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도 위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암 증상으로는 상복부 불쾌감, 상복부 동통 등이 있고, 식후 소화불량, 팽만감, 식욕부진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흔히 볼 수 있는 급?만성 위염이나 십이지장. 궤양 증세와 유사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 환자는 대수롭지 않은 소화불량증 정도로 생각하고 소화제나 제산제를 장기복용 하며 대증요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75%)이다.
조기에 치료받지 않은 위암은 점차로 진행하여 위와 주위 조직으로 퍼지게 된다. 위암이 퍼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근육층을 따라 직접 퍼지거나 장막 밑의 림프조직을 통해 위의 다른 부분으로 퍼지며, 주위조직으로는 직접 인접조직에 가거나, 혈행을 통하거나, 림프절을 통하거나, 장막을 뚫는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타장기에 (흔히 여자에서 난소에 전이돼 큰 크루켄버그 종양을 만든다) 전이해 옮길 수 있다.
이렇게 진행된 암은 복부에 딱딱한 덩어리로 만져지거나 구토가 나며, 토혈과 하혈을 하고, 체중감소, 빈혈, 권태감 등 전신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암이 원격 전이가 되며 쇄골상와 림프절 전이, 직장붕 촉지, 간비대, 복수 및 암성 복막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정도의 상태가 되면 치료결과가 좋지 못한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때문에 암에는 칼을 대면 (수술하면) 더 빨리 죽는다는 그릇된 생각들을 하게되는 것이다. 조기에 진단하고 합리적인 근치수술을 받으면 거의 완치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4. 진단
초기 위암환자의 증상은 위궤양과 비슷해 음식물이나 제산제를 먹게 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없어진다. 그러나 소화성 궤양은 아무리 늦어도 60-70일 이내에는 치유되므로 2개월 이상 궤양이 지속되면 일단 암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만성적 소화불량 및 복통, 토혈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검진과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위암의 방사선 진단에는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방사선 진단도 많은 난점이 있어 진단 정확도가 80%내외이므로 의심이 가면 반복해서 검사하는 것이 좋고, 또 내시경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위 내시경 검사는 공복시 광학섬유관을 위에 삽입, 위 내부를 직접 들여다 봐서 점막의 색상 변화, 발적 또는 출혈 유무와 점막의 함몰 또는 융기, 점막파괴 모양 등을 검사해 진행위암의 진단을 물론이고 조기 위암의 육안적 분류까지도 가능하며, 또 최근에는 점막을 착색하거나 면역형광색소 주입후 내시경술을 이용해 진단율을 높이고 있다.
조기위암은 내시경적 소견에 따라 3형으로 구분한다. 즉 제I형은 융기형이고 제II형은 표면형으로 IIa, IIb 및 IIc의 아형이 있고, 제 III형은 함몰형인데 이 중 IIc 형이 제일 많은 형으로 보통 위투시 검사만으로 양성 위궤양과의 감별진단이 어려워 내시경 실시 이전에 위암을 조기발견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삽입한 내시경을 통해 생검집게로 안전하게 좁쌀만한 크기로 4-6개 절취하여 병리조직학적 진단을 할 수 있다. 내시경 하에서 위 점막을 생리식염수로 세척하거나 가는 솔로 긁어서 박리세포를 모아 세포진단으로 위암을 알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위액검사로 저산증 유무를 검사하기도 하는데 이는 위암환자의 대부분에서 저산증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한편 위액에서 ‘설포글리코 단백질’을 추출해 진단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위암 조기검진을 위해 집단검진을 하고 있는데, 그 방법을 소개하면 우선 1차 검진을 통하여 대변의 잠혈반응, 간접 방사선 조영술과 위 카메라 사진을 찍게 하며, 여기서 이상 소견이나 의심이 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하게 된다.
정밀검사는 바륨과 공기를 동시에 먹고 찍는 위 이중조영 투시 및 위 내시경 검사를 하게되며 위궤양이 발견되면 조직생검도 하게된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위의 집단검진과 적극적 진단방법으로 조기위암 발견율이 30% 이상으로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환자군의 전체적인 생존율도 검진을 받지 않은 군에서 5년 생존율이 40% 근처인데 반해 검진을 받는 군에서 72%로 증가하였다.
조기위암의 진단율은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최근 28%로 상승했으나 전국적으로 10%이하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기위암의 빈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은 전술한 바와 같이 첫째, 위암에는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더구나 조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으며, 둘째 우리 나라 사람에게는 위암 외에도 위암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위염, 위궤양 등 양성질환이 많으며, 셋째로 소화제나 제산제 등의 위장약을 손쉽게 구입해 남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암, 특히 조기위암에 대한 계몽과 인식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집단검진을 통해 조기위암의 발견율을 올리는 것이 총 진료비 면에서는 더 경제적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 집단검진이 어려운 형편이므로 우선 정기적 검진을 통하여 위암 조기발견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암의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암의 조기진단을 “제2의 암 예방”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