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자들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중에
8년을 지나오도록 딱 두 번 봤으면서도
유일하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후배
망탱이가 있다.
얼마 후 그녀의 딸이
8살 생일을 맞는다는 게 기억나
그녀에게 쵸코케잌 쿠폰을 전송했다.
누가 생일을 맞는다 하면
그 주인공보다도 낳느라 애쓴 그 엄마를 더 중시하는 나로서는
그녀의 딸 리원이보다
엄마인 망탱이를 더 안아주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메시지를 적어보는데
진심의 위로가 또박또박
금속판 위에 새겨지는 것만 같았다.
사실 난 적어놓고도 하룻밤 지났으니
뭔소리를 썼는지 기억도 없는데,
망탱이는 오늘 전화를 걸어와선
메시지 읽으며 뭉클하고
따뜻해졌다며 무척 고마워한다.
예전같았으면 이런 격려의 메시지가
'고맙구나' 그 정도였는데,
어제 내게서 받은 메시지는
너무도 찡하게 와닿았다는 것이다.
음..망탱아, 그건 내가
감동적인 말을 써서 그런 게 아니고
네가 그만큼 애써왔던 날들에
지쳐있어 그런 거란다.
누군가가 내 지친 어깨를 알아줬다는 거,
그래서 따순 밥상 내어주며
어서 앉아 밥먹으라고
손잡아 이끌어주는 저녁 같은 거.
우린 그런 진심에 눈물 나잖니..
내가 너의 지난 날들을 알고 있잖아.
너 정말 열심히 잘 살아왔어.
애썼다 망탱아.
나는 네가 아주 자랑스럽단다..
사실 망탱이와 내가
실제적 만남없이
전화나 카톡으로만 연결되어도
아직까지 건실한 사이인 것은
서로를 믿고 아끼는
그 말의 힘이었을 것이다.
별스럽지 않은 몇 마디 말.
그러나 진심이 담기면
그 무엇보다도 나를 울게하는,
그래서 다시 더 힘내서 살게하는
그런 말들을 많이 전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