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자료>
단오(端午, 음력 5월 5일, 양력 6월 22일) "춘향이 이도령 만나다." 춘향전을 읽어보면 그 시작이 단오날 아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몽룡이 아주 따분해하면서 어디 놀러가려고 방자한테 남원의 명승지를 묻는 것으로부터 춘향전은 시작된다. 왜 그 시간적 배경이 하필 단오일까? 지금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옛날 사람들이라면 아주 쉽게 알 수 것이다. 단오는 사람들이 모여서 신나게 노는 날이고, 사회적으로 매우 들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이도령이 답답함을 느낀 것에 대한 공감은 당시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더구나 5월 5일은 양의 날, 즉 남성적 에너지가 넘치는 날이었기 때문에 이팔청춘 이몽룡이 넘치는 양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집밖으로 나오려는 것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적절한 극적 장치였다. 춘향전은 이렇게 공유된 문화심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민족의 고전이 될 수 있었다. 단오는 본디 중국에서 전래된 풍속이다. 중국 초나라 때 충신이었던 굴원(屈原)이 자신의 지조를 지키려고 멱라수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후에 굴원을 기리는 제사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풍속이 우리나라에 전해져 단오가 되었다. 음력 5월 5일. 설날, 추석, 정월 대보름과 더불어 민족의 큰 명절로써, 일명 천중절(天中節), 수리, 수릿날(戌衣日, 水瀨日), 단양(端陽), 중오절(重午節)이라고도 한다. 단오의 '단(端)'자는 처음 곧 첫 번째, '오(午)'자는 곧 '오(五)', 다섯을 뜻하는 것으로 단오는 '초닷새'라는 뜻이다. 참고로 3월 3일(삼짇날)은 중삼절, 9월 9일(중양)은 중구절이라고 한다. 기풍제(祈豊祭) - 음양 사상에 따르면, 짝수는 음이고 홀수는 양이다. 그래서 홀수의 숫자로만 이루어진 단오는 중양절과 더불어, 일년 중 가장 양기(陽氣)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 왔다. 더운 여름을 맞기 전의 초여름날을 맞이하여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를 지냈다. 단오행사는 북쪽일수록 번성하고 남으로 갈수록 약해지며, 남쪽에서는 대신 추석행사가 강해진다. 단오는 태양[양]과 관계되며, 추석은 달[음]과 관계된다. 수릿날 - 《열양세시기》에는 이날 수뢰(水瀨, 물여울)에 밥을 던져 굴원을 제사지내는 풍습이 있다하여 '수릿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산에서 자라는 수리취[狗舌草]라는 나물을 뜯어 떡을 한다. 또 쑥으로도 떡을 해서 먹는 데 떡 모양을 수레바퀴처럼 둥글게 만든다고 해서 수리취떡이라 한다. '수리'란 우리말의 수레[車]인데 높다[高], 위[上], 또는 신(神)이라는 뜻도 있어서 '높은 날', '신을 모시는 날'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단오 부적 궁중의 관상감에서는 천중부(天中符)라는 부적을 만들어 대궐 안에 붙였다고 한다. 부적을 붙이는 까닭은, 단오 때 양기가 가장 왕성하여 궁중의 온갖 잡귀신을 물리치기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창포머리감기, 창포 비녀 꽂기 창포(菖蒲)를 삶은 물에 머리 감으면 머리에 윤기가 돌고, 소담해진다고 해서 부녀자들은 즐겨 머리감는다. 몸에 이롭다 하여 창포 삶은 물을 먹기도 하였다. 또한 창포장(菖蒲粧)이라 하여 창포 뿌리를 잘라 수(壽), 복(福)의 글자를 새기고 연지를 붉게 발라 비녀를 만들어 꽂고 다녔다. 붉은 색은 양기(陽氣)를 상징해서 사악함을 쫓는 기능이 있다고 믿었다. 555와 익모초(益母草) 일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단옷날 중에서도 오시(午時, 한낮)가 가장 양기가 왕성한 시각이므로 이 시각을 기해 익모초[어머니에게 이로운 풀]와 쑥을 뜯어다 말려 약용으로 썼으며, 익모초는 특히 어머니들에게 이롭다해서 효녀 딸들이 열심히 뜯어다 즙을 만들어 드렸다 한다. 익모초 즙은 여름철 식욕을 왕성하게 하고 쑥은 해독(解毒)과 벽사([임금 벽,尸+口 +辛]邪)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단오부채와 수리떡 궁중에서는 이날 제호(諸豪)탕, 옥추단, 애호(艾虎, 쑥호랑이), 단오부채[端午扇] 등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하사하기도 하였다. 집단적인 민간행사는 단오제․단오 굿을 하기도 하였는데, 강릉 단오제, 삼척의 오금잠제(烏金簪祭, 검은빛의 쇠로 만든 비녀를 함에 모시고 지내는 제사], 경남 영산의 문호장굿, 경북 자인의 '한장군놀이' 등이 유명하다. 또한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고 새옷을 갈아입고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를 하였다. 호리병박이나 작은 인형을 만들어 허리띠에 차고 다니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면 역질(疫疾)을 쫓는다 한다. 장명루 오방색 실로 매듭을 만들어 팔에 묶어 놓으면 여름내내 건강에 좋다고 한다. 대보름날, 경칩날도 그러하지만 단오절에도 그네 뛰는 낭자, 씨름하는 낭군들 사이에는 서로 연모의 정을 전하는 은행 씨앗 선물을 남몰래 하였다고 하니 바로 우리의 '발렌타인 데이'인 셈이다. 또한 이몽룡이 춘향이 그네 타는 모습을 처음 본 날이기에 더욱 의미 있다. 씨름, 그네뛰기(추천([그네 추, 革+秋]韆)), 석전(石戰), 대추나무가지에 돌을 끼워 대추 풍년을 기원하는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嫁樹]' 널뛰기, 윷놀이, 농악, 화초놀이 등의 놀이를 하였다. 이처럼 단오는 여러 행사를 통해 다가올 여름의 더위를 막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건강증진과 가을의 풍년을 기원하는 기원제, 마을의 공동체의식을 다지는 계기로 치러지면서 오늘날 다시 각 지방마다 많은 행사들이 복원되어 가면서 민족의 큰 축제로 발전하였다. 단오노래
음력 5월 5일은 수릿날 단오라~ 모내기를 하였으니 풍년이 되어라~ 높은 하늘, 기름진 땅 풍년이 되어라~ 수리취떡 쑥떡 먹고, 창포에 머리 감고 대추나무 시집보내자 그네 뛰고, 활 쏘고, 으랏차차 씨름하고. 즐거운 단오 일세!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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