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고형은 크리스마슨데 데이트 약속도 없냐고 홍에게선 연락 없냐고 물어왔다. 참내..이 형은 도대체가 찌질이들에 대한 소설이라도 쓸 생각이신가.. 왜이리 홍과 나를 엮지못해 안달인가. 아무래도 홍이 내게 곰돌이잠바를 사준게 문제였다. 고형의 얘기에 의하면 아무런 생각없이 옷을 샤주는건 괜히 헷갈리게 하는 행위라고 그녀석이 나쁘다고 했다. 그저 나는 웃는다..고형의 지나친 상상땜에 너무 웃겨서..
2..치질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보영씨가 오랜만에 들렀다. 젊었을적 꽤 놀아봤다고 말하는 그녀는 지금도 간혹 남자들 불러 앉히고 노는 술집에 가는 모양인데.. 허참...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오나 몰라.. 그리구 낮선 남자들과 무슨 얘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나.. 그런 자리도 어릴적 소개팅같은 그런 느낌으로 보는건가? 나같은 성격은 그런 자리를 마련해줘도 어색해서 못 있겠구만.. 섹스에 갈증난 사람도 아니고 대체 그런 애들과 노는게 염려되지도 않나..
3 ..생각해보니 그쪽은 내일이 크리스마스.. 나는 셜리 혼의 노래가 분위기에 맞을것 같아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하며 노래를 띄웠다. 그러나 정작 들려온 얘기는 코로나 때문에 최악의 성탄절이란 푸념 뿐. 노래를 늘 들어보고 꼭 감상을 답장으로 보내곤 했던 사람이 떠올라서.. 좋은 벗을 잃었구나 하는 아쉬움이 스몄던 밤. 당신은 잘 있죠?
4..여간해선 콧노래를 부르지 않는 나인데 며칠 전 티비를 보던중 아주 우연히 내가 너무도 좋아했으나 곡목을 몰라 찾아 들을수도 없었던 그 곡을 들었다. 처음 가입한 카페에서 라헬이란 닉으로 활동하던 여자가 종종 사용했던 곡이었는데 내가 그녀를 레이첼이 아닌 라헬이라고 부르자 아무도 그렇게 불러주지 않았다며 어떻게 읽을줄 알았냐고 반가와 했었다. 그 뒤로 나는 내내 그곡을 흥얼거리며 다니고 있다. 기껏해야 5분?길어야 7분 가량의 짧은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날은 자연염색을 하는 모습이 계속 보여지면서 배경음악으로 그 곡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서른 초반에 들었던 곡이니 벌써 15년은 지났다. 여자의 허밍이 잔잔하게 깔리던 곡. 그래서 나도 똑같이 음~~하며 따라 부르게 되던 곡. 따스한 햇볕 사이로 잔잔하게 바람처럼 흐르던 곡. 그당시 인터넷 카페에서 bgm으로 쓰이곤 했는데. 이걸 어디서 찾아 들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