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일도 해야할 일도 없는 사람이다. 아닌가. 그런 사람은 없는 것일수도 있다. 그냥 게으른 사람이 있을뿐이다. 그럼에도, 변명을 늘어놓자면, 내가 할일이나 해야하는 일이 없는것도 사실이다. 일정이 다 끝나서다. 뭔가 새로 시작하기에는 이것저것 부족한것 투성이고, 이미 소모할대로 소모한 후여서 너덜너덜 해졌다. 아니, 그것만도 아니다. 그만 돌아가고 싶어서다.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다! 더 하고싶은 일도 없다. 더 해보고 싶은일도 이미 없다. 부귀영환들 헛되고 헛된것이라며, 굳이 경험 안해도 그만이다! 어정거리며 사는것에도 실물이 나고, 희망없는 기대도 지친다. 그만 돌아가고 싶다는게 진심이다. 그런데도 아직 끝은 알수가 없다니 막막하고 고통스럽다. 한번도 아름다운 꿈을 이루워 본적이 없다. 아니, 꿈꾸어 본적도 없는게 아닌가 싶다. 남루하고 비천한 삶을 살아오면서 소외받은 설음이 너무 컸다. 만행이나 다름없는 갑질까지도 부렵기만 했던 나였는데, 지금 뒤늦게 갑질이 앞에 놓여있다. 헌집 주면서 새집달라고 때를 쓰려고 하고있는게 아닌가 하는 가책에서 벗어날수가 없다. 도배 장판을 해받는게 맞는 것일수도 있다. 천정이 무너지고 벽지에 물이 흐르고, 바닥이 까맣게 변해가고 있는것도 사실이니까. 욕실은 또 어떻고? 타일들이 울어대서 대책이 없다.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스트래스 망땅이다. 와! 이게 그리 간단한 일인가. 피해보상이라도 부르짓고 싶은 심정이다! 아니, 입장바꿔서 내가 피해자인게 다행이다 싶긴하다. 내가 격고있는 고통을 누가 격고 있다면 결코 가만이 있지 않을태니까. 사실 세상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것보다 훨씬 더 살벌하다. 무차별 공격이 난무하거나, 대통령까지도 채포되는 세상이다. 나처럼, 밟혀도 밟혔다고 항의나 재데로 할수 있는 세상도 아니다! 티끌로 태어나 먼지로 돌아가는 세상을 살면서 왜 이렇게나 괴롭고 힘든 것일까. 그냥 안태어났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 키우는게 기쁨이고 행복일수 있었겠지만 자식 입장은 그도 아닐태니 말이다. 사는게 너무 버겁다. 금수저로 난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일수도 있다. 어렵고도 어렵다. 설날이 다가온다. 내게 설은 더이상 없다. 떡국 한그릇 나누는게 그토록 싫은것이다. 아니, 결국은 없어질 것인데, 한두번 미룬다고 될일은 아니라는 생각에서 서두른 것이다. 하긴 누가 아쉬워 할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차린것도 없고, 음식이 맛있는것도 아니었으니 생색낼일도 아니다. 명절이며 제사도 접었고, 장례는 내가 참견할일은 아니고, 그럼이제 뭐가 남았지? 갈일만 남은것인가? 설 연휴는 길고도 길 모양이다. 순식간에 지나가고 말태지만. 나처럼 한심하고 정신나간 사람 또 있겠지? 어딘가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