 사용해 생성된 전자정보는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증거에 해당해 PC에 저장된 전자정보 중 의학전문대학원 부정지원 관련 범행증거로 사용된 부분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필요성과 관련성이 모두 인정되고, PC는 2019.9.10. 당시 동양대 관계자가 동양대에서 공용PC로 사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임의처리할 것을 전제로 3년 가까이 강사휴게실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당시 보관·관리 업무의 담당자인 조교와 동양대 물품관리를 총괄하는 행정지원처장이 동양대측의 입장을 반영한 임의적인 의사에 따라 검찰에 제출하였기에 피의자는 PC압수수색의 실질적인 피압수자가 아니고 검찰은 피압수자측인 조교와 행정지원처장에게 참여의사를 확인하고 기회를 부여했지만 피압수자측이 이를 포기했다고 인정되므로 PC에서 추출된 전자정보의 압수·수색과정에서 피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증거능력이 인정되었다.
(5) 대법원 2022.2.17.선고 2019도4938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피의자는 휴대전화로 성명 불상 피해자들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이하 ‘1~7번 범행’), 짧은 치마를 입고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피해자의 다리를 몰래 촬영하여(이하 ‘8번 범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으로 기소되었는데, 8번 범행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서 피의자로부터 임의제출받아 압수한 휴대전화를 사무실에서 탐색하는 과정에서 1~7번 범행의 영상을 발견한 사안에서, 1~7번 범행에 관한 동영상은 촬영 기간이 8번 범행 일시와 가깝고, 8번 범행과 마찬가지로 버스정류장 등 공공장소에서 촬영되어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8번 범죄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증거인 점, 경찰관은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를 피의자가 있는 자리에서 살펴보고 8번 범행이 아닌 영상을 발견하였으므로 피의자가 탐색에 참여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경찰관이 피의자신문시 1~7번 범행 영상을 제시하자 피의자가 그 영상이 언제 어디에서 찍은 것인지 쉽게 알아보고 그에 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으므로, 비록 피의자에게 압수된 전자정보가 특정된 목록이 교부되지 않았더라도 절차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과정의 성질과 내용 등에 비추어 절차상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1~7번 범행으로 촬영한 영상의 출력물과 파일 복사본을 담은 CD는 임의제출에 의해 적법하게 압수된 전자정보에서 생성된 것으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하였다.
나. 임의제출물의 증거능력이 부정된 경우
(1)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6도82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피의자가 공중밀집장소인 지하철 내에서 여성을 촬영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피의자로부터 임의제출을 받아 복원한 휴대전화의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 피의자가 다세대주택에서 몰래 당시 교제 중이던 여성의 나체 등을 촬영한 혐의는 범행 시간과 장소,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등을 달리하므로 위 동영상은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로 보기 어렵고 피의자에게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으며,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지도 않았다며 동영상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판례는 임의제출 압수 시 범죄혐의사실 관련성 엄격히 판단
(2)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준강제추행·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피의자가 ‘2014년 12월 11일 자기 집에서 피해자(남성) A의 의사에 반해 성기를 촬영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2014년 범행)’에 대해 피해자 A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피의자의 집에서 가지고 나온 피의자 소유의 휴대전화 2대에 피의자가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이 저장되어 있다는 취지로 말하고 이를 범행의 증거물로 임의제출하고, 경찰이 이를 압수한 다음 그 안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탐색하다가 A를 촬영한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휴대전화에서 피의자가 ‘2013년 12월경 피해자(남성) B, C가 술에 취해 잠든 사이 성기를 만지고 촬영한 같은 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2013년 범행)’를 발견하고 그에 관한 동영상·사진 등을 영장없이 복제한 CD를 증거로 제출한 경우에 A는 경찰에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증거물로 제출할 당시 그 안에 수록된 전자정보의 제출 범위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담당 경찰관들도 제출자로부터 그에 관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휴대전화에 담긴 전자정보의 제출 범위에 관한 제출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휴대전화에 담긴 전자정보 중 임의제출을 통해 적법하게 압수된 범위는 임의제출 및 압수의 동기가 된 피의자의 2014년 범행 자체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로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이에 비추어 볼 때 Ⓐ범죄발생 시점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있고 Ⓑ피해자 및 범행에 이용한 휴대전화도 전혀 다른 피의자의 2013년 범행에 관한 동영상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2014년 범행)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 있는 전자정보로 보기 어려워 수사기관이 사전영장 없이 이를 취득한 이상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